[서평] 황금부리

황금부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른을 위한 동화
김세라 지음 / 하다(HadA) / 2019년 7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보통 동화라는 것이 어린이들을 위해 많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른들과 어울리기에는 어색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저자는 어른이 되면서 점점 빨라지는 시간의 속도를 느끼면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인생의 중요한 것이나 시간을 찾기 위해 ‘황금부리’를 썼다고 합니다. 책 속의 일러스트도 저자가 직접 그릴 만큼 그림에도 솜씨가 있으며, 이 책의 주인공인 황금부리도 아이러브 캐릭터 어워드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며, 지금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서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서양에서는 피닉스라는 태양의 새가 있듯이 한반도에도 새 토템이 있어서 새숭배사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리조각상은 풍요의 수호신으로 모시기도 했다고 하며, 저자는 가장 현명한 오리인 ‘황금부리’를 통해 이 시대의 태양의 새가 현조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스스로 고독의 문을 열고 나와서 시간의 비밀을 알아가는 황금부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황금호수로 이사온 다람쥐 가족의 아이들이 나무아래에 사는 두더지 아저씨에게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시작합니다. 두더지 아저씨는 ‘황금부리 이야기’ 책을 읽어 줍니다. 어린 오리 포포와 그의 일기장 그리고 두더지 모리가 책 속의 주인공입니다. 그들이 사는 마을이나 모습 등을 마치 사람들이 사는 사회모습처럼 의인화하여 이야기합니다. 이 곳의 규칙은 호수에 사는 모든 백조는 발레가 의무라는 것입니다. 노부부 백조와 함께 사는 아기 오리 포포는 혈통을 숨긴 채 발레부터 시작하여 여러 친구들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가 됩니다.

여러 가지 호수 마을에서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뗏목을 타고 온 소녀 션티와 함께 뗏목을 타고 모험을 하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리에서 보는 사람의 모습이나 또 다른 세상의 모습들을 포포의 관점에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토슈즈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이야기 전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인공 오리 포포를 통해 특별한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펼쳐지고 전개되는 포포의 인생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백조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오리라는 이유로 다르게 적용되는 것만 해도, 인간도 사회 속에서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황금부리의 친구들 보다 더 풍요롭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삶이 인생의 경험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