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빈센트 나의 빈센트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이름은 해바라기 그림이나 별이 빛나는 밤 또는 자화상 처럼 유명한 그의 작품을 그린 화가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미술에 대해서도 전문가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빈센트에 대해서 아는 바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사춘기 시절의 빈센트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 간절한 마음으로 10여간 빈센트에 대한 흔적을 찾아 다니며 열정을 쏟아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빈센트가 태어난 곳, 빈센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여러 장소들을 찾아 오랜 시간 동안 여행을 하였으며, 이 책은 저자의 ‘내가 사랑하는 심리학’, ‘내가 걸어온 문학의 발자취’,, ‘내가 떠나온 모든 여행’ 이 만나는 가슴 떨리는 접점이라고 합니다. 즉, 저자의 여행과 문학, 심리학이 만나는 교집합의 중심에서 빈센트가 눈부시게 환한 빛의 중심에서 타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책은 전체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굳이 책의 순서에 따라 읽지 않아도 될 만큼 각각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도쿄의 소보재팬보험 건물에 ‘해바라기’가 소장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 곳 전시관을 이른 아침부터 찾아가게 되었고 지금까지 가장 열심히 기다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날은 휴관일이었고 저자는 그 건물 앞에서 발을 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 날이 저작 빈센트를 찾는 여행의 시발점이 된 것입니다.

책 속에는 같은 제목을 가진 빈센트의 다양한 그림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긴 시간 동안 저자가 모은 현장 사진들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사진들과 함께 하는 저자의 빈센트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서 빈센트가 살고 있는 시대로 빠지는데 충분했습니다.

일반적인 전기처럼 빈센트의 출생부터 성장 그리고 최고의 순간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서술한 책과는 많이 다릅니다. 빈센트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 이지만, 이 책은 빈센트가 살았던 과거와 그의 흔적을 찾아 다니는 현재의 저가가 만나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빈센트의 그림이나 이야기, 편지의 내용까지도 그냥 과거에 빈센트를 그냥 보지 않고, 마음으로 만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열정을 태운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빈센트는 워낙 유명하여 그의 작품들은 한국에서도 화집이나 사진으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빈센트 작품 앞에서 감동을 하고, 그 감정을 고스란히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은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마음속에 새긴 감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