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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 - 강남, LGS 영재연구소의 교육법 공개! ㅣ 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
이고은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뭔가 어지럽히는 걸 엄청 싫어하고, 더 싫어하는 건 그걸 치우는 것인 저.
첫째 땐 직장맘이라 거의 친정 어머니께 육아를 맡기고 별 생각없이 지나가버린 것 같고, 둘째는 잠시 직장을 쉬면서 같이 많이 놀아줘야지 했으면서도 막상 아이가 놀 때는 안 좋은 것인 줄 알면서 '하라'는 말보다 '하지 마라', '하면 안 돼'라는 말을 훨씬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호기심쟁이 막내를 두고는 첫째, 둘째 때 못했던 것들을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첫째, 둘째도 분명 호기심쟁이였을텐데 그걸 맘껏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것 같네요.) 그래도 뭐든 일 벌리기를 싫어하고 바지런떠는 것을 잘 못 하는데다, 제대로 안 놀아줘 봤으니 놀 줄을 몰라 헤매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집은 창의력 놀이터'는 제목 그대로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소개하고 있는 책인데요, 우선 거창하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어디 멀리 떠나거나 어느 곳에 방문하여 진행하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집 거실과 주방, 욕실, 침실에서 놀 수 있는 것들을 안내 해 놓아 좋았습니다. 게다가 사용하는 도구들도, 무슨 요리책을 보면 준비하는 재료에서 막혀서 포기할 때가 많은데 여기선 그냥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다 갖고 있는 종이, 펜, 테이프, 인형, 색종이, 분유통, 분무기, 식기류 같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것들이 놀이 재료로 사용되기에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네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각 마당의 첫 페이지에는 마당별 놀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습니다. 요거 요거 아이디어 괜찮더라구요. 책을 다 읽고 놀이를 골라서 하고자 할 때 목차를 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페이지를 보면 무슨 도구를 가지고 어떻게 논다는 걸 시각적으로 한 눈에 볼 수 있을테니 참 좋겠더군요.
그리고 각 마당별로 하나의 놀이를 예로 들어 연령별 특성과 함께 그 활동을 나이에 따라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도 안내가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같은 놀이라 해도 연령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예를 보여서 이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 주더군요.
그리고는 각각의 놀이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놀고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주고 있기에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고 어떻게 보면 놀이 사용 설명서라고 볼 수 있어서 마치 요리책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가지의 놀이 소개 후 각 마당별 끝 부분은 '우리집에서 먼저 해 봤어요' 코너로 이 책을 먼저 접해 본 베타테스터 엄마들의 사진을 곁들인 체험기가 나와 있더군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만이 아닌 엄마와 아이의 응용 놀이까지 나와 있어서 여기에서도 놀이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또 좋았습니다.


저도 필 받았을 때 한 번 해 봐야지 싶어서 이것 저것 시도를 해 보았는데 생각만큼 멋지게 진행되지도 않았지만 아이들은 좋아하더군요.


그림자 놀이를 한 사진인데 셀로판지가 없어서 대신 색깔있는 물을 사용했지요. 우리 애들은 2학년, 6살, 2살이라서 큰 애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책에서 소개된 것 보다 어려운 개념으로 접근했습니다. 빛의 직진성 때문에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 빛과 물체의 거리에 따라 그림자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 보통의 물체엔 빛이 통과하지 못해서 그림자가 생기는 반면 액체엔 빛이 통과해서 색도 그대로 나온다는 걸 보여주면서 빛의 색이 섞이는 것(오른쪽 사진)도 같이 보여줬지요. 실제론 색깔이 선명하게 잘 드러났는데(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인 주황색까지도) 사진을 찍어버리니 후레쉬가 터져서 그런지 통과한 색이 전혀 안 드러나서 아쉽네요.
그리고 침실 놀이에서 이불놀이를 응용하여 김밥말이 놀이를 했습니다. 항상 얼른 재우기 바빠 밤이 되면 ' 빨리 자라'는 말을 수십번도 넘게 해야 겨우 잠을 자면서 서로 기분만 상해지기 일쑤였는데 잘 시간 보다 일찍 시간을 잡고 이불 놀이를 간단하게나마 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자니까 참 좋더군요. 이불만 들면 좋아라 덤비는 막내 녀석이 오빠가 말고 있는 이불 위를 덮치는 걸 보세요. ㅎㅎ 참, 이불 김밥을 펼 때 너무 세게 들어 버리면 머리를 다치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겠더라구요.


좋은 책 덕분에 몇 번 이런 식으로 놀았더니 아이들이 매일 '엄마, 또 놀자.' 이럽니다. 3~5세 아이가 하기에 적당한 놀이들이 많아, 2학년, 6세, 2세 아이들만 있는 우리집에 활용하려면 다시 응용력을 발휘해야겠지만 너무 욕심내지도, 너무 귀찮아하지도 않으면서 하나씩 놀아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