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뽑은 ENGLISH READING 시리즈'는 영어 교재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는, 괜찮은 책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책이지요. 그래서 우리 딸(2학년)도 아직 실력이 안 되긴 하지만 다양한 topic의 영어 지문을 접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여름 방학 때 starter 1 책에 도전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는데 이번에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해서 내용이 궁금하기도 하고 어떻게 업그레이드 됐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샘플북으로 먼저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 지문은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정련된 글로서 아무래도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글을 뽑아 싣기 마련이지요. 그런 면에서 영어 공부를 할 때에도 깔끔한 문장을 접하기에 교과서만한 책이 없지요. 그런데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뽑은 ENGLISH READING 시리즈'는 한 주제의 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 수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주제들을 가려 뽑아 묶어 놓았기에 한 권의 책에서 좋은 문장과 다양하고도 흥미로운 주제의 글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지요. 이번에 개정된 시리즈도 여전히 이 부분을 고수하고 있어서 별 하나.
출판사에서 자신있게 강조하는 부분이 ELT 교재의 한계를 넘어 리딩책으로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이 네 가지 영역을 다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책을 살펴본 바, 개정판에 새로 실린 'workbook' 부분이 바로 그 해답이었습니다. 구판이 내용 이해에 초점을 두고 듣기와 문법이 곁들여져 있는 구성이었다하면, 개정판은 거기에 'workbook'이 추가되어 문법, 쓰기와 말하기, 듣기까지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더군요. 한 지문으로 일석오조의 효과를 노린 셈이지요. 우리 딸이 공부한 부분을 잠깐 보여드리면,


생각보다 잘 풀 수 있었던건 아무래도 구판에서 한 번 접해 본 지문이었기에 그럴 겁니다. 문법 부분은 평서문을 감탄문으로 바꾸는 문제였는데 스스로 풀어내기 힘들어해서 조금 설명을 해 주었더랬죠. 그러고나니까 예문을 보고 곧잘 풀더군요. 쓰기 읽기 문제에서는 문장을 완벽히 구성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의미를 알고 거기에 맞게 답을 했더군요.
제가 보기에 문법, 쓰기, 말하기, 듣기 부분의 문제는 꽤 높은 수준으로 보이지만, 앞의 지문을 여러번 읽고 듣고 하여 내용을 거의 외우다시피(?)하면 풀 수는 있겠더군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스스로 이해하여 질문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원어민처럼 머릿속에서 구성되어 나오는 것이겠지만요. 어쨌든, 리스닝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지문을 여러번 들어야하니 듣기 실력도 보강이 될테고, 문법 문제는 한 가지만 잡아서 습득하도록 돼 있으니 문법도 차곡차곡 실력이 쌓일테고, 쓰기 말하기 문제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보거나 말해봄으로써 작문 실력도 높일 수 있을테니 여기에서 별 두개.
개정판에 새롭게 등장한 또 하나로 괜찮은 부분이 'Before Reading'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 표지나 제목을 보며 책 내용을 짐작하고 마음껏 상상한 후에 내용을 접하면 이해하기에도 좋고 기억도 잘 되며 사고력도 확장되는 등 읽기 전 활동이 중요한데, 여기서도 지문 내용을 만나기 전에 간단하게나마 주제와 관련한 질문이 있어 지문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있어서 좋습니다. 그래서 또 별 하나.
저는 workbook 내용 중에서 'Think'와 'Summary' 부분이 참 마음에 듭니다. 'Think'는 주제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는지('Desert'의 경우 사막에 가져가고 싶은 다섯가지를 고르시오, 'Clouds'의 경우 구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순서대로 나열해보시오 같은) 점검하는 문제라서 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부분이라 좋고, 'Summary'도 지문에 나왔던 문장과 똑같지는 않되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서 두세개의 간단한 문장으로 정리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라서 참 좋습니다. 그래서 별 하나.
굳이 흠을 잡자면, 구판에 있었던 'More to Know'도 개인적으로 괜찮은 부분이라 여겼는데 빠져 있어서 아쉬웠구요, 'Words to Know'가 지문 바로 옆에 있어서 지문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아무래도 단어의 의미를 곧바로 확인하기가 쉬운데 구판처럼 아래에 위치해 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일일히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확인하여 해석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문맥으로 의미를 파악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한 읽기 방법일테니까요.
이상과 같기에 저는 별 다섯개를 주저없이 주고 싶네요. 이렇게 강력해진 내용으로 보강되어 나왔기에 영어 학습서를 두고 고민하는 부모나 학생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반가운 책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