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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종로산책 - 종로에서 찾은 매력 만점 산책 코스 20 ㅣ 동네 한 바퀴 시리즈 2
종로구.남상욱.송소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서울에 가 본 걸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촌놈이 서울 여행 안내서가 나왔다기에 냉큼 살펴 보았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보물 창고라는 문구가 와 닿아서 말이죠. 언젠가 아이들이 크면 꼭 서울 구경을 시켜줘야겠노라 맘 먹고 있던 차였으니 더더욱 반가웠습니다.
노란 표지에 따뜻하면서 귀엽고 아기자기한 맛이 느껴지는 일러스트 지도가 눈을 확 사로잡는 책이었어요. 깔끔한 샛노란색 표지를 선택한 것에도 이유가 있더군요. 전통 오방색 중 우주의 중심을 나타내는 색이며, 임금의 옷에 사용할만큼 예부터 가장 고귀한 색으로 여겼기에 600년 역사의 중심인 종로에 무엇보다 잘 어울린다는 취지에서랍니다. 책 표지 색 하나에도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다니요!

'일러두기'를 보면 단순한 관광 안내지의 차원을 벗어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상세한 교통편이며, 여행지역의 특징과 탄생 배경을 개괄적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어있는 마을별 일러스트 지도에, 골라 걷는 재미를 느끼도록 소개하는 산책 코스, 게다가 주변 장소(박물관, 미술관, 맛집, 숍 등)에 대한 소소한 안내까지 친절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알짜배기 정보가 가득하여 종로 일대를 둘러 보기로 마음 먹었다면 반드시 미리 숙지해 두고, 산책하는 과정에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듯한 책이었습니다.


솔직히 종로 종로 이름만 들어봤지 종로가 이렇게 큰 곳인지 몰랐습니다. 제가 가 본 곳이라고는 10년도 더 전에 들렀던 인사동 공예품 거리인데 이 책을 보니 그마저도 빙산의 일각이더군요. 아는 데가 나와야 더 재미있는데 아쉬워하며 TV에서 자주 보던 광화문 일대와 청계천이 무척 반가웠어요.


동네별로 소개할 때 교통편과 산책 거리 및 소요 시간이 잘 안내되어 있어 초행자라도 미리 코스를 정하기가 쉽게 되어 있더군요. 또 사진작가님의 사진이 멋져서 여행 안내서라기보다 멋진 풍경을 담은 사진집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뿌듯하면서 한편으로 놀라웠던 것은 우리 나라에, 그것도 서울 중의 한 구에서 이렇게나 주저리 주저리 얘깃거리도 많고 볼 거리도 많은 곳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마치 어떤 면에선 남의 나라 여행기를 보듯 신기해하면서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종로에 가게 되면 여기에 여기에 꼭 들러야지 책갈피 해 두면서 말이죠. 그리고 이 책을 만드는 데 종로구청에서도 참여했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 했습니다. 구청장님의 '작가의 말'에서도 얘기한 바 있듯이 관공서라 하면 딱딱하고 따분한 것을 떠올리기 일쑤인데 이렇게 깜찍하고도 유용한 책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우리의 공직 사회도 국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호흡하며 교감하는 것에 한발 성큼 다가선 게 아닌가 해서 말이죠.
저는 아이들과 가게 되면 광화문 쪽으로 가서 경복궁도 둘러보고 국립고궁박물관도 들르고나서 '세종 이야기, 충무공 이야기'를 꼭 보고 듣고 싶습니다. 여긴 비밀 통로로 통하게 되어 있으니 그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겠습니까. 그리고 창신동 도매 상가에 가서 최신 유행 신발이랑 문구, 완구를 사줘야겠습니다. 보는 순간 눈이 뒤집혀져 주머니 사정도 생각 않고 막 지를 수도 있으니 사전에 아이들과 상한선을 정하고 가는 건 필수겠죠. 정말 생각만 해도 '두근 두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