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잘 풀리기 시작했다 - 일, 관계, 인생의 고민이 사라지는 말 공부
하라 구니오 지음, 장은주 옮김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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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인간관계'에서 시작되는 어려움을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하여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도서들이 많아진 것 같다. 특히, <미움받을 용기> 책이 나오면서부터 관계의 심리학, 관계에 대한 지혜서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느낌.

그리고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항상 존재하는 어려움, 불편함을 겪기 마련이고, 도움이 필요해져 이런 도서들을 찾아 읽게 된다.

 

<듣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잘 풀리지 시작했다> 이 책 또한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한, 저자가 경험으로 터득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은 '나'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한다. 

 

 

챕터1을 읽다보면 '칭찬'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대부분 칭찬은 관계 개선, 인간의 성장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저자가 말하는 칭찬은 어떠한 칭찬도 좋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칭찬을 할 때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칭찬'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이라고 하기보다 칭찬을 포함하는 '긍정의 말'이라고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여러 생각을 하며 챕터2를 만났다. 역시! 나의 여러 생각과 의문은 챕터2를 읽으며 해소가 되었다. '칭찬에도 디테일이 필요하다'에서 저자는 그냥 의미없이 하는 칭찬말고 '칭찬은 이렇게 하세요!'를 설명한다. 그 이야기속에서 칭찬의 가치를 엿볼 수 있었다.

챕터2를 지나면, 저자는 인간 관계에서 개인의 삶에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스스로 내뱉는 '말'을 통해 자신의 인생도 관계도 주변의 사람들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 당신이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 아니에요. 당신이 살림을 도맡아 하니

남편이 회사에서 마음 놓고 일하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쑥쑥 잘 자라고 있잖아요.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어요.

당신은 훌륭하게 가족을 지탱하고 있어요."

p32

 

자신만의 꿈, 삶을 내려놓고 오롯이 육아와 살림을 위해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정말 위로가 되는 말이다. '엄마' 존재의 이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엄마'로서 해내는 일들을 인정받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 엄마'가 해야한다고 당연히 생각하는 육아와 살림.

'전업주부 엄마'는 퇴근시간도 없고, 티도 안 나는 일들로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24시간 대기조.

육아와 살림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자리가 없어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적절한 위로의 말, 긍정의 말은 힘이 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날 만큼 감정이 동요되고 감동할 만한 일이다.

33

 

 

긍정적인 사고는 긍정적인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단 한마디 칭찬이라도 상대의 마음속에 자아존중감을 채워준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38

 

어떤 그림책에 짜증을 내면 짜증은 전염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 아이가 짜증을 내면, 그 짜증내는 소리에 나도 같이 짜증이 나니, 정말 맞는 말이다.

긍정의 말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어 긍정의 효과를 만든다는 것도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짜증의 말, 긍정의 말 등 어떤 '말'은 '나'와 주변사람들에게 분명히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떻게 '말' 하느냐는 정말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말에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41

 

 

관점이 달라지니 칭찬할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다.

55

 

 

상대의 의욕을 끌어내는 칭찬의 말이 있고,

의욕을 꺾는 칭찬의 말이 있다.

이를테면 '당근과 채찍'의 당근 같은 회유용 칭찬은 상대의 의욕을 꺽어버린다.

56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행동을 칭찬하자.

69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과의 비교로

자신의 성장을 명확히 바라보고 인식할 수 있다.

그것이 과거의 자신과 비교할 때의 장점이다.

111

 

 

 

저자는 자신을 알고, 자신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채워야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의 감정을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것을 샴페인 타워에 빗대어 표현했다. 적절한 비유에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맨 위의 '내' 잔이 채워져야 밑에 있는 나머지 잔들이 차차 채워지니 말이다.

 

 

 

 

아이에게도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충치가 생겨서 치과에 가야 해"가 아니라

"양치질을 잘하면 치과에 가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보자.

153

 

 

 

육아를 하면서 읽은 많은 육아서에서, 아이들에게 부정의 표현은 조심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만난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인간들에게 부정의 표현은 해롭겠다 생각된다.

한 마디를 하더라도, 관점을 달리해서 '긍정'을 담고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연습이 필요하겠다.

이런 연습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되어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오는 '긍정의 말'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세상도 달라지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전하는 긍정의 말하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변화를 경험하고, 그 변화로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선순환'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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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성교육 사전 : 남자아이 마음 - 초등 남자아이가 꼭 알아야 할 25가지 마음 이야기 아홉 살 성교육 사전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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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홉 살 성교육 사전: 남자아이 몸, 마음' 시리즈 중 '마음' 편이다.

글의 구성은 '남자아이 몸'편과 같다.

 

아홉 살 성교육 사전이라고 '남자아이 마음' 이라고 구분지어 놓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남자아이, 여자아이 구분없이 읽어두면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친한데 별명으로 부르는 게 뭐가 나빠요?"하고 묻는 친구들도 있지요? 한번 생각해 봐요.

그 별명이 좋은 뜻을 담고 있나요, 나쁜 뜻을 담고 있나요?

별명을 불렀을 때 친구가 좋아했나요, 싫어했나요?

물론 좋은 뜻을 담은 예쁘고 멋진 별명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은 친구를 웃기거나 놀리기 위해 별명을 만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별명은 친구의 기분을 슬프거나 화나게 할 수 있지요.

p15

'남자 장난감과 여자 장난감이 따로 없어요.'

남자의 놀이와 여자의 놀이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각자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면 된답니다.

38~39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고 평등한 길로 가려면 한쪽의 일방적인 배려를 강요해서는 안 돼요.

일방적인 배려보다는 서로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똑같이 걸어가는 게 중요하지요.

배려와 양보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에요.

하지만 배려와 양보는 '남자와 여자'사이에 있어야 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어야 할 것이랍니다.

또 배려는 강요해서도 안 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67

내 몸의 주인은 나예요.

내가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고 싶을 때 그 사람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내 몸을 만지고자 한다면 내 허락을 받아야 해요.

내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78

야한 동영상, 야동은 볼 수 있어도 피해야만 해요.

야동이라는 것이 여러분에게 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거든요.

아직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것이 서툰 여러분이 본다면

'성은 이런 거구나.'하고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으니 위험한 거지요.

88~89

장난과 폭력은 분명히 달라요.

'장난'은 나와 친구가 모두 재미있는 거지만,

어느 한쪽만 재미있어 하고 다른 쪽은 괴로워한다면 그건 '폭력'이에요.

100

'넌 내 거'라는 말이지요. 여러분은 혹시 이 말이 아름답다고 생각됐나요?

선생님은 조금 불편했어요.

우리는 누구의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죠.

아빠 것도, 엄마 것도, 또 여자친구의 것도 아닌 우리는 모두 여러분 자신이 주인이에요.

116

싫다는 뜻은 직접 말로 '싫어.' 할 수도 있고, 울거나 피하는 행동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싫다는 표현 중 하나이고요.

가만히 있었다고 해서 '좋아.'라는 뜻은 아니랍니다.

싫다는 표현을 그래도 받아들여 주세요.

121

하나하나, 엄마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잔소리를, 저자는 차분하고 친절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 속의 모든 조언들이 놓치고 싶지 않을만큼, 성장기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다.

 

한 챕터가 끝나면, 생각해 볼거리가 있는 '방과 후 활동' 코너가 있다.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적어볼 수도 있고,

퀴즈를 통해 상황에 맞는 대처 방법과 지혜를 알아볼 수도 있다.

눈으로만 읽고 흘려버릴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자연스럽게 머리가 기억하도록 돕는다.

아홉 살 성교육 사전 시리즈 중 '마음' 책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해가는 아이들에게

성교육은 물론이고 인성과 가치관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글이 장황하거나 지겹게 느껴지지 않아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성장기 아이들, 학부모들에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읽기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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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성교육 사전 : 남자아이 몸 - 초등 남자아이가 꼭 알아야 할 20가지 몸 이야기 아홉 살 성교육 사전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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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 하는 법'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교육 전문가인 손경이님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운좋게 '아홉 살 성교육 사전'을 만나게 되어 즐겁게 읽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간단하게 '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

내용은 과하지도 않고, 너무 간략하지도 않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차례는 몸, 임신과 출산, 사춘기로 크게 나뉘어 있고,

크게 나뉜 부분은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제가 끝날 때마다 '방과 후 활동'이 있어 의미있는 책읽기에 도움을 준다.

 

우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도 잘 모르고 살아요.

늘 자신의 못난 점을 찾고 열심히 들여다보며 슬퍼해요. 이건 자신을 잘 몰라서 생긴 일이랍니다.

우리 가족의 모습이 내 안에 숨어 있어요.

정말 소중한 존재이지요.

그러니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나만의 좋은 점을 가꾸어나가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15

'발기'의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 때문이에요.

두 번째 원인은 몸속에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이외에도 발기가 되는 경우는 많답니다.

발기는 수시로 여러분을 찾아오기도 하니 미리 잘 알고 있어야해요.

24~25

올해 초등4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물어봤다.

나 : "이 책 목록 중에서 제일 관심있는 부분은 뭐야?"

아들 : "포경 수술은 꼭 해야 하나요?" 야. 난 포경 수술 하기 싫어~~"

조심성이 있어 겁이 많은 아들은 포경 수술에 관심이 갔나보다.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이 책은 포경 수술 이런거야, 필요하기도 하고 하지 않아도 되기도 해.

필요하면 비뇨기과 선생님과 상담해서 하면 돼. 두려워 하지마!

편안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나의 몸'에 대한 거부를 줄이고,

아이들이 스스로 몸이 겪는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식보다도 지혜를 주는 것 같다.

'내 몸을 사랑하자'라는 구절이 이 책이 만들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듯.

'남자아이 몸'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여학생들, 학부모들이 함께 읽어두면

서로를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겠다.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하고 친절한 '성교육 기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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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수
이현 지음, 김소희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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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형은이와 형수는 남매다.

형수는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 혼자서 고민하다 친구 충호에게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

문제의 친구들과 만나 사건을 해결하려 했지만... 다시 꼬여버린 상황.

그 때!

짜짠~~~ 하고 나타난 누나 형은이. 형수의 고민거리를 통쾌하게 해결했다.

바로, 형은이에게만 있는 특별한 능력덕분이었다.

누나의 특별한 능력을 확인하고, 그 능력에 대해 이야기 들은 형수.

둘은, 그들 오누이에 얽힌 옛이야기, 전설에 대해 알게된다.

그리고 형수에게도 누나못지 않은 능력이 있다는 것을, 큰 사건을 해결하면서 알게된다.

그래서,,, 오누이는 '전설의 고수' !

초등학생인 오누이와 감초역할의 충호가 겪어가는 일들이 일상 속 우리들의 이야기다.

해결하는 방법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 형은덕분에 평범하지는 않지만.

문제 상황을 의심하고, 관찰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지다.

읽으면서 특별한 능력이 있는 형은이 참 부러웠다.

그 능력을 나도 갖고 있다면? 불의에 참지 못하고 마구 싸우고 다니고 있을까?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 상상을 해본다.

형은이와 같은 능력이 있다면? 질문으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엄청난 이야기들이 쏟아질 것 같다.

형수는 잘못한 게 없었다. 오히려 피해를 당했다. 하지만 사진은 그런 속사정까지 보여 주지 않았다.

사진 속 형수는 그냥 바보 같았다. 한심한 지질이, 우스꽝스러운 구경거리였다.

유튜브에, 페이스북에 사진이 올라갔다간 어디까지 퍼져 나갈지 몰랐다.

세계적인 지질이가 되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22~23

피해자 형수가 또 다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에피소드는 뉴스, 기사를 통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피해자의 2차 피해는 너무 일상적이 되어 안타깝다.

형수는 그래도 버텼다. 몸과 마음의 온 힘을 끌어모아 어깨를 비틀어 물풍선의 팔을 떨쳐 냈다.

"싫어. 안 가. 안 해."

31

무섭고, 불안하고, 비합리적인 상황에서도 분명하게 나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줄은 알지만,

용기를 갖고 말 하기까지는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수가 내뱉은 '거부 의사', 용기와 실행에 박수를 보낸다.

오형은의 남동생으로 살아온 지 어언 12년이었다.

보채면 안 된다. 그러면 형은이는 하려던 말도 도로 삼킨다.

가만히 놔둬야 한다. 끈덕지게 버텨야 한다.

65

형수가 형은이를 대하는 것처럼,

내 방식대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아닌,

상대를 알고 이해하고 그에 맞춰 상대를 대하는 것은 관계 맺음에 매우 중요하다.

상대에 맞춰 상대를 대하는 것의 중요함을 제일 많이 간과하게 되는 관계는 부모와 자식인 듯하다.

부모와 자식은 혈연 관계이지만, 각각 다른 개체이다.

그래서 특히 부모가 자식에게 '부모 생각대로', '부모 방식대로' 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자식을 잘 키워내고 싶은 욕심에, 자식을 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는 이래라 저래라하며 부모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게 된다. 나 또한 그러고 있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니다.

부모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는 것,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한다고 되뇌어본다.

형은이는 노트북을 만으로 뚝 분질렀다. 그러고서 화면과 본체를 주먹으로 툭툭 치자,

액정은 박살 나고 본체는 찌르러졌다.

그러고는 가게 구석에 있는 싱크대에 노트북을 던져 넣고 물을 틀었다.

노트북은 처참한 종말을 맞았다.

119

변태아저씨의 나쁜 짓에 대한 응징이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함께 읽는 아이들과 토론해 볼 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재밌는 얘기네.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건 나일까......

그렇게 따지면 '나'라는 건 결국 '나의 기억'인 건가?"

131

사실 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성범죄자라는 말을 의심 없이 믿고,

모든 걸 나쁘게만 봤다. 변태로만 봤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사실...... 노트북 속 사진도 딱히 이상한 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몰래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무조건 나빴다.

205

 

 

"엄마도 똑같아요. 아빠랑 할머니도 그래요. 우리한테 좋은지 아닌지,

왜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가 마음대로 결정해요? 난 상 받을래요.

난 아니, 우리는 용감한 시민이었으니까 충분히 상 받을 자격 있어요."

285

 

 

두껍고, 글밥이 많은 전형적인 장편동화이지만, 곳곳에 컬러삽화가 있어

'생기있는 책'처럼 생각된다.

책 속의 '글과 그림의 어우러짐'은 이 책의 장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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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구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돈지갑 권정생 문학 그림책 6
권정생 지음, 정순희 그림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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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이야기에 부드러운 느낌의 그림이 더해진 책이다.

다른 책과 다르게, 겉표지를 열면 앞면지 다음에 바로 이야기가 나온다.

만구 아저씨가 왜 기분이 좋은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속표지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 봄이네~~~ 이쁘다~~~

속표지를 넘기는 순간, 밝고 화사한 봄풍경의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온다.

부드럽고 아기자기하게 붓터치한 느낌이랄까~ 은은한 수채화 그림이다.

만구 아저씨는 고추를 팔고 돈이 생겼다. 그래서 그림 속 만구 아저씨 얼굴에 꽃이 피었다.

아저씨는 구불구불한 달구지 길을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걸었습니다.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골길을 혼자서 걸어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기분 좋은 귀가길에 아저씨는 똥이 마려워져 곰바위 골짜기 우묵한 곳으로 간다.

똥을 누고 바지를 올리는데, 그만... 지갑이...

  

 

 

아저씨는 그 사실도 모른 채 집으로 간다. 아저씨 집 앞에서 아주머니와 강아지, 고양이 그리고 만구 아저씨는 서로를 반긴다. 해가 슬며시 진 시골마을의 풍경과 등장인물의 조화가 정겹다.

아저씨는 금세 울상이 되었습니다.

",,지갑이 없어졌어."

아저씨는 천길만길 구덩이에 빠져드는 듯 아찔해졌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린 만구 아저씨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있다. 슬프고 화나고 짜증남을 모두 포함한 듯한 아찔함!

한편, 똥 근처에 떨어진 지갑은 톳제비(경상도에서 도깨비를 이르는 말) 가족에게 발견되고, 톳제비들은 지갑을 열고, 지갑 속에 있는 종이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제일 작은 손자 톳제비는 종이돈이 코 풀거나 똥 닦을 때 사용하는 것 일거라고 확신한다.

그러고나서!!! 똥 마렵던 제일 작은 손자 톳제비는~!!!

같이 책을 읽고 있던 딸과 아들은 미리 예상이 됐는지 "으악~!"

  

 

책 속에 소개된 톳제비 가족

톳제비 가족은 똥내가 나는 종이돈을 포함 해, 종이돈을 다시 잘 정리해서 지갑에 넣고

있던 자리에 지갑을 놓아둔다.

  

 

잃어버린 지갑때문에 속이 타던 만구 아저씨는 지갑을 찾고 너무 기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돈을 세어 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운데 돈에서 구린내가 좀 나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아이들도 함께 웃음이 났다. 구린내를 상상하며.

만구 아저씨는 다음 장날에 돈을 더 모아 송아지 한 마리를 사려고 한다.

꼬마 톳제비가 똥을 닦았던 돈은 한데 끼워진 채, 상자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다음 장날 송아지 임자한테 똥 묻은 돈이 송아지 값으로 치러지겠지요.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나고, 바로 등장하는 이 그림!

뭘까? 왜 톳제비들이 아저씨네 집 근처에 왔을까? 종이돈이 궁금해서일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마지막 그림은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는데,

뒷 이야기는 독자의 몫일 것 같다.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 거기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 나오면서 재미를 더한다.

도깨비가 나온다고 해서, 만구 아저씨의 돈지갑을 가지고 장난치는 못된 도깨비가 나오는 것이겠구나 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못된 도깨비만 있는게 아닌데말이다.

반면, 아이들은 편견없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즐겼다.

이 이야기를 머릿속에 그리며,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이야기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구수한 냄새가 나는 그림책을 만나게 되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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