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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질 용기 -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실천 지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용택 옮김 / 더좋은책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멋대로 아들러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키는 좀 작았을 것 같고, 동그란 안경을 썼을 것 같고, 늘 조용한 편 먼저 말을 건네는 일이 없을 것 같고, 굳이 친구가 없어도 마음 근육이 단단했을 것 같다. 병상에 계신 어머니에게 독일어를 가르쳐주는 곰곰한 아들이기도 하지만 아버지에게 한 번 맞은 기억을 좀처럼 잊지 못하는 소심함도 있고, 유대인으로서, 학자로서, 의사로서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 안에서 타인과 더불어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애썼던 따뜻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이 책은 그의 심리학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보자고 초청한다. 행복해지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행복해지길 바라면 안 된다고, 혼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고 그가 경험하고 연구한 내용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가치를 외면한 채 남들의 평가에 연연하고 있지는 않은지, 기존의 편견에 끼워 맞추려 공연한 열심을 내고 있지는 않은지, 관심을 받기 위해서 혹은 인정을 받기 위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라고 한다.
인간(人間)이란 사람(人) 사이(間)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안정된 유대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상처받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도피하거나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아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라고 한다. 또한 지금의 나의 상황을 남의 탓, 과거의 이런저런 사건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자신의 인생에 오롯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 준다.
나이가 들고 병에 걸리더라도, 무소속의 시간이 견디기 힘들지라도,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때에도 나의 지나온 삶의 행적이 다음 세대에 작은 도움이 되었고 가치 있었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토닥여 주고 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대인관계의 성공이 전 인생의 성공은 아니라 할지라도 살아가는데 있어서 행복의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좌표임에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안에도 미움 받는 것이 두려워 경계하면서 소극적인 대인관계를 해왔던 면이 많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가운데 살고, 느끼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 가는 인생임에도 주변의 평가와 타인과의 비교, 경쟁에 밀려 패잔병의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분명한 것은 나의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은 나만의 선택이고 결정이라는 것이다. 무언가 미흡함을 느끼고 있다면 결단하고 바꿔야할 주체는 바로 나이다. 어쩌면 나는 행복해질 방법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를 마주할 용기, 타인과 더불어 행복할 용기, 늙고 병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치 있게 만들어갈 용기, 무엇보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아낌없이 행복하게 누릴 용기를 이제는 내보아야겠다.
어제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새 책의 첫 장을 펴니 가슴이 콩닥거린다. 행복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