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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3 심재명 - 심재명 편 - 우리 삶은 회화보다 영화에 가깝다,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5년 3월
평점 :
바이오그래피
(명필름의 심재명)
내가 최근 좋아하는 잡지인 바이오그래피의 세번째 인물은 심재명이다.
창간호의 이어령 교수, 두번째 김부겸 국회위원에 이어 세번째로 심재명을 만나고 나니, 바이오그래피의 방향성 그리고 대상자가 되는 인물에 대해 살짝 윤곽이 잡히는 것 같기도 하다.
말하자면 이런 윤곽이다.
유니크한 인물들, 흙속의 진주, 현재보다는 후대에 거론될 인물들
지난호에서 만났던 국회위원 김부겸에 이어 명필름의 대표인 심재명도 대중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인물은 아니다. 나 역시 바이오그래피로 심재명대표를 접하기 전까지는 그녀의 이름조차도 들어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본문을 읽어보면 심재명과 명필름은 그동안 나에게도 그리고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명필름의 영화들에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명필름의 대표적인 영화는 접속,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 JSA, 바람난가족,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개론, 카트등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타이틀이다.
또한 개봉 당시에는 참신함등으로 화제가 되었고, 개봉전이나 상영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친 영화들이 많다. 시대의 흐름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고는 이런 소재의 영화를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볼때 제작사까지 확인하고 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명필름의 영화제작 히스토리를 보니 명필름만의 특색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심재명 대표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나는 감독도 확인하지 않는다. 배우와 줄거리만 보고 선택하는데, 나의 영화선택지에 이제부터는 제작사도 포함될 것 같다)
책에서는 건축학개론의 명필름을 노팅힐,러브액츄어리의 영국의 워킹타이틀을 비교하기도 한다.
두 제작사의 비교는 사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지만 워킹타이틀의 영화들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많았다.
덧붙임.
1. 명필름의 영화들을 찾아본김에 안본 영화들을 하나씩 보고 있다. 처음 정주행 한 영화는 '관능의 법칙'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명필름의 영화들이 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다. 그리고 특유의 섬세한 느낌이 있다. 특히 여성의 관점에서 보는 '섹슈얼'에 대한 부분이 섬세하다. 영화제작자가 영화의 연출에도 관여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심대표의 영향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마크 트웨인은 출판사에 '2일 내에 두쪽짜리 단편을 써줄 것'을 요구 받고,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2일 내에 두 쪽짜리는 불가하다. 2일 내에 30쪽 짜리는 가능하다. 두 쪽짜리는 30일이 필요하다." 즉, 짧은 글을 쓰기가 긴 글을 쓰기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오그래피의 서문은 항상 놀랍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글에 책 전체가 녹아 있다.
3. 심대표는 열등감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는데(특히 외모), 내가 보기엔 귀엽고 예쁘다. 지금사진도 예전사진도.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회화와 영화는 사각의 프레임에 내재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프레임의 작동 방식은 상이하다. 프랑스영화 비평가 앙드레 바쟁(1918~1958)에 따르면 회화의 프레임은 내부로, 영화의 프레임은 외부로 향한다. 다시 말하면 회화의 프레임은 현전하는 세계와 회화의 세계를 구분하지만, 영화의 프레임은 현저하는 세계의 일부(내화면, on-screen)로 여겨진다. 영화를 볼 때 관객은 프레임의 존재를 망각하고 프레임 바깥에서 비가시적 영역(외화면, off-screen)이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감독이 제시하는 내화면과 관객이 상상으로 채우는 외화면의 상호 작용으로 영상의 서사와 의미가 탄생한다.
심 대표는 성공의 원동력으로 결핍과 열등감을 꼽았다. 그에겐 모든 게 부족했다. 그래서 채울 수 있었다. 남부럽지 않는 삶을 사는 지금도 결핍은 여진히 남아 있다. 어머니의 부재와 시대적 상황과 사회 현실과 부조리에 그는 아직 결핍을 느낀다. 그리고 모자란 만큼 그는 다시 채운다. 심재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시놉시스는 한두 쪽 이내로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한 글이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주요 사건을 간략히 제시한다. 시놉시스가 완성되면 열 쪽 안팎의 트리트먼트를 작성한다. 영화의 구조와 사건의 순서가 여기서 결정된다. 트리트먼트가 끝나면 비로소 시나리오 집필에 착수한다. 장면 설정과 해설, 대사와 지문을 삽입하면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한 모든 설계가 끝난다. 국내에서 개발되는 시나리오는 연간 2천 편의 상회한다. 그중 스크린에 걸리는 작품은 200여 편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