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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해부도감 - 가족 구성원의 감성과 소박한 일상을 건축에 고스란히 녹여내다 ㅣ 해부도감 시리즈
오시마 겐지 글.그림,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5년 3월
평점 :
집짓기 해부도감
(일본식 주택 해부도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하듯 나에게는 건축에 관한 책이 그렇다.
대형서점에 들러서도 건축에 관한 책들이 있으면 그냥 지나가지는 못하겠다.
짧은 시간이라도 뒤적거려본다. 미래에 내가 건축하여 가족들과 살집에 대해 상상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이다. 이런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상상의 기쁨일 것이다.
해부도감 시리즈는 그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일본인 저자의 섬세한 눈썰미가 가장 큰 메리트이다.
이 책 집짓기 해부도감에서도 일본특유의 섬세함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쾌적한 생활의 구조
2. 집 전체의 배치를 생각하다
3. 집의 얼굴을 만드는 방법
4. 정리되는 집의 비밀
5. 세세한 부분을 빈틈없이
일본에 여행차 방문했을 때 표면적으로 가장 먼저 발견되는 차이는 차량의 운전석이 반대방향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도시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발견되는 차이점은 주거의 형태이다.
빼곡하게 붙어있는 서울의 아파트숲에 비해 일본은 낮고, 아기자기한 단독주택들이 도토리키재듯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빌딩숲이 익숙한 나에게는 단독주택이 아기자기 모여있는 일본의 마을은 고즈넉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지만 면적은 4배에 가깝게 많고, 지역발전이 비교적 균등하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주택구조가 나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의 주택구조는 내가 원하는 집의 구조와 비슷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본의 집구조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가독성이 좋은 만화이다.
만화라고 하기 보다 아기자기한 도면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일본 특유의 세밀함과 깔끔함이 만화를 통해 표현되고 있어서 책의 페이지에 비해 상당히 알차고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덧붙임.
1. 한국이 단독주택이 아파트를 대체하는 날이 올까 싶지만, 내 생각에는 그리 멀지 않아 단독주택의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다. 재건축이 일어나야 하는 지역, 주변에 자연이 있는 지역, 땅값이 비교적 낮은 지역이 단독주택이 들어서기 좋은 곳이다.
2.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토방과, 계단을 활용하는 수납등을 많이 소개한다. 국내의 깡통주택 또는 게스트하우스등에서는 이미 이런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긴 토방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한 층 높은 복도에 올라서서 각 방으로 들어가는 일반덕인 공간배치를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요. 말쑥하게 차려입은 외국 손님이나 부츠를 신은 손님이 방문했을 때 선뜻 신발을 벗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ㄴ디ㅏ. 또한 장애인이나 고령자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를 고려한다면 현관에 단차가 있어서는 안 되겠죠.
세면실의 수납장은 한짝의 미닫이문으로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깊이 넣어두지 않고 내놓고 쓰는 것이 편리합니다. 하지만 간혹 이런 물건들을 숨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손님이 왔을 때나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편이 좋겠죠. 특히 생활용품으로 가득차 있는 세면실 수납장은 한 짝의 미닫이문으로 손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장식용 선반으로 바뀌면 마음에 여유도 생기지 않을까요.
마감을 하지 않는 천장의 매력
구태여 마감을 하지 않고 뼈대를 그대로 드러내보이는 천장도 있습니다. 집을 이루는 뼈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역동성을 느낄 수 있지요. 원래는 감추는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천장이 높아지고 비용이 절감되는 이점이 있으며, 뼈대를 살려서 조명을 설치하거나 장식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등을 궁리해서 원하는 분위기를 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