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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1 이어령 - 이어령 편 - 내일을 사는 우리 시대의 지성,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바이오그라피 매거진 -이어령-
(신개념 매거진)
바이오그래피
biog·raphy 전기
새로운 개념을 가진 잡지가 나왔다.
바이오그래피라는 이름과 뭔가 있어보이는 고급스러운 소재의 커버를 가진 이 책은 인물에 대한 잡지이며, 창간호는 '이어령'교수를 다룬다.
보통 잡지라는 것은 시대와 트렌드를 반영하는 가볍게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 잡지는 우리가 알던 잡지의 인식을 크게 벗어나는 것 같다.
일단 한사람만을 다룬다는 점, 그리고 그 시작이 이어령교수라는 점에서 이 잡지의 미래가 기대가 된다. 사실 젊은 사람들은 이어령교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나도 이어령이라는 이름외에 이어령교수에 대해서 무지하게 지낸 세월이 훨씬 길다.
이어령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그동안 책으로 드러났던 이어령교수의 느낌은 평범함속에 드러나는 비범함이라는 처음 느낌이 가장 강했다. 그런데 이번에 바이오그래피매거진을 통해 이어령교수의 기질과 삶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그의 글들이 더 새롭게 와 닿았고, 인간 이어령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이어령교수의 다음 글은 더 깊이있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덧붙임.
1. 시대가 지나고, 유행이 지나가면 다시 보지 않는 것이 잡지이지만,바이오그래피매거진 소장용으로 가치가 충분하다. '단행본'을 모으는 느낌으로 이 잡지를 보게 될 것 같다. 아마도 그 점까지 염두에 두고 고급스러운 커버와 사진등을 고르지 않았을까.
2. 이 책이 잡지의 형식을 가짐으로서 좋았던 점은 내용이 무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섹션을 나누고, 글자의 분량을 제한하는 한편, 사진등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여, 가독성있고 친근하다. 그래서 공감각적으로 이어령을 만날 수 있었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빅 데이터란 법칙화하기 어렵고 살면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알게 해주는 데이터입니다. 우주의 모든 데이터가 빅 데이터인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빅 데이터는 오직 컴퓨터로 인한 데이터베이스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게 다 우리의 밈 속에 있던 거예요. 요즘 아이들한테 '감사합니당'하면 '나둥'그래요. 그게 조선조 때부터 있던 거예요. '공당 문답'이라고 한시를 지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끝에 이응자를 붙여 운을 만들었어요. '아리다 쓰리다'에 이응을 붙어 '아리랑 쓰리랑'이 되는 거죠. 맹사성이 한양에 가다가 나그네를 만나서 '무슨일로 한양에 가는공?'하고 물으니 '벼슬하러 간당'했다는 유명한 얘기도 있잖아요. 요즘 아이들이 자주 쓰는 'ㅋㅋㅋ'같은 것들은 문자는 문잔데 소리를 시각화 한거죠. 카카오톡이나 라인이 생기면서 말의세대가 글의세대가 됐어요. 인류가 지금처럼 문자를 많이 사용하던 때가 없어요. 그런데 그게 정말 문자냐. 그건 아닙니다. 가령 '너'라고 할 때 영어로는 'You'라고 써야 문자인데 소리나는 대로 'U'라고 쓴단 말이죠. 문자주의는 고착된 것이고 음성주의는 유연한 것인데 이게 지금 하나가 됐어요. 카카오톡 쓰는 게 말하고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5년이 지나도 카카오톡 대화가 남을까요? 문자라는 건 세상에 남기려고 있는 건데, 대화 내용 지우기 한 번만 누르면 싹 지워지잖아요. 이렇게 지워지기 쉬운 세상에서 10년, 20년을 바라보고 살지 않죠.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글은 글도 아니고 말도 아닌, 말과 글이 통합된 거예요. 단순히 '엄지족'이라 부르고 말게 하니라 이런 현상들을 읽어 내는게 문명학이고 기호학이고 지식인의 역할이죠."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과학이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문학이예요. 설명해서는 안 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종교죠. 니체의 유고집을 읽어보면 예수를 욕하는 게 아니라 제도화된 기독교를 비판하는 거예요. 오히려 니체는 예수를 자신이 꿈꾸는 초인의 모델로 봤어요. 모두 죽음에서 도망치는데 예수는 죽음을 받아들이잖아요."
"난 야전 사령관이지 후방병참에 있던 사람은 아니에요. 실존주의가 나오면 실존주의와 싸우고, 구조주의가 나오면 구조주의를 했죠. 싱킹(thinking)이란 싱크(think)의 현재분사예요. 소트(thought)는 싱크의 과거분사죠. 우리가 생각하는 건 두종류예요. 싱킹이나 소트냐죠. 그런데 우리는 대개 이념이 뭐니 과거에 만들어진 것들을 소트해요. 내가 자부할게 있다면 난 나름 싱킹을 해 왔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생각한 걸 축적해서 소트를 한게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싱킹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어령의 서재에는 3만여권의 장서가 있다. 자택 응접실 한쪽 벽면은 모두 서가다. 이어령은 어려서부터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동화만 읽혀서는 안 돼요. 난이도 있는 텍스트를 읽어야 뇌가 자극을 받아서 독창성과 상상력이 생겨요. 난 초등학교 때 대학생들이 읽는 36권자리 세계문학전집을 다 읽었어요. 책을 읽다가 '사모바르에 물이 끓고 있다'고 하면 사모바르가 뭘까, 주전자 같은 걸까, 하고 상상하면서 읽은 거예요. 존 러스킨더 여덟 살 때 이미 단테의 <신곡>을 읽었다고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