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화 - 원형사관으로 본 한.중.일 갈등의 돌파구,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김용운 지음 / 맥스미디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풍수화

(원형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풍수화는 동아시아의 강국 한국, 중국, 일본을 각각 바람, 물, 불에 비유하여 비교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풍수화이다. 


지금까지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거나 중국과 한국을 비교한 책들은 많이 있었지만, 한국과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비교한 책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외모만 보아서는 어느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한중일 삼국이지만 중국과는 북한이 막혀있고, 일본과는 바다로 막혀있어서 서로 판이하게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부분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원형에 있어서의 한중일 삼국의 차이점와 공통점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원형이 역사의 판도를 결정한다

2부 풍토와 언어에 따른 의식구조와 정신분석

3부 인류 문명의 기원

4부 한중일의 근대화

5부 한반도 평화와 세계


풍수화는 600여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이다. 

게다가 내용도 가볍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읽던 대로 동시에 여러가지 책을 읽지 않고 이 책만 집중해서 읽었는데도 완독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풍수화는 백강전투 이후 한국, 중국, 일본을 원형사관을 분석하여, 각국의 문화와 국민성등의 특징을 집대성하였다. 역사에 If는 없다지만, 백강전투로 인해 삼국의 이후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저자는 백강전투를 삼국의 원형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기점으로 삼고 있다.


백강전투 :


백강 전투는 663년 8월에 한반도의 백강(현재의 금강 부근)에서 벌어진 백제·왜의 연합군과 당·신라의 연합군 사이의 전투이다. 당·신라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대륙에 당이 등장하여 동아시아의 세력 판도가 새롭게 바뀌는 가운데 일어났던 전쟁이며, 왜도 영토가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국방체제·정치제제의 변혁이 일어났으며, 백제부흥군 활동이 종언을 고하게 되는 등 큰 영향을 미쳤다.


원형사관이란 말처럼 저자는 삼국의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원형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통찰력이 있다. 


이어령교수가 '축소지향의 일본'을 통해 일본을 통찰했던 것처럼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국민성과 문화를 각국의 원형을 통해 통찰해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중,일 삼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등 북미와 유럽, 러시아까지 그들의 역사와 원형을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풀어서 설명함으로서 저자의 생각을 풍성하게 이해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다양한 정보수집과 역사분석을 통해 이 책을 썼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와 해박한 지식은 저자의 원형사관을 보다 잘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만, 결론부로 연결되는 고리는 매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마지막장에서 한중일 공동체를 통해 동북아의 안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촉구하는데, 이는 한중일의 원형사관과 잘 들어맞기 보다는 한국의 입장에서 본 궁여지책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후의 역사는 우리의 몫이다. 중국과 일본을 이해하고, 그 틈에서 우리민족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우리의 할일이다. 우리 선조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덧붙임.


1. 저자에 의해 자주 언급되는 학자가 두명있다. 토인비와 버트란드 러셀이다. 버트란드 러셀은 워낙 유명한 지식인이지만, 토인비는 다소 생소했는데, 역사와 문명을 분석하여 독자적인 사관을 형성한 것 같다.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는 후에 읽어보고 싶은 책중에 하나다.


2. 역사를 통해 각국의 원형을 분석하는 것은 신선한 접근이다. 역사를 통해 과거와 소통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국가를 구성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그러한 국민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그런 삶을 통해 어떤 '관'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원형이 향후 어떻게 발현될지까지 생각해 보는 것이 진정한 역사 공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각 민족에게는 고유의 성격(원형)이 있어서 신기하게도 비슷한 역사적 국면에서 같은 패턴을 되풀이해서 연출한다. 미국은 청교도의 미대륙 동부 개척에서 시작된 나라로 서진으로 영토를 넓혀온 역사를 지녔다. 또한 기독교적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견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총에 대해서도 신앙에 가까운 애착심을 지닌다는 것이다. 총기 사고가 가장 잦은 나라임에도 총기의 자유 판매를 금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서부활극에 흔히 나오는 장면중 하나가 보안과(강자)이 상대에게 먼저 총을 잡도록 유도하고 그 손이 총에 닿는 순간 쏘아버리는 것이다. 1962년 쿠바위기 때의 미국의 태도도 서부 보안관스타일이었다. 미국 개척 초기부터 정글 속 약육강식의 생리가 사회를 지배해온 결과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청교도적 공평성을 취했따. 또한 서부식 강자 중심의 미학이 공존하고 있어 늘 승자에게 정의의 옷을 입히는 매우 알기 쉬운 논리를 선호한다.


청태종은 영명한 인물로 여진족의 한화를 두려워해 본관의 땅 일부를 만주에 그대로 두고 여진 고유문자도 만들었다. 그러나 여진족은 결국 한족화되고 말았다. 조선을 제외하고 동이족은 모두 한번찍 중원에 왕조를 수립했다. 이를 두고 오직 조선인만이 그러지 못한 것을 한탄해, 스스로 못난 백성이라고 자학한 조선시대 지식인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그렇기 때문에 조선은 독립된 국토와 민족문화를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인의 외부로 잘 드러내지 않는 보편적 사고와 중화사상을 통해 영토확장을 했고 이미 2,300년전에 대륙내 국제 통합을 이룬 것이다. 로마제국이 무력을 유럽을 그 수하에 넣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영국과 일본은 유라시아 대륙의 극서와 극동에 위치한 섬나라이다. 두 나라 모두 완실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비슷한 지리 조건뿐만 아니라 두 섬나라가 공통적으로 기마족에 의한 정복 국가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중략) 영국인의 사상과 철학에 관한 무관심은 일본인의 무사상성과 통한다. 영국인과 일본인은 어린이와도 같이 탐정소설을 좋아하고 특히 일본인으 사소설과 만화를 탐독한다. 양 국민은 공통적으로 구기 종목은 물론 하찮아 보이는 것 조차 취미의 대상으로 삼는 취미 대국이다. 실무적,실제적인 면에서도 이들 두 민족은 한결같이 유능하고 타협에 익숙하며 원리 원칙에는 집착하지 않는다. 일본인과 영국인은 현실적이며 정치적인 난국도 타협으로 잘 수습한다. 영국인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은 의무로, 자기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으면 몸을 내던져서라도 책임을 다한다. 아니느분수와 의무에 충실한 일본의 '가외'사상과 통한다. 도망갈 곳이 없는 섬나라 피정복민의 선택은 강자에게 순종, 충성하는 것 밖에 없다. 메이지 유신이 성공하자 곧바로 영일동맥을 맺은 것도 이 같은 여러 공통점에서 오는 친밀감이 한몫했을 것이다.


일본 외교은 힘이 없을 때는 상대가 내놓은 조건을 일단 수용하고 상황이 변하는 180도 바뀌는 마가적인 실리 위주의 태도다. 8.15패전 이후에는 다시 메이지 시애돠 같이 추종적 외교를 벌였고 최근에는 그것을 뒤엎는 되풀이를 시작한 것도 같은 패턴이다. 아베 내각의 다음 순서로는 군국화가 예산된다. 메이지 신정부는 국제적 모범생으로 출발했으나 러일전쟁에 승리하자 태도가 돌변하여 오만해지고 세계의 무법자가 된다. 이는 내부에서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사람이 아무에게도 배려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는 "객지의 수치는 수치가 아니다"라는 태도로 돌변하는 것과 같으며, 타국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배려도 없고 기회만 있다면 영토 강탈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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