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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
김영헌 지음 / 웅진서가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잘속는 사람의 심리코드
(사기꾼 간파하기)
얼마전 '현직검사가 쓴 수사 제대로 받는법'이라는 칼럼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적이 있다.
검찰조사를 받다 보면 일반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이야기를 횡설수설하기도 한다. 나는 검찰 조사를 받아본적도, 경찰의 수사를 받아본 적도 없지만, 대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길래 '미란다원칙'등 여러가지 보호장치가 있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그러한 조사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수사관의 심리에 대한 책이다. 20년동안 수사현장에서 경험한 배터랑 검찰수사관이 손꼽는 잘속는 사람의 심리코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러한 심리코드는 무엇을 시사하는지 알아 볼 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이대로라면 평생 속고만 산다
2장 욕망: 당신의 골수까지 빼먹을 속임수 심리코드
3장 신뢰: 당신을 철저하게 배신할 속임수 심리코드
4장 불안: 당신의 영혼까지 추락시킬 속임수 심리코드
5장 세상의 속임수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이 책에서는 크게 세가지 심리코드가 나온다.
욕망, 신뢰, 불안이 그것이다. 만약 자신이 남들보다 욕심이 많거나, 사람이 좋아서 다른사람을 잘 믿거나, 귀가 얇아서 작은 일에도 솔깃하거나 불안하다면, 잘 속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20년동안 검찰 수사관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건을 접하면서 사기꾼들의 속임수와 인간의 감정을 잘 정리한 것 같다. 한 분야에서 10년이상 3시간씩 집중하면 그 분야의 천재가 될 수 있다고 한 것이 '1만시간의 법칙'이다. 저자는 20년간 그 이상의 시간을 집중했을 것이다. 저자의 속임수에 대한 심리코드는 간단하지만, 통찰이 있다.
덧붙임.
1. 나는 평소 쉽게 속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지능이 높고, 사기꾼을 잘 간파해서 안 속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단지, 남들보다 욕망이 없고, 내가 확인하기전까지는 잘 믿지 않으며, 무한 긍정하는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인간미가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2. 사이코패스들은 감정에 대한 절연이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기꾼들도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양심의 가책이 없이 사기를 칠수 있는 것은 본인이 실제로 믿기 때문이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영어로 사기꾼을 'Conman','Con artist'라 하고 사기 행위를 'Con game'이라고 한다. 이때 Cn은 Confidence, 곧 자신감의 줄임말이다. 즉, 사기꾼은 자신만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자신감 있는 태도는 상대를 쉽게 착각하게 만든다.
수사현장에서 보는 사기 피해자들은 부유한 사람보다는 돈이 궁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처음부터 가난했던 사람보다는 예전에는 잘나갔던 사람이 더 쉽게 속임수에 걸려든다. 배고픔은 상대적이다. 잘나갔던 과거나 잘나가는 주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 우리는 쉽게 배가 고파진다. 특히 남과의 비교를 통해 자아를 찾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쉽게 배고픔을 느낀다. 이런 문화에서 포만감을 꾸준히 느끼기는 불가능하다. 배고플 때 몸에 안 좋은 음식에도 손이 가듯이 돈에 굶주린다고 생각될 때 이를 만화하기 위해서 쉽게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욕망에 압도된 상황에서 이성적인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오히려 중요한 결정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낚시꾼은 물고기를 유인하기 위해 미끼를 던진다. 사기꾼도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다양한 미끼를 던진다. 상대가 좋아하는 미끼일수록 걸려들 확률이 높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그럴싸한 직장이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 돈때문에 걱정이 많은 사람에게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를 권유한다. 사기꾼이 "미끼에 반응하는 순간 사기의 70%가 완성된다"라고 말할 정도로 속임수에거 미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낯선 것을 경게하는 심리로 인해 아는 사람에게 범죄를 당하기보다는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2011년 범죄 통계에 따르면 타인에게 살해당하는 경우는 13.4%에 불과하지만 동거 친족 24.5%, 애인 10.5% 등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당하는 경우는 35%에 달했다. 즉, 낯선 외부인에 살해당하기보다는 알고 지내는 가까운 상대에게 살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기도 비슷하다.(중략) 전혀 모르는 상대에게 금융 사기를 당하는 경우는 12.7%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에게 당하는 비율은 무려 87.3%에 달했다.
남 탓을 하거나 자기 죄를 부인함으로써 사기꾼이 얻는 것은 마음의 평화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화는 마음속의 작은 불편함도 사라지게 해준다. 전문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습관적으로 변명을 잘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와 정당화를 잘할수록 죄책감을 덜 느낀다. 죄책감은 인과관계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다. 나의 행위와 타인의 불행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면 죄책감을 쉽게 느낀다. 하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면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