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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신군주론 - 한국 민주주의의 허구를 꿰뚫는 통찰
전원책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전원책의 신군주론
(한국민주주의의 현주소)
전원책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자이다.
웹상에서는 전거성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거침없는 발언과 날이선 논리로 극우로 알려져 있다.
나도 토론 프로그램에서 전원책이 패널로 참여한 것을 여러번 보았는데, 지극히 극단적이지만, 자신만의 논리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다. 토론 패널로 자주 참여하는 이유가 아마 그런 극단성과 명확성 때문일 것이다.
TV토론에 출연하여 상대 패널에게 '김정일은 개xx'라는 말을 해보라고 한 일화는 상당히 유명해서 지금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원책은 또한 다양한 사안에 대해서도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전원책의 생각과 배경을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부 희극적 정치
제2부 정치는 예술인가
제3부 속임수 정치
제4부 민주주의의 타락
저자는 책의 대부분을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해 비평하고 있다. 대표적인 논객답게 직설적이고 날이 선 비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말을 부인하기는 마땅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현재 국내정치이다. 그래서 이책을 읽다보면 더 정치에 대해 거리를 두기가 쉽다.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전원책은 왜 이 책의 제목을 '신군주론'이라고 명명했을까?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에서 나오는 권모술수를 현 정치에 빗대어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저자의 정치에 대한 인식을 이 책에서 꼼꼼히 살펴보면 '철인정치'의 '철인'조차 현 정치체제에서는 그 뜻을 이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덧붙임.
1. 국내정치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정치를 정당정치라고 할 수 있을까? 로마의 공화정시대에 민회가 역할을 했던 것처럼, 대의 민주주의체제에서 국민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여론이 중요할 것이다. 여론을 구성할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여러모로 언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의민주정치의 마지막 희망은 언론일 수도 있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자질을 말하자면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ㅘ, 선악을 가릴 줄 아는 곧은 정신, 그리고 소아를 버리고 일으 경중을 아는 균형감각, 좌고우면하지 않는 결단력이다.
지혜는 수많은 어젠다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 선악을 아는 정신은 곧 용기다. 균형감각에 필요한 것은 정직이다. 결단력은 정의감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정치인에게 필요한 품성은 지식과 용기, 정직과 정의감이다. 이 넷에 사람을 가려볼 수 있는 용인술이 있어야 한다.
무지한 의원이 존재할 수 잇는 것은 입법과 예결산 심사에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게 된 데엔 우리 정치판 특유의 '당론정치'탓이 크다. 당론은 사실 민주정치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후진적태도다.
민주정당에서 당의 이념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문제는 당론으로 의사를 통일할 필요가 있지만 그건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입법은 원칙적으로 각 의원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표결로 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 정당들은 거의 모든 법안과 예결산에 대해 당의 지도부에서 주도한 당론으로 찬반을 미리 결정한다. 오히려 독자적 판단을 한 의원이 있으면 출당되기도 한다.
민주정의원은 '국민의 정치적 대표'로서 토론과 타협을 통해 대립하는 상호이익을 조정하는 것이 본직적 임무다. 따라서 토론에 참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의원자격이 없는 것과 같다. 이러한 토론과 타협 뒤에 각 의원의 독자적인 표결이 없는 의회는 민주정의 의회가 아니다. 크로스보팅은 민주정의 필수적인 요소다.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이거나 일부를 영원히 속일 수 있지만 모든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링컨의 이 경구는 사실 요즘 정치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정상배에겐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뒷일은 또 다른 거짓말로 해결한다. 무엇보다도 대중은 자신의 이익이 직접 관련되지 않으면 정치인의 거짓에 참으로 관대한 편이다.
우리에게 역사가 있는 정당이 없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명색이 복수정당제를 내건 민주국가에서 10년이 된 정당이 하나도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겉만 복수정당제이지 속살은 이념과는 상관없이 보스와 졸개로 구성된 조직이 여럿 있는 경우다. 민주적 기본질서로 거론되는 복수정당제와는 하등 관계없는 다당제인 것이다.
개인보다 대중을 속이기는 훨씬 더 쉽다. 누구나 자신의 이익에 관련된 일은 세밀히 살피지만 전체의 이해가 걸린 일은 그리 따져보지 않기 때무이다. 또 진실은 언제나 엉성해 보이지만 거짓은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 진실이 엉터리처럼 보이고 거짓으로 가득한 공약은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