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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학교 | 시간 -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법 ㅣ 인생학교 6
톰 체트필드 지음, 정미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평점 :
인생학교 시간
(디지털시대에 살아남는법)
인생학교 시리즈 중 '시간'과 관련된 책이다.
부제인 '디지털시대에 살아남는법'이 이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를 편리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기인 TV, 컴퓨터,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에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또한 역설적으로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감으로써 우리가 생각할 시간을 부족하게 만들고 기기에 종속되고 있게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 이 책의 중심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고,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디지털기기의 여러가지 폐해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기기의 발달은 빠른 정보의 전달을 통해 대중들이 응집된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오전에 발생한 뉴스가 저녁시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게 되고, 식탁의 화제거리가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군중심리에 의해 사람들의 생각이 너무 획일화될 소지가 있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획일화된 목소리를 듣다보면, 개인의 생각이나 창의력이 향상되기 어려워 질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디지털 세상 속 우리의 시간, 어떻게 쓸 것인가?
2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변화들
3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
4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쓰고 제대로 살 수 있다
5 권위의 종말
6 인간으로서의 격을 상실해가다
7 오락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았나?
8 정치가 삶의 일부로 녹아든 시대
우리집에는 TV가 없다.
분가하면서 구매조차 하지 않아서 TV가 없이 산지 3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TV를 없이 사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혹시 손님이라도 오시면, 심심해하지 않을까?'
하는 이런저런 걱정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전혀 불편함이 없이 살고 있다.
TV가 없다고 해서 그 시간에 특별히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집은 휴식을 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을 하고 논다. 책을 보거나 대화하는 시간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정성스럽게 요리를 해보기도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디지털기기가 발달할 수록 개인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물론 디지털기기를 이용해서 최대한 시간을 효율적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을 얼마나 비위놓고 생각하고 사색할 시간을 남겨놓느냐가 될 것이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디지털 미디어로부터 벗어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기본 상태가 아닐 뿐만아니라, 확고한 의지 없이는 경험할 수도 없는 일이 되었다. 열차 안의 '정숙열차'표시, 미술관, 성당 등 공공장소에 붙은 휴대폰을 꺼달라는 표지판들을 생각해보자. 이 표지판들은 지금 우리 시대를 대변해 준다. 지금은 특별한 요구, 확고한 의지에 의해서만 디지털 기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상시적인 실시간 연결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자기성찰의 측면의 중요한 물음은 그 방향이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쪽으로, 하지만 연결에 아무리 목마른 상태라 하다라도, 잘 살아남으려면 이 상시적 소통의 능력으로부터 의식을 어느정도 분리시킬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삶에는 현재가 아닌 다른 시제, 즉 다른 본질의 시간도 필요하다.(중략)
레니어가 30분동안 전기기기와 단절된 집중을 요청한 것에서 시사되듯, 우리 삶 속에 언와이어드된 시간을 만드는 것은 산속 오두막에서 살거나 평생 이메일과 담쌓고 지내기로 선언하는 식의 거창한 문제가 아니다. 그럴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겐 '오프 그리드'지역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이 유행이라지만. 어쨋든 언와이어드 시간이란 그런 거창한 방식보다는 일상생활의 일부로 삼는 것이 가장 좋다. 이를테면 오전 중에는 이메일을 보내지 않기, 회의나 식사중에는 전화기 꺼놓기, 며칠이나 몇 시간 동안 전기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 마련하기, 누군가와 20통의 이메일을 주고받기보다 직접 만나기. 이런 결심이 좋은 예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육성시키기 가장 힘든 정신 상태는, 분산된 주의력에 대응하려 속사포처럼 발생하는 반사적인 반응과도 상관없고, 온 주의력의 절대집중과도 별 상관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창의적 통찰력과 개인의 평온함에 관련된 것, 즉 자유로운 상념이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녹아들면서 그 자유로운 상념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자유로운 상념은 생활 중의 '비어있는'시간에(가령 기차 안에서나 욕조 안에 있을때, 걷던 중에, 혹은 책을 읽다가 창밖을 흘끗 내다볼 때) 떠오르곤 하지만, 디지털상으로 기획을 짜는 데 빠져 있거나 집중이 요구되는 오프라인 회의 중에는 재현시키기가 불가능하다. 대체로 이런 생각들은 삶이 빡빡하게 짜여있지 않은 순간 살금살금 다가온다. 한마디로 돌발적이고 개인적이며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다. 영국의 계몽철할가 존로크의 <인간오성론>에 담긴 표현을 빌자면, '이해를 위한 숙고나 집중 없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때' 일종의 자유가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