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실의 바보들 - 위기를 조장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위험한 선택
안근모 지음 / 어바웃어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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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의 바보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뜨거운 물을 틀었다가 너무 뜨거워 찬물을 틀고 또 찬물이 나오면 너무 차가워 뜨거운 물을 트는 것은 사실 우리 인간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로버트 쉴러는 야성적 충동에서 행동경제학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최근의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요인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바보들"이라는 제목과 샤워실 안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자리한 "버냉키"의 모습만 보면 이 책의 내용이 연준의 근시안적인 정책을 풍자하는 내용들이 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의 내용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고, 특별히 풍자적이라기 보다 담담하게 팩트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여러가지 경제현상과 그 원인 및 대안에 대해서도 저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다기 보다 세계적인 교수들이나 학자들의 멘션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제목을 보고 뭔가 강도높은 비판이나 화폐전쟁과 같은 음모론을 기대했던 독자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역사적 사실들에 근거한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돈을 풀어라! 될 때까지 더 풀어라!

2. 장기 저성장 시대의 개막…… “일본처럼 되면 끝장이다”

3. 대분기(大分岐, the Great Divergence) ① - 빈자 vs. 부자, 실물경제 디플레이션

4. 대분기(大分岐, the Great Divergence) ② - 실물 vs. 금융, 자산시장 인플레이션

5. 빚더미에 앉은 정부

6. 유로존의 독자노선…… ‘내부 재균형’

7. 아베노믹스, ‘불가능한 삼위일체’에 도전하다

8. 재닛 옐런, 왕좌에 오르다

9.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겨라!

10. ‘Neo New Normal’, 새로운 위기를 잉태한 화폐 실험들

 

목차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 책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공통점은 각 국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화폐인 달러의 발행국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일본과 유럽 그리고 이머징 마켓의 중앙은행 및 통화정책까지 아우르고 있다. 

각 국의 중앙은행의 정책과 그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이 책은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8,9,10장에서는 앞으로 각 중앙은행에 특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어떤 정책을 사용하고 그 정책 방향의 결과등을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이며 비 경제학 전공자라고 들었는데, 상당히 깊이 있는 내용들도 많이 있다. 

다만, 어떤 일관된 주장이나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어떤 것인지 모호했던 점은 아쉬웠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디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실질금리 상승효과이다. 물가와 달리 명목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질수 없기 때문에, 명목금리가 0%라고 하더라도 실질금리는 물가 하락폭에 해당하는 만큼 플러스를 기록하게 된다. 명목금리는 낮지만 실질금리는 높아진다. 이로 인해 투자는 위축되고 생산은 감소하게 된다. 이는 결국 실질 채무 부담을 증가시키는 충격을 일으킨다. 명목부채의 실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채무불이행 위험이 증가하고 이는 은행부실과 신용경색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은 빚쟁이에게 이익을 준다.

디플레이션은 실질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발생한다. 임금은 하방경직성이 강하기 때문에 물가가 하락한 폭보다 작게 떨러진다. 실질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기업은 고용과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 실물경제에 악순환을 초래한다.

 

행정부와 달리 중앙은행은 의회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채무(화폐 발행)를 늘릴 수 있다. 2014년 1월 9일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부채총액은 3조 9732억 달러에 달했다. 약 5년 사이에 네 배로 증가했다. 이 모든 결정은오로지 19명의 연방공개위원회(FOMC) 위원들, 그중에서도 특히 12명의 투표 위원들에 의해 내려졌다. 이들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는다. 단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임명한 관료들일 뿐이다.

 

'야성적충동'이란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자신의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경제 불안정을 야기하는 인간 행위의 근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다. 야성적 충동 이론은 인간이 반드시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원문은 야성적 충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경제 불안정은 투기적 행위뿐 아니라 인간 본석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그것이 도덕적인 것이든, 쾌락적인 것이든, 경제적인 것이든, 우리의 적극적인 행동은 많은 부분에서 산술적으로 계산된 기대심리보다는 자박적인 낙관에 의존하게 된다. 우리가 어더한 적극적인 결정을 내릴때 그에 따른 모든 결과는 여러 날에 걸쳐서 장기간 나타나게 되는데,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이는 오로지 야성적 충동의 결과라고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야성적 충동은 그냥 있기보다는 뭔가 하려는 자발적인 열망이다. 인간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효익을 수치화된 확률에 곱해서 측정하고 이를 숙고한 뒤에 어떠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아성적 충동이론은 현대 거시경제정책에서 '자신감'이란 이름으로도 사용된다. 경제 주체들이 공로에 휩싸이고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에서는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의 효과가 제한된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 야성적 충동을 회복시키는 정책도 동시에 수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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