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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 내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
엘리자베스 길버트 외 119명 지음, 래리 스미스 엮음, 박지니.이지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어느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야기)
과거 초등학교, 중등학교 때에는 학기말이 되면 반별로 학급문집을 만들곤 했었다.
담임선생님의 성향에 따라서 안만들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내 기억에 우리반 담임선생님들은 대부분 학급문집을 만드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계셨는지 학기말이면 삼삼오오 모여서 학급문집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 지난 일년간 있었던 일, - 기억에 남는 일, - 소소한 일기, - 독후감, -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선생님께 드리는 글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학급 친구들은 한가지 이상씩 제출하여 그 이야기들을 엮어서 책을 만들었던 것이다.
학급문집의 제목은 '꾸러기일기'라던지, '잊지못할 우리들의 추억'이라던지 다소 유치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표지 그림은 항상 반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그렸었다.
(그림은 내가 주로 그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책 "어느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를 읽다보니 어린 시절 친구들과 만들었던 학급문집이 생각난다. 소소하면서도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그 당시의 학급문집과 바뀐 것이 있다면 기간이 1년에서 살아온 기간으로, 대상이 반 친구들의 이야기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되었을 뿐, 다소유치찬란(?)한 표지 그림까지 이 책은 어린시적의 학급문집과 너무 비슷하게 닮아 있다.
게다가 이 책에는 나와 연령대가 비슷한 저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지리적 위치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시대상도 비슷하여 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삶에서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강렬한 터닝포인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겪은 이들에게는 모두 소중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타인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들의 삶에서 깨달음을 준 뜻깊은 순간들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소소하고, 스팩타클하고의 경중을 떠나 모든 사연마다 은은한 여운이 묵직하게 남는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 모든 순간이 최고의 순간인 것을
2장 : 사랑을 검으로, 유머를 방패로
3장 : 인생의 전환기에는 그때마다의 깨달음이 필요하다
4장 : 떠나보내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5장 : 우리 모두는 각자 있어야 할 곳에 도착해 있다
6장 : 닫힌 문 앞에서 홀로 울지 마라
7장 : 삶은 무한하지 않다.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라
8장 : 이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
책의 소제목들이 이 책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 처럼 보인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시적이면서 유쾌하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빨간머리앤을 항상 끼고 다니며 자란 나는 동질감을 갈망했고, 나만의 단짝 친구를 너무나 갖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내 단짝을 갖게 되자 나는 마치 운동부 남자 친구를 갖게 된 50년대 치어리더가 된 기분이었다. 이 새로운 지위에 내가 집착했던 것은 물론이다. 팀 이름이 적힌 재킷이나 클럽 배지, 커플링 대신 나는 우정 팔찌, 과학 숙제 함께하기, 친구 집에서 자기에 심취했다. 깨질 수 없는 우정의 징표로 반씩 쪼개서 목에 걸고 다니는 우정 목걸이도 만들었다. 그 모든 것 뒤에 숨어 있던 생각은 하나였다. 이런 것들이 부적이 되어 줄거야. 내가 더 이상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것을 온 세상에 증명해 줄 거야.
나를 가련하고 보잘것 없는 인간쓰레기가 된 기분이었고, 그리하여 혼자서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롤랜드가 그 질문에 답을 해 줫다. 그는 궁극의 인간상으로 보였다. 그는 기사도를 지키며 살고 있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냈다. 그는 단련돼 있고 지적이며 강건한 인물이었다. 그는 중요한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그는 비중있는 존재였다. 그는 싸움을 먼저 시작하지 않는, 그러나 항상 이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거의 말이 없었지만 일단 입을 열면 현명하고 강렬한 인상의 대사를 읊었다. 나는 침묵이란 입을 다물 때를 아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부터 나는 대단히 과묵해지기 시작했고, 그 침묵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