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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라, 생각하라 - 지금 여기, 내용 없는 민주주의 실패한 자본주의
슬라보예 지젝 지음, 주성우 옮김, 이현우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멈춰라 생각하라
(슬라보예 지젝의 자본주의 비판)
이 책은 월가점령시위연설전문으로 시작한다.
월가점령시위연설 전문을 작성한 사람은 바로 이 책의 저자 슬라보예 지젝이다.
즉, 서두에서 나오는 월가점령시위연설을 통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문만 보고 이 책을 흑백논리로 성급하게 단정해서는 안된다. 슬라보예 지젝은 철학, 사회학, 정신분석학까지 섭렵한 지식인 답게 상당히 깊이있는 사색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한편으로는 어렵기도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 가볍게 쓰여진 책은 아니다.
책에 대하여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게 된 배경은 지젝은 자본주의에 대하여 상당한 식견과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주류경제학자 못지않게 정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젝의 지적은 자본주의는 체제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색의 과정에서 지젝은 자신이 전공한 사회학과, 정신분석학을 접목하여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와 남 니하단
2 지배에서 착취와 저항으로
3 정치적 대표의 꿈 작업
4 사악한 민족주의의 귀환
5 탈이데올로기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6 아랍의 겨울, 봄, 여름, 가을
7 월가점령시위, 또는 새로운 시작을 부르는 폭력적 침묵
8 <더 와이어>, 이 아무 일 없는 시대에 해야 할 일
9 시기와 분노를 넘어서
10 미래가 보내는 징후
철학자들이 쓴 책들은 대부분 쉽게만 읽히지는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전공때문인지는 몰라도 필연적으로 사색을 강요하고 있다. 덕분에 이런 책들을 읽으면 때로는 머리가 지끈지끈하기도 하지만 해석하는 쾌감도 있는 것이다.
슬라보예 지젝의 생각에 100%동의 할 수도 없고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하지도 못하였지만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 만난다는 것이 독서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기억하라 문제는 부패나 탐욕이 아니다. 체제 그 자체가 문제다. 그것은 사람들을 부패하게 만든다. 적뿐만 아니라 이러한 시위에 물타기를 하기 위해 행동에 돌입한 가짜 친구들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카페인 없느 커피, 알코올 없는 맥주, 지방없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 투쟁을 무해한 도덕적 저항으로 만들고자 할 것이다. '디카페인' 시위로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콜라 캔을 재활용하고, 자선단체에 몇 달러를 기부하고, 수익금의 1퍼센트가 제3세계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스타먹스 카페라테를 사 마시며 흐뭇해하는 세상은 이미 춤분히 겪었기 때문이다. 노동과 고문을 아웃소싱하고 결혼정보업체가 우리의 사랑을 아웃소싱하게 된 이후, 우리는 오랫동안 정치적 참여 역시 아웃소싱되도록 내버려뒀다. 이제는 되찾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생태자본주의부터 기본소득자본주의까지 자본주의를 순치하려는 수많은 공세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시도의 배후에는 다음과 같은 추론이 존재한다. 자본주의가 현재로서는 부를 창출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입증되었지만, 동시에 이대로 방치될 경우 자본주의 재생산 과정에서 착취, 천영자원의 파괴, 집단 고통, 불의, 전쟁등이 수반된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목표는 이륜을 추구하는 재생산이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글로벌 복지와 사회 정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본주의를 조정하고 규제해나가는 것이다. 또 시장에서는 그 나름의 수요가 있음을 존중하고, 시장 매커니즘을 직접적으로 교란시키면 대재앙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 자본주의라는 짐승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 짐승을 길들이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