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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정수 ㅣ 미생 4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미생(未生)
(아직 살아있지 못한자)
미생(未生)
[명사] [운동]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음. 또는 그런 상태.
미생을 보기전까지 바둑의 세계를 잘 몰랐다. 아니 몰랐다기보다는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외삼촌과 자주 밤을 세워가며 바둑을 두셨지만 그당시 어렸던 나에게 바둑은 어렵고 고리타분 하게만 느껴졌다. 한때 알까기가 선풍적인 유행을 하면서 바둑돌을 튕겨(?) 본 적은 있지만 또는 조카들이랑 오목을 둬본적은 있어도 바둑은 나에게 먼 나라 이야기였다. 오히려 배우기 쉬운 장기가 친숙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미생을 통해서 보는 바둑의 세계는 지금까지 내가 겉에서만 보던 바둑과는 다르다. 깊고 오묘하다. 어릴시절 식사도 거르시며 바둑에 열중하시던 아버지가 오버랩되는 것이다.
그러한 비밀은 바로 윤태호작가의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바둑이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세계를 회사생활 그리고 사회생활과 연관시키는 윤태호 작가의 능력은 탁월하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입사 3년차 대리로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장탄성이 몇번이나 입에서 나왔었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바둑과 사회생활을 연관성은 물론 회사생활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진심으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단행본을 보기전에 미생을 웹툰을 통해 먼저 접했었는데, 단행본의 특징은 웹툰에서는 설명되고 있지않은 기보에 대한 설명이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미생 단행본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번 단행본에서는 책의 주인공인 신입사원 장그래의 바둑을 통해 보는 시각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제임스 박의 존재를 읽어 내는 그의 통찰력과 박진감이 정말 일품이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수는 그 직전의 수가 원인이 된다. 지금 이 수 왜 놓여졌는지 이해하려면 그전의 수를 봐야한다."
전작 이끼도 관심을 가지고 봤지만 윤태호 만화가는 작품을 만들기전에 참 많은 공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공부가 미생과 같은 완성도가 높은 만화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이미 대가의 반열에 도달한 허영만 화백도 사전조사를 강도 높게 하기로 유명한데, 윤태호 만화가도 지금과 같은 열정이라면 장차 허영만 화백처럼 대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생은 감동적이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괜찮은 웹툰인 것 같다.
계속 생각나는 한구절이 있다.
"이기건 지건 두고 싶은 수는, 두어지게 마련이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한 수가 차후에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