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김인식의 감독이란 무엇인가
김성근.김인식.손윤.유효상 지음 / 새잎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감독이란 무엇인가

(두 명감독의 야구이야기)

 

이 책은 사뭇 진지하다.

 

내가 이 책을 처음 펼친 날은 삼성이 SK를 물리치고 2012년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날 저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중립적인 두 팀이기에 팀의 팬이 아닌, 프로야구의 한사람의 팬으로 제3자의 관점으로 경기를 관람했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가볍게 볼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 책은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두 노감독의 야구철학, 인생철학이 녹아있는 책이기 때문에 그 깊이가 남다르다. 걸어온길과  감독으로서의 스타일도 사뭇 다른지만 두 명감독의 관록을 한권의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시작부터 나에게는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이 나오는데 그것은 바로 김성근 감독의 엄한아버지로서의 감독에 대한 관점이었다.


프로야구 감독은 엄한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늗 것은 진실성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버지는 묵묵히 지켜본다. 자식이 잘못했다고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 자식에게 남은, 앞으로의 긴 세월을 내다보고 지금 이 순간의 일, 혹은 잘못이 어떻게 작용할까를 고민한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얘기해준다. 자식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자식에게 너 때문에 내가 이만큼 고민하고 힘들었다고 말하는 부모는 없다.

최근 일부 감독들은 선수를 너무 쉽게 비난한다. 팀네 위기가 왔을 때 선수를 품느냐, 버리느냐는 아주 큰 차이다. 감독이 선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자주 눈에 띈다. 물론, 이것은 언론매체도 한몫 거든 것이지만, 감독 자신이 직접 토로한 것이다. 이것은 결코 팀에 좋지 않다. 어느 아버지가 자식 흉을 남에게 하는가. 이래서는 감독과 선수사이에 강한 유대감이 생겨날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133경기를 치른다.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133경기 전부를 이기지는 못한다. 먼저 감독은 몇 승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시즌에 대한 전략이 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팀에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물론 단판 승부라면 모든 전력을 소모하며 이길 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시즌을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한 시즌 동안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이기고, 안 되는 경기는 선수가 느끼지 못하게 잘 버려야 한다. 이것이 프로다. 이런 것을 생각하고, 실제로 실천하는 이가 야구감독이다.


책의 구성은 심플하다.


공통적인 질문을 하고 두 감독의 생각을 듣는다. 아마도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을 했거나 또는 두 감독들에게 서면으로 답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한가지 생각했던 것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두감독은 서로 극명하게 상반된 스타일이지만 의외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회 감독의 정의

2회 감독의 조건

3회 감독의 시점

4회 코칭

5칭 팀을 만드는 눈

6회 현장과 프런트

7회 한국야구, 세계로 나가다

8회 한국야구를 생각하다

9회 김성근,김인식 야구를 말하다

10회 감독이란 무엇인가

11회 한국야구를 말하다


목차는 심플하지만, 내용은 600여 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그 어떤 감독들보다 오랜시간 야구인생을 살아온 두 노감독은 다양하고 깊이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전현직 야구감독들은 아마도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인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을 것이다.


90년 초반부터 20여년간 야구팬으로 살아왔다. 경기결과를 확인하려고 9시뉴스 끝나고 하는 "스포츠뉴스"시간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기도 하고, 자율학습시간에 선생님 몰래 라디오로 중계를 듣기도 했었던 시절이 있었던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자랑스러운 두 노감독의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공자는 나이 50을 지천명이라고 했다.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야구 감독은 400승과 400패를 동시에 경험해야 야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야구는 인생처럼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 때로는 환호성을 올리고 때로는 고개를 떨어뜨린다. 또 야구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알면 알수록 어렵기 때문이다. 400승-400패는 야구 감독의 지야명에 해당한다고 본다. 

-김인식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다. 기본 자료가 있어야 생각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단 데이터를 모은다. 그렇게 모인 데이터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어떤 떄는 데이터가 많아서 너무 복잡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데이터는 모으면 모을 수록 단순해 진다. 

-김성근


지도자에게 과정은 분명히 중요하다. 하지만 경기에서 지마녀,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도 칭찬하지 않는다. 그 과정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안 된다. 과정이 좋으면, 존경받을 수는 있지만, 신뢰받지 못한다.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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