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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박찬일 셰프이 맛에 대한 고찰)
어제 퇴근길에 오랜만에 뵙는 동종업계 선배분을 만났다. 반가운 인사와 함께 버스가 오기전까지 정류장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버스가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이야기가 다 마무리되기 전에 헤어지면서 그 분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밥 한번 먹어야지? 다음 주 중에 한번 날 잡자"
식사를 같이 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많은 비즈니스와 행사들이 식사와 함께 이루어진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술자리도 있지만 공식적인 비즈니스는 실제적으로 오찬 또는 만찬 이라고도 하는 식사자리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남녀가 처음 만나는 소개팅자리에서부터 양가가 처음 만나는 상견례를 거쳐 결혼식, 장례식까지 모든 대소사에 먹는 일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는 이러한 음식과, 음식과 맛에 대한 추억에 대한 책이다.
박찬일 셰프는 이러한 음식에 대한 본인의 추억들을 짧은 에세이로 기록하였고, 그 짧은 에세이들을 모아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
기자출신 요리사인 박찬일 세프의 글솜씨는 요리솜씨만큼(사실 박찬일 세프의 요리를 먹어본적은 없다)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에세이 중간중간 언급되는 요리에 박찬일 셰프의 지식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서두 부터 박찬일 셰프의 맛에대한 고찰이 재미있게 나온다.
- 책의 서두부분을 일부 인용하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짠맛 : 모든 맛은 결국 짠맛으로 수렴한다. 단맛, 신맛, 쓴맛이 없다고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지는 않는다. 오직 짠맛만이 음식의 맛을 결정적으로 지배한다.
신맛 : 신맛은 혼자서 맛의 캐릭터를 드러내지 않는다. 순순한 신맛은 매우 고통스러운 화학적 돌출이다. 신맛은 단맛이나 짠맛과 어울려 놀라운 맛은 두께를 마련해낸다.
단맛 : 단맛은 스스로 맛을 낸다. 단맛 그 자체로도 맛의 균형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최고의 단맛은 신맛과 짠맛, 쓴맛이 결합할 때 나타나기도 한다. '새콤달콜'이라는 우리들 입말에도 단맛의 단순함에 임팩트를 심어주는 맛의 조합을 의미한다
매운맛 : 가장 극적인 맛은 매운맛이다. 맛이되 맛이 아니어서 더 극적이고, 어떤 떄는 맛 이사의 심화 광포한 에너지를 지녔기에 매력적이다. 매운맛은 모든 맛을 한꺼번에 '지워'버리기도한다. 매운맛은 맛을 느끼는 미각과 후각을 일거에 마비시켜버리는 통증이 있는 까닭이다.
경제가 발달할수록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에 보다 맛있는 것, 건강에 좋은 것, 의미 있는 것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인터넷 검색어에 맛집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TV에서도 맛있는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평소 미식가가 아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음식과 맛에 대한 나름대로 새롭게 정의를 내리고 또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