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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하시겠습니까? -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
김미월.김사과.김애란.손아람.손홍규.염승숙.조해진.최진영 지음, 민족문학연구소 기획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평점 :
포맷하시겠습니까?
(꿈꿀수 없는 사회에 대한 8가지 이야기)
젊은 작가들의 단편문학모음집인 이 책의 제목은 다름아닌 "포맷하시겠습니까?"이다.
무엇을 포맷한다는 것일까? 그리고 왜 포맷을 한다는 것일까?
왜 하필 책의 제목을 포맷하시겠습니까라고 지었을까?
책의 소개에서는 20~30대 초반 세대의 작가들이 동시대의 삶을 실감나게 그리는 한편, 현실과 대결하며 현실 너머의 가능성을 타진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나와 비슷한 또래인 젊은 작가들이 동시대의 삶을 바탕으로 쓴 소설들이 하나같이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우리 젊은 세대들의 눈에 비치는 사회는 어두울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안철수 교수가 얼마전 모 프로그램에서 밝혔듯이 우리사회가 OECD 자살율 1위, 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큰 문제이며 또한 현 우리 세대가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조명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8명의 작가가 쓴 8개의 단편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염승숙의 완전한 불면이다. 불면에 시달리는 우리 시대 젊은 청년의 이야기와 경쟁과 청년실업으로 얼룩진 현 사회를 풍자하는 소설인데, 특이한 것은 이 단편에 나오는 '잠'이라는 알약이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이 알약은 금잠-단잠-선잠등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시간과 잠의 질에 따라 가격이 나뉜다. 주인공을 비롯한 사람들은 아르바이트를 하여 이 알약을 사기 바쁘다. 아무 희망없는 사회에서 바퀴 돌 듯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잠에 대한 현대사회의 풍자는 얼마전에 본 "이말년 시리즈"에도 등장한다.
바로 잠은행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03759&no=97&weekday=wed
무한경쟁과 빠른 문화에 대하여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현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에 소설의 주인공은 마네킹이 되는 것을 택한다. 씁쓸한 결말이지만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는 소설이며,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컴퓨터를 포맷할때는 바이러스나 오류등 문제가 생겼을 때이다. 포맷을 하고나면 데이터가 유실 될 수 때문에 가능한 다른 방법들을 모두 사용해 본 후에도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을 때, 최후 수단으로 하는 것이 포맷인 것이다. 즉, 왠만하면 피하고 싶은 방법이 포맷이다.
그러나 포맷을 하고 나면 다시 시스템을 설치해야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은 깨끗하게 삭제된다. 즉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 단편소설집을 읽으면서 포맷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현 사회에 대한 깊은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러나 포맷 후에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확인 하기에는 어려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