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저 에버트 - 어둠 속에서 빛을 보다
로저 에버트 지음, 윤철희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4월
평점 :
<로저 에버트>
이 책은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한 영화평론가인 로저 에버트의 자서전이다.
* 퓰리처상 [─賞, Pulitzer Prize]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
이 책에는 로저에버트의 어린시절, 신문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에피소드부터 시작하여, 가족사와 아내이야기 그리고 비교적 최근의 갑상선암과 투병하는 이야기들이 연대기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갑상선암과 투병하면서 얼굴도 일그러지고, 먹지도 마시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된다. 그러나 로저에버트는 목소리를 잃고 나서도 집필등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고,
이 자서전도 그 이후에 집필된 것이다.
살다보면 만나는 사람들 중에 비상하게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당시 상황과 표정까지 생동감 있게 말하는 친구들(특히 초등학교친구들이 그렇다)을 만나면 참 신기한 생각까지 든다.
612페이지 짜리 자서전을 누가 쓸수 있을까?
이 책을 쓴 로저 에버트도 범인들과는 다른 비상한 기억력을 소유자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본문일부요약)
아버지가 말했다.
"그는 연설중에 발가락을 찔린 꼬마처럼 누껴진다고 말했다. 아프지만 자기는 울기에는 너무 크다고 말했단다."
아버지가 지지하던 스티븐슨이 대통령선거에서 아이젠하워에게 패한 후 한 마지막 연설을 듣고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런 대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그당시 에버트는 고작 10살이었다!
1) 그런 추억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2) 그리고 그것을 책으로 엮었 다는 것
금방금방 까먹는 나로서는 그런점이 참 부러운 점이었다.
자서전이라는 것은 어쩌면, 제3자보다는 자신에게 더 큰 의미가 되는 것 같다.
그런생각 때문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자서전을 쓰고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다.
제3자가 고증하여 써주는 평전이나 위인전처럼, 객관성은 비교적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자서전이라는 수단은 무엇보다도 진솔하게, 작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장 잘 묘사해 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로저 에버트의 자서전은 읽는 도중보다는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이 더 큰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간결하게 묘사하는 문체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1. 그러나 좀 읽다보면 해석이 아주 깔끔하지 않다는 생각은 하게된다
(번역자는 의도적으로 직역을 하는 듯이 보임)
2. 그리고 개그코드 또한 전형적인 아메리칸식 개그코드라, 전형적인 한국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떻겠는가?
이러쿵 저러쿵 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이 책은 자서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