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전대의 최고의 기업인 고 이병철회장이 생전에 질문했던 24가지 삶과 죽음. 그리고 신과 사후세계등에 대한 질문을 그 바탕으로 두고 있다.
고인이 통찰력이 있던 사람이었던 만큼 질문의 깊이와 핵심을 찌르는 단순함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당대의 지식인인 이어령선생님의 대답이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2021년 12월
2. 2019년 7월~10월
3. 2021년 5월: 코로나 팬데믹과 예수님의 얼굴
4. 스물네 개의 질문을 마치고
이어령선생님의 평소 성품이 드러나는듯 아주 심플하다. 편집자는 이어령선생님이 아니지만 아마도 편집과정에서 영향을 받았으리라
그런데 이게 만만치는 않다. 때로는 동문서답같고 때로는 우문현답과 같은 답변들..
해석이 마땅치 않아, 책을 덮고 여러번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내린 결론은 '아직 나는 죽음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할 때는 아닌가보다'였다. 그럼에도 좋은 독서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메멘토모리라는 책의 제목이 책을 덮고 나니 좀 와닿는 다고 할까?
또는 이렇게 서평을 쓰면서 머릿속이 정리된다고나 할까?
생각할 거리가 있는 책이다.
덧붙임
#1. 결혼식보다 장례식이 빈번했던 2021년을 지내고 보니, 멀게만 느껴지는 죽음이라는 것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온 것도 같다.
#2. 이어령선생의 삶은 보면, 신을 믿게되는 그 과정이 어느하나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오전에 TV프로그램에서 손양원목사의 삶을 보여주었는데,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사람을 양아들 삼고, 그 양아들의 아들이 또 목사가 되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하나님의 섭리와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본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
늘 그런 질문을 속으로 해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쁜 꿀벌은 슬픔을 모른다'는 속담처럼 죽음을 잊고 지내다가 불현듯 어느 한순간에 묵혀두었던 질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봐요. 아마 가장 가까운 형님이 돌아기신 것이 계기가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
과학이 덜 발달하면 무신론자가 되고, 오히려 더 발달하면 신의 존재를 느끼게 됩니다. 과학일 발달할수록 '어 신이 저알 존재하네 우리가 몰랐는데 이런 데까지 신의 손이 닿아 있네' 과학으로 신이 증명되는 간단한 예가 인터넷이에요.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리' 또는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지. 우리는 낭만적인 메멘토모리, 술 먹고 인생을 논하는 메멘토 모리쯤으로 죽음을 생각했잖아요.
이모털한 존재는 하나님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거지. 하나님 이외의 존재는 다 죽어. 그게 원죄야. 이게 모털인거지. 생명이라는 것은 다 죽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메멘토 모리를 다시 깨닫게 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