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 우리말 - 읽다 보면 문해력이 저절로 그래서 이런 OO이 생겼대요 시리즈
우리누리 지음, 송진욱 그림 / 길벗스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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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우리말) 을 를 읽었다. 

아이는 말 뜻을 풀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사자성어나 속담 풀이 책을 반복해서 보고 문제 내는 것도 즐긴다. 

요즘 문해력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내 경험으로도 결국 많이 제대로 읽어야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많이 해도 도움이 되겠지만 공부로 책을 읽는 건 재미가 없고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나 문장이 나오면 뜻을 찾아보는 게 좋다.

이 책은 중요 어휘나 관용어 등을 추려 유래부터 뜻까지 설명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는 네 가지 챕터로 나눴다. 

1장 역사와 문화가 담긴 우리말 

2장 사람이나 성격과 관련 있는 우리말 

3장 음식이나 자연과 관련있는 우리말 

4장 알고 쓰면 더 재미있는 우리말 


왼쪽은 네컷만화와 뜻풀이 오른쪽은 유래와 관련된 짧은 이야기가 나온다. 색감부터 그림체 등이 눈에 띄고, 초등3,4학년 수준에서 한 번에 보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시치미 부터 을씨년스럽다 , 어중이떠중이, 비지땀, 너스레, 보람 등 자주 쓰는 단어부터 생소한 단어까지 다양하고 실생활에 밀접한 단어들을 익힐 수 있다. ‘보람’이 본래 뜻은 다른 것과 구분하기 위한 ‘표시’ 였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아이 책을 읽으면 나도 새롭게 배우는 게 많다. 아이와 한동안 이 책으로 서로 문제 내는 것도 해봐야지. 초등 3,4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어휘력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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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지금의 안부 (스프링) - 당신의 한 주를 보듬는 친필 시화 달력
나태주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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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한 달 정도 남았다. 벌써 한 해가 가다니, 아쉬움과 함께 연말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할 시간. 반가운 선물을 만났다. 


나태주, 지금의 안부는 나태주 시인의 친필로 그리고 쓴 시화를 모아 만든 만년 달력 세트다. 필사할 수 있는 노트와 엽서, 달력 포스터, 스티커까지. 패키지가 알차다. 그래픽으로 그린 시화도 차분한 색감과 시와 잘 어울리고 오래 두고 보기 좋다. 미발표 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시인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거다. 


매일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와 그림을 하나씩 보고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고마운 이에게 이런 선물로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도 좋겠다. 

난 어머니께 선물하려고 한다. 나태주 시인도 좋아하시고 달력 보더니 잘 나왔다며 반가워 하셨다. 


달력을 하나씩 넘기다 보니, 한 해가 가는 게 아쉽지만 않다. 내년엔 좀 더 시와 친해지고 좋은 시도 눈에 담고 읽어야지 생각한다. 시와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선물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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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약제사 - 제11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90
박정완 지음, 현민경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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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완 시인의 동시집 <고양이 약제사>를 읽었다. 제1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아이를 키우며 동시를 다시 읽는다. 초등학교 이후로는 처음이니 30년 만이다. 

아이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지 보자마자 반가워하며 며칠 가방에 넣고 다니며 잘 읽었다. 

“엄마, 엄마. 이거 봐봐.”

이럴 때 부르는 엄마 소리는 반갑다. 

신기하고 재밌단다. 이 동시집에는 신기한 시가 나온다. 네모난 시. ‘로스코 아저씨가 옆집에 산다면’은 로스코의 그림처럼 중간에 글자를 네모난 모양으로 배열한다. 아이는 이런 시도 있구나 놀라워한다. 

‘도도새’에서는 도도 라는 단어가 도도새의 도도이자 건반을 누를 때 도도이다. 

아이는 피아노를 배우니까 이 시가 또 눈에 들어왔는지, 이렇게 중의적 의미로 쓰는 걸 재밌어한다. 


아이에게 일과를 물어보면 대답을 잘 안 하지만 이렇게 책을 사이에 두고 얘기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나중엔 얘기를 잘 안하는 날도 오겠지만 그때까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도 좋았다. 일상에서 퍼올린 시어지만 또 의미를 곱씹게 되고 여운이 깊다. 

짧은 시도 조금 긴 시도 각자 매력이 다르고, 재미도 있으며 우주나 과학적인 사실을 소재로 삼기도 하고 또 잘 안 쓰는 시어도 나와서 의외의 재미가 있다. 

비읍비읍 우는 새끼에게 삐읍삐읍 알려주는 직박구리도 독제사가 되지 않기 위해 약을 제대로 쓰려고 한다는 고양이 약제사도. 상상력도 돋보이지만 따뜻하고 세심하다. 


동시를 좋아하는 분들도, 좋은 동시집을 찾는 분들에게도 모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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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연대의 경제학 - 가부장제 체제의 부상과 쇠락, 이후의 새로운 질서
낸시 폴브레 지음, 윤자영 옮김 / 에디토리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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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연대의 경제학>은 돌봄 경제학 분야의 선구자인 낸시 폴브레의 신작이다. 코로나를 거치며 더욱 부각된 돌봄 노동과 재생산, 젠더 불평등 문제를 이론과 역사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돌봄과 연대는 경제학이란 말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그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돌봄 노동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다. 놀라운 건 그냥 다들 하는거다. 뭐가 힘들다고 그러냐 라고 치부하는 사회다. 10년 전인가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이런 말을 들었다. 남편과 싸웠는데 친구 남편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밖에서 열심히 일하며 돈 버니까, 너가 그 외에 아이 돌보고 집안 일하는 게 맞지 않냐.” 

더 화가 났던 건 그 말에 친구가 동조했다는 거다. 


저자는 이런 얘기가 틀렸다는 걸 책 전반에 걸쳐 주장한다. 서로를 돌보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돌봄과 연대는 필수라고. 그는 1부에서 그걸 뒷받침할 이론을 설명하고 2부에서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론과 근거를 펼쳐나간다. 그래서 1부가 2부보다 어렵다. 2년 정도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여러 수업을 듣고 페미니즘 책도 읽고 그래도 익숙한 학자 이름과 들어본 이론이 있어 차근 차근 읽어나갔다. 그 동안 읽었던 책들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페미니즘이나 돌봄 경제학 관련 책을 안 읽어봤다면 옮긴이 해제부터 읽고 2부 부터 읽는 걸 추천한다. 


교과서처럼 공부하듯 읽는 게 쉽진 않았지만 작가가 수렵시대부터 짚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가부장제의 흥망과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돌봄의 미래를 우리가 어떻게 그려나가야 하는지 다각도로 얘기하는게 좋았다. 하지만 그 역사는 또 여성이 얼마나 배제되었는가 다시 한 번 확인하는거라 속에 불이 나듯 화가 나기도 했다. 


주석과 찾아보기도 잘 나와 있고, 교차정치 경제학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니 세미나나 모임에서 같이 공부하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좋으면서도 부담인 게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진다는 거다. 또 읽고 싶은 책을 한 가득 체크해놓았다. 또 한 번 느낀다. 책 값은 얼마나 싼 건지. 이런 방대한 내용을 한 책에 담아냈다니. 작가가 얼마나 아는게 많고 또 그걸 얼마나 체계적으로 풀어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돌봄과 경제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우리의 돌봄 노동이 경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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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MBTI 테마소설집 1
정대건 외 지음 / 읻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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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를 소재로 여섯 명의 작가가 쓴 여섯 편의 단편집. 


난 MBTI를 신뢰하거나 좋아하진 않는다. 여기까지 쓰니 ‘당신은 인티제인가요?’라고 묻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대건 작가의 작품에서 이런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인티제는 MBTI를 믿지 않는다고. 그럼 난 답을 하지 않겠지. 역시 인티제인가? (사실 간이 검사는 I빼고 할 때마다 바뀐다. ) 


책을 읽기 전엔 MBTI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MBTI란게 작가의 말에도 나오지만 서로 알고 싶고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물어보고 맞춰보고 하는 거니까. 소설은 결국 인간, 인간 관계의 이야기니까 어울리는 소재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첫번 째 단편 ‘디나이얼 인티제’다. 정대건 작가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고 이 단편도 작가의 전작처럼 대화가 자연스럽고, 현실과 맞닿아있으며 자연스럽다. 마흔을 앞둔 영화감독 경민은 소개팅을 하고 은주를 만난다. 은주는 MBTI 신봉자. 몇 번 만나다가 여행을 떠나 그 곳에서 다투게 되고… 경민은 5년 전에 헤어진 유정의 연락을 받는다.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흘러가는 이야기는 경민의 웃음으로 끝이 난다. 우리는 서로 맞는 사람을 찾으려고 MBTI를 본다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 과연 그게 맞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것만으로 우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 마지막에 경민이 찾아본 꽃 이름처럼 비슷해 보여도 다 다른데. 그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말이다. 


표지부터 톡톡 뛰는 이 책은 작가 노트와 마지막 QnA까지 하나로 쭉 이어진 느낌이 맘에 들었다. 책을 많이 안 읽어본 친구에게도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가볍게 부담없이 읽고 싶은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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