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귀신이 와르릉와르릉 1 - 딱 하나만 들려주오 초승달문고 49
천효정 지음, 최미란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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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이 시리즈로 알려진 천효정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책 표지와 소개를 보자마자 아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보자마자 좋아하더니 재미있게 읽었다. 

1, 2권이 동시 출간되었고, 아이와 같이 딱 하나만 들려주오 라는 부제의 1권 을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먹고 자는 것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이야기 보따리에 갇혀있던 이야기 귀신을 만난다. 여섯 귀신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아이가 그 이야기를 고치는 구성이다. 원래 이야기는 원래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왔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전해왔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입말이 살아있어, 나도 모르게 소리내서 읽게 된다. 최미란 화가의 그림도 이야기와 찰떡이라, 1권에 있는 세 이야기를 푹 빠져 읽었다. 


모티브는 기존의 전래동화에서 따왔지만, 새로운 이야기이고 또 각자의 재미가 있어서 나도 주인공처럼 하나만 더 이야기 더 주세요! 라고 외치게 되는 책이다. 운이 없다던 돌을 좋아했던 사내에게 벌어지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잠만 자던 잠보 옆에서 자리 바꿔 자는 동물들의 그림과 이야기는 웃음도 나고 내 마음도 치유 받는 기분이다. 아이도 보고 나서 2권도 보고 싶다고 하니 조만간 2권도 이어서 읽어야겠다. 처음부터 1,2권을 장만해서 이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이야기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재미있게 본 책이라, 초등 저학년부터 추천하고 양육자나 선생님이 소리내서 읽어주기도 좋은 책이니 보다 많이 읽고 귀신들의 옛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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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간식집 - 겨울 간식 테마소설집
박연준 외 지음 / 읻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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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간식 테마소설집 <겨울간식집>을 읽었다. 겨울 간식이 나오는 6편의 단편이 나온다. 

단편 하나에 작가들의 후기까지 알차게 담겼다. 그러고보니 제철과일, 채소란 말이 있지만, 겨울은 간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날 붕어빵 하나 품고 있음 세상 부러울 게 없듯이, 날이 추워 따뜻하거나 맛있는 간식이 필요한게 아닐까. 


김성중 작가의 <귤락 혹은 귤실>에선 좋아하는 서점 동아서점이 언급되어 반가웠고, 정용준 작가의 <겨울 기도>에서 어머니가 가져온 문어를 밤새 다코야키를 만들어 고시텔 사람들과 나누고 어머니의 입으로 다코야키가 들어갈 때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예소연 작가의 <포토 메일>에서 희민과 내가 할머니의 병환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나온다. 그 과정은 포토 메일의 픽셀이 깨진것처럼 조금씩 균열을 일으킨다. 결국 그 균열은 이을 수 없을만큼 깨진다. 동생인 재하의 말, 내가 보낸 문자 등 섬세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따뜻한 무엇이라도 옆에 두고 읽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읽다가 뭔가를 만들거나 사러 갈지도 모르겠다. 겨울 간식을 먹듯 겨울날 하나씩 읽을 책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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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덜린 서한집 상응 5
프리드리히 횔덜린 지음, 장영태 옮김 / 읻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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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작가나 책을 읽을 때는 하나만이라도 느낀다는 마음가짐으로 읽는다. 모든 걸 다 이해하거나 알려고 할 때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작가의 인생에 초대받은 느낌이었다. 


프리디리히 횔덜린 은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괴테가 살았던 시절에 활동했던 작가라니. 당시에는 조명받지 못했으나, 20세기 초에 재조명 받아 독일 현대 시의 선구자로 재평가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횔덜린이 보낸 편지들을 묶은 책이다. 헤겔, 셸링, 실러, 괴테와 친구들, 가족에게 쓴 편지 백여통과 부록으로 여섯 통이 실렸다. 원래 편지들은 훨씬 많다고 한다. 


이 많은 편지들을 왜 썼을까 궁금해하며 읽었다. 읽다보니 그 시절엔 편지가 소식과 안부 필요한 것 요청, 지식과 의견을 나누기까지 많은 역할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두꺼운 책이라 천천히 읽어, 앞 뒤 이야기가 헷갈리거나 그 시대 문화에 대해 이해도 필요하나 주석도 있고, 기억 못해도 읽어나가는데 무리는 없었다. 


긴 시간 동안 쓴 편지라 점점 나이 먹어가며 바뀌는 말투, 때로는 진지하게 또는 동생에게 조언을 전하거나 필요한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편지만 봤는데도 저자와 친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부록에 실린 편지들은 마음 아팠다. 그는 반평생을 정신 착란으로 투병했다. 몇십년 동안 어머니는 한 번도 만나러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에게 편지를 짧게라도 쓰는 심정은 무엇일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아프기 전보다 훨씬 짧아진 글이 슬펐다. 꺼지는 촛불을 보는 기분이었다. 


독일 문학, 횔덜린 시인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그의 작품 시집과 소설도 같이 읽는다며 그의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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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
정영목 지음 / 소요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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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그림 단순한 사람 장욱진>은 정영목 서울대학교 서양학과 교수가 쓴 장욱진에 대한 글과 논문을 추려 묶은 책이다. 총 10편의 글이 장욱진의 삶과 그림을 조명한다. 사철제본 방식이라 쫙 펴고 글과 그림을 보기 좋았다. 


지난 10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장욱진 전시는 감동받을만큼 좋았다. 그림도 많았고 시대순으로 정리도 잘 되어 있었고 한 번에 보기도 벅찰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궁금한 점도 있었다. 먹그림이 친숙하지 않아 이 그림은 어딴 의미일지, 궁금했고, 불교의 영향을 받은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또,  새, 나무, 아이 등 자주 등장하는 소재의 이유도 궁금했다.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찾아갔다. 장욱진은 열일곱 나이에 병으로 몸이 약해져 6개월 정도 사찰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 이후로 평생 불교와 가까이 지냈다고 하니, 그림에 나온 불교의 영향을 받은 화풍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열다섯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막내에 대한 이야기와 가족이 등장하는 그림과도 연결된다. 저자는 장욱진 화가의 ‘진정성’을 내내 강조한다. 창작자는 자신의 진심을 담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장욱진은 삶이 그림에 담겨있었고, 평생 함께 했다. 


마지막 글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우리의 정서에 아우성 없이 소박하며 진솔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 정이 간다. 자꾸 보아도 싫지 않다.”

p.235


전시 내내 작은 그림을 계속 들여다 보니 나중엔 눈이 피곤하긴 해도 기분이 좋았다. 나도 아이 같이 순수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친근감. 편안함. 저자의 말대로 어떤 지식도 필요하지 않는 보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 그림. 이 책도 그렇다. 말간 표지가 자꾸 들여다보게 하는 것처럼 그림도 보다가 글도 읽다가 두고 두고 볼 수 있는 책. 전시를 보기전, 또는 보고 난 후, 아니면 화가를 더 알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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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알을 깨고 나올 때 - 우주부터 세포까지, 특별한 통합 과학 수업 우리학교 과학 읽는 시간
박재용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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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청소년 대상 책을 읽고 이만큼 살고도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닫는다. 성인을 위한 입문 책도 있지만 어떤 분야를 배우고 싶다면 청소년 책을 권한다. 왜냐하면 성인 대상 책이 오히려 알맹이가 없을 때가 많고, 청소년 책은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내용도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학이 알을 깨고 나올 때> 도 과학 역사를 이야기를 하듯 편한 문체로 쉽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다수의 책과 강연도 하고 있는 저자는 우주, 지구, 생물, 인간에 대한 질문 네 챕터로 나눠 우리가 우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생물을 어떻게 분류하고 과학이 어떻게  발전해는지 설명한다. 천동설, 지동설과 대륙의 이동, 진화론 등 여러 이론과 내용이 나오지만 머리 아프게 내용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만물의 영장이었던 인류가 평범한 하나의 존재가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모르는 얘기는 아니었다. 요즘 관심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인간 중심을 탈피하는 관점을 갖는 거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동물의 70%는 곤충이지만 우리가 주로 많이 본다고 생각하는 건, 포유 동물이다. 작가는 아무도 없는 숲 이라는 문장에도 의문을 표한다. 왜 아무도 없다고 하는가. 나무와 풀, 꽃, 미생물도 있는데… 이 문장에 무릎을 딱 쳤다. 우린 얼마나 인간 위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지구에는 수많은 생물이 다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다. 


과학사를 처음 한 번 훑기도 좋은 책이다. 인간 위주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 마지막에 우리는 아프리카 흑인에서 시작해 갈라졌다는 걸 과학적인 근거로 얘기하며 인종은 없고 인종 차별만 있다는 문장은 큰 울림을 준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도 과학사를 알고 우리의 인식을 넓혀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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