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독해 첫걸음 - 어른의 문해력 기초
정춘수 지음 / 부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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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웠고 (외웠지만 거의다 잊어버림..) 

중학교 때는 한문을 배웠다. 

배운 건 거의 잊었지만 그래도 부수가 어떤건지 짐작하고 기본 한자 정도는 읽는 수준이다. 


몇년 전 논어에 나온 문장을 보고 꽂혀서 읽겠노라며 큰 마음 먹고 해설본을 사기도 했는데 쉽지 않았다. 

한자와 한문은 다르고 막상 공부를 하자니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감이 안왔다. 


<한문 독해 첫걸음>은 오래 전부터 한문을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 알리고자 여러 권의 책을 쓴 정춘수 저자의 신작이다. 이전에 나온 <한번은 한문 공부> 는 예문이 어렵고 설명이 조금 부족했다며 좀 더 풀어쓴 책을 냈는데 바로 이 책이다. 


대표 예문은 68개, 예를 든 문장까지 합치면 300개가 넘는다. 그 문장 출처와 해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방법과 마지막 하나의 챕터에 정리한 요약본까지. 이런 책을 만나면 책값이 아깝지 않다. 가려 뽑은 문장도 얼마나 좋은지.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한문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교재이다. 


대표 예문 위주로 읽었는데 한 번 만으로는 이 책을 읽힐 수 없으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고 익히려고 한다. 

그 다음 책은 한 번은 한문 공부, 그리고 다른 책들도 쭉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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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7
고든 코먼 지음, 이철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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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친구의 좌충우돌 요새 지키기 작전! 


캐나다 청소년 문학의 거장 고든 코먼의 백 번째 작품.

각자 사정이 다른 다섯 친구들. 서로 친해보여도 말못할 고민과 비밀이 있는데… 그들은 폭풍우가 휩쓴 다음 날, 숲 속에서 오래 전에 만든 지하 벙커를 발견한다. 자신들만의 요새를 찾은 기쁨도 잠시, 이 비밀을 들킬 위험에 처하는데, 다섯 친구는 이 공간을 지킬 수 있을까? 


에반, 제이슨, 씨제이, 리키, 미첼 다섯 친구가 돌아가며 화자가 되어 자신의 상황과 때로는 비밀을 털어놓는 방식이라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부모의 이혼 소송으로 힘들어하고, 때로는 갑자기 전학 와서 적응해야 하고, 자녀를 돌보지 않은 부모도 있고. 양육자로서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고 그들이 퍼즐을 맞춰가듯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데 감동받았다. 


아이들에게 비밀 공간이란 매력적이다. 이런 구성이나 내용은 예전부터 반복되어 왔지만 항상 봐도 또 설레고 기대된다. 어렸을 때 난 항상 다락방을 꿈꿨다. 내 작은방이 있어도 갑갑하게 느껴서 다락방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잔뜩 넣어두고 힘들 때 가면 위로받고 쉴 곳이 필요했다. 


책에서 여러 장면이 기억나지만 다섯 친구가 안전 가옥에서 놀고 먹고 떠들던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그들의 비밀을 지켜준 곳이기도 하고, 소중한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비밀과 안전 가옥에서 일어나는 소동까지. 끝까지 눈길을 붙잡는 구성과 문장, 캐릭터까지 능숙하고 재밌었다. 역시 책을 백 권이나 쓰신 작가 답다. 미래인 출판사에서 다른 책들도 번역됐다. 찾아 읽어봐야겠다. 

모험을 좋아하고 항상 꿈꾸는 초등 고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지금 아이들에게도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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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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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선 아이들이 발견한 빛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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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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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은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을 표제작으로 세편의 단편이 담겨있는 책이다. ‘갈림길’ , ‘긴 하루,’ ‘잠이 오지 않는 밤,’ 세 단편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 길 위에 있다. 


갈림길에서 헤어져 각자 집으로 가는 아연과 유나(갈림길). 솔이 아빠를 찾아 먼 길을 떠나는 솔이와 나(긴 하루) .부모의 재혼으로 같이 살다가 이혼소송으로 떠났다 다시 돌아온  소라, 그런 소라에게 마술을 보여주는 은하. (잠이 오지 않는 밤)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안도하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생각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다행이야.’


혼자는 외롭지만 둘이라서 기댈 수 있고 용기를 갖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아이들. 세 작품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도와주지만 전적으로 모든 일을 다해주진 않는다. 그들이 부딪치고 때로는 오해도 하지만 결국 바라는 걸 스스로 해낸다. 아연이 유나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처럼, 불안하고 힘들어도 끝까지 솔이와 함께하는 나 처럼. 불안한 소라에게 배운 마술을 보여주는 은하처럼.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지만  환경과 사정은 다 다르기에 이렇게 책을 읽고 여러 아이들을 만나는 건 중요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아이들은 살면서 만날 여러 갈림길을 만난다. 그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고, 먼 길로 돌아가도 괜찮다는 것.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양육자 모두 용기를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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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 (알라딘 한정판 북커버 에디션) - 엘제 라스커 쉴러 시집
엘제 라스커 쉴러 지음, 배수아 옮김 / 아티초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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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아프지만 사랑으로 가득 찬 시집을 만나다 


<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는 독일 여성 시인 엘제 라스커 쉴러 시선집이다. 

외국시집을 읽는 것도 오랜만이지만 시인도 이번에 처음 접했다. 

지역 도서관에서 시 수업을 들으면서 시와 다시 친해지고 있다. 

그 동안에도 시를 안 읽은 건 아니지만 새로 시인을 찾아보거나 알아보는 노력을 하진 않았는데 요즘 새로운 시인을 알고 시세계를 아는 재미에 빠졌다. 


다 아는 얘기지만 책을 읽는 사람도 줄어들고 게다가 그 중에 시집을 읽는 사람들은 더 없고, 외국시라면 더 없을 거다. 시집 옮긴이 말에서도 배수아 작가의 고민이 보인다. 


번역시를 읽는 의미는 무엇일까.


마침  이 시집과 함께 은유 작가의 시번역가들의 인터뷰집 #우리는순수한것을생각했다 를 읽었다. 그 책에도 시와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해서 읽는 내내 행복했다. 

번역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읽으며 번역시를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시집을 읽으며 외롭고 막막했지만 그래도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랑과 기쁨도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나 비유도 나오고 실제 인물들에 대한 시도 있다. 


배경을 알고 보는 것도 좋겠지만 난 모르고 보는 걸 좋아하고, 시를 쭉 다 읽은 다음에 옮긴이 말, 시인의 생애를 읽으며 또 다시 시를 읽으니 다른 감동과 좀 더 시인의 삶을 통해 이해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모르고 보는 것도 시이고, 꼭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게 시의 매력이다. 


어렸을 땐 나도 원서를 읽고 싶고 그 실력이 안되는게 아쉽고 부끄러울 때도 있었지만 요즘 생각이 달라졌다. 


난 한국시도 읽고, 번역시도 읽을 수 있어. 


이 시집도 그렇다. 원어로 읽는 독자들이 느끼는 재미도 있겠지만 번역시로 읽는 나의 감동은 또 다르고. 

번역이란 정답이 없으니까. 


어두운 밤, 쓸쓸해질 때 이 시집을 찾아 읽을 거다. 시인에게는 닿지 않아도 당신의 언어가 남아 여기 나를 위로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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