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정옥희 지음, 강한 그림 / 엘도라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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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발레를 대학가서 처음 봤다. 학교 무용과 공연이었는데 백조의 호수인걸로 기억한다. 그때 아름답다는 단순한 말로 얘기하기 아쉬울 만큼 인상적이었는데 그 공연 이후로 발레를 보진 못했다. 책도 영화도 대중음악 공연도 좋아하는게 많으니 다른 공연은 뒷전이 되었으나 그때 공연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 책은 무용을 전공하고 지금은 무용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무용을 배우고 연구하며 겪고 느낀 점을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다. 


표지와 내지에도 내용과 관련된 일러스트도 예쁜데 책은 발레의 외형만이 아니라 내면까지 담아내고 있다. 우아하게 헤엄치는 백조가 아름답지만 물 밑에선 끝없이 움직이는 것처럼 아름다운 공연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또한, 발레에 대한 편견이나 발레가 고전무용으로 갖고 있는 아쉬운 점도 지적하며 발레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보통 발레는 특정 계층이 보고 즐긴다고 생각하고 전공도 부유한 집에서 가능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가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고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 어떤 분야든지 겉만 봐서 모르는 게 있을텐데 이 책은 발레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여러 지점을 잘 짚어줘서 좋았다. 


발레나 춤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어서 저자의 전작인 #이춤의운명은 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12개의 무용작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발레를 모르더라도 어떤 일을 십몇년 이상 사람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이라 누구든지 쉽게 읽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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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더운 우리 집
공선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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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작가의 산문집. 작가는 1963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1991년 등단하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 이번 산문집은 세 개의 챕터로 나눠, 작가가 지금까지 살아온 집에 대한 이야기와 땅을 사고 집을 짓게 된 이야기, 마지막은 살면서 만나온 이웃과, 가족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2000년 이후 작가를 알게 돼, 7년 정도는 나온 작품을 거의 다 볼 정도로 좋아했다. 

공선옥 작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단어가 있는데, 사투리, 모성애, 가난, 삶 등이 있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주로 여성이고 그들이 고난을 겪으며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가 된다. 


나도 아이를 키우며 잠시 잊고 있던 작가를 만나게 돼서 우선 반가웠다. 

소설에 작가의 삶이 반영됐다는 건 짐작했으나 산문집을 통해 상상했던 것 보다 작가는 어렵게 살았고 공장 등을 전전했으나 결국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버지가 집을 잘못 지어 부엌에 물이 고이는데 매일 새벽에 일어나 아궁이에 고인 물을 퍼서 버리며 책을 읽던 모습이었다. 작가의 삶도 그러지 않았을까. 살 만하면 터지는 사건에 주저앉더라도 끝없이 물을 퍼내며 살아갔으리라. 


산문집을 통해 작가의 최근작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이전에도 좋은 작가들이 있었고 공선옥 작가도 그 중 하나다. 어쩌면 작가의 소설 속에 나오는 여성들이 우리나라 대부분 여성의 모습이 아닐지. 산문집에서 소설의 원형을 만나고 작가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집과 7,80년대 여성의 삶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의미있는 책이었다. 


공선옥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 뿐만 아니라, 땅에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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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 늙은 아버지와 사는 집, 개정판
심우도 지음 / 심우도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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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책은 울지 않고 독자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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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 문학의 즐거움 61
잠자 지음, 박지윤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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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사귀기 어려운 어린이가 본다면 더 공감할 책.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친구 만들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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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창비 노랫말 그림책
김민기 지음, 정진호 그림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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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언덕에..”

많은 사람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작은 연못’

70년대 암울한 시대를 보여준 민중가요가 

정진호 작가의 그림과 만나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나는 <작은 연못>은 열어섯쯤인가 우연히 ‘봉우리’를 듣고 

다른 노래들도 찾아듣다 알게 되었다. 

노래가 좋다고 단순히 생각하다 가사를 곱씹고

그 의미를 알게 되고 먹먹했던 기억이 있다.

이 노래를 메인테마로 노근리 학살 사건을 다룬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다. 

극장에서 보고 한없이 눈물이 났던 기억도 난다. 

그만큼 <작은 연못>은 지난 40년 간 민중의 아픔을 대변하는 노래였다.  


정진호 작가는 70년대 민중 투쟁 등을 대변한 작은 연못’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다. 

이 책은 가사가 1절, 2절로 나뉘는 것처럼

본래 노랫말을 그대로 옮긴 그림이

제목 전에 나오고 

제목이 나오고 나서는 재해석한 내용이 나온다. 

회색빛 하늘 쓰레기로 가득찬 도시. 

우리는 맑은 지구라는 연못을 잃어가고 있고. 

다시 그 작은 연못을 찾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단순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분명히 대비되는 색과 

작가의 재해석이 만나 <작은 연못>이 이 시대에도 깨끗한 지구,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자는 의미를 갖게 된다. 


창비에서는 노랫말로 만든 그림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세대를 이어 노랫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노래가 멋진 그림책으로 만들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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