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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더운 우리 집
공선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평점 :
공선옥 작가의 산문집. 작가는 1963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1991년 등단하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 이번 산문집은 세 개의 챕터로 나눠, 작가가 지금까지 살아온 집에 대한 이야기와 땅을 사고 집을 짓게 된 이야기, 마지막은 살면서 만나온 이웃과, 가족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2000년 이후 작가를 알게 돼, 7년 정도는 나온 작품을 거의 다 볼 정도로 좋아했다.
공선옥 작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단어가 있는데, 사투리, 모성애, 가난, 삶 등이 있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주로 여성이고 그들이 고난을 겪으며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가 된다.
나도 아이를 키우며 잠시 잊고 있던 작가를 만나게 돼서 우선 반가웠다.
소설에 작가의 삶이 반영됐다는 건 짐작했으나 산문집을 통해 상상했던 것 보다 작가는 어렵게 살았고 공장 등을 전전했으나 결국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걸 알았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버지가 집을 잘못 지어 부엌에 물이 고이는데 매일 새벽에 일어나 아궁이에 고인 물을 퍼서 버리며 책을 읽던 모습이었다. 작가의 삶도 그러지 않았을까. 살 만하면 터지는 사건에 주저앉더라도 끝없이 물을 퍼내며 살아갔으리라.
산문집을 통해 작가의 최근작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이전에도 좋은 작가들이 있었고 공선옥 작가도 그 중 하나다. 어쩌면 작가의 소설 속에 나오는 여성들이 우리나라 대부분 여성의 모습이 아닐지. 산문집에서 소설의 원형을 만나고 작가의 삶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집과 7,80년대 여성의 삶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의미있는 책이었다.
공선옥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 뿐만 아니라, 이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