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자들 - 친절하고 가혹한 저스트YA 10
이선주 지음 / 책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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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할머니가 사는 지역으로 전학 온 정아. 

정아는 글쓰기 동아리 수업에서 재미로 하윰과 자신의 글을 바꿔서 발표한다. 

그 후에 글짓기 대회에 참여한 하윰은 정아가 쓴 글에 착안해 글을 쓰고 제출한 글은 상을 받고 정아도 그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이 일은 정아와 하윰과 학교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기유라의 귀에 들어가고, 정아가 이전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문제가 되며 일이 점점 커진다. 정아와 하윰은 오해를 과연 풀 수 있을까? 이들을 심판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맹탐정 고민 상담소로 이선주 작가를 알고 신간과 구간까지 꾸준히 읽고 있다. 이번 신간도 기다렸고 궁금했다. 제목만 보면 고전 소설 같지만 표지에서 무언가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그들은 휴대폰을 들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든다. 


<심판자들>은 청소년 소설로 악인을 정하지 않고 모든 캐릭터를 잘 살려 누구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작가의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하윰(이름은 하유미지만 아이들이 부르는 별명) 이 정아의 글이 부럽고 순간적으로 베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쫄보라 사람이라 살면서 그런 건 시도도 안하고 아예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지만… 하윰이 상을 받고 어떻게든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정아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용기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단순히 표절 문제만을 말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어떤 사람이나 사건이 구설수에 올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가 과연 맘대로 판단할 수 있나?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물어본다. 후반부로 갈수록 유라가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 세계에 갇히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유라를 그렇게 만든 건 기성세대다. 어른들이 시기 질투하고, 무엇이든 유명해지면 된다고 서로를 짓밟는 모습을 보고 배웠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부서진 세계를 보며, 난 어디를 보며 사는지, 아이들에게 대체 어떤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지 되물어보았다.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다. 어른과 아이들이 심판자가 아닌, 서로를 지켜보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알려주고 또 응원하는 공감자들 이 될 수 있길. 나부터 그러리라 뻔하지만 소중한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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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 꼭 찍어야 돼요? - 국어 잘하는 문장 부호 활용법 슬기사전 8
김민영 지음, 지은 그림, 이수연 감수 / 사계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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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전 학년을 위한 실용학습 시리즈 슬기 사전 시리즈에서 신간이 나왔다. 

슬기 사전 시리즈 중에 4 권 정도 읽었고 책이 다 좋아서 이 신간도 기대했고, 또 오랜 인스타 친구인 민영님이 쓴 책이라 더욱 궁금했다. 


<마침표 꼭 찍어야 돼요?>는 문장 부호를 알아보고 언제 쓰는지, 그림과 예문을 활용해 설명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는 보자마자 궁금해하더니 바로 쭉 읽었다. 가장 재밌었던 건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기호 이모티콘에 대한 챕터라고 했다. 요즘 온라인을 떼어놓고 생활할 수 없으니, 이런 내용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아직 카톡도 안해서 잘 모르지만 이모티콘으로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게 재밌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전교생이 다 참여하는 글짓기 대회가 많았고, 원고지에 숙제를 쓰는 경우도 많아서 원고지 사용법과 문장 부호 사용법을 익혔는데, 요즘 아이들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대회를 참여하지 않고 또 숙제도 많지 않아서 문장 부호를 배워도 활용하는 경우가 적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사용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이런 문장부호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니 궁금할 때마다 들춰본다면 충분히 문장부호법을 익힐 수 있을 거다. 


온라인에서 책을 구입하면 문장 부호 카드 세트를 받을 수 있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아이와 물어보고 답하며 익힐 수 있으니, 꼭 활용해보길 바란다. 다음엔 카드도 좋지만 잃어버릴 수 있으니 책의 별책 부록이나 같이 보관할 수 있는 노트나 책자 형식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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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문학 선집 세트 - 전7권 한국 여성문학 선집
여성문학사연구모임 외 엮음 / 민음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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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은 나올 계획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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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업 캐피털리즘 - 시장급진주의자가 꿈꾸는 민주주의 없는 세계 Philos 시리즈 30
퀸 슬로보디언 지음, 김승우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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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퀼 슬로보디언의 신간 <크랙업 캐털리즘>을 읽었다. 이 책은 제목의 뜻 부터 파악하고 들어가야 한다. 

크랙업 캐피털리즘 이란 시장급진주의자들이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오직 시장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여러 ‘구역’의 건설을 시도한다. 그들은 국가를 부정하지 않고 세계에 ‘구역’이라는 ‘구멍’을 뚫어서 국가 질서에 균열을 가져온다. 그게 바로 크랙업 캐피털리즘 이다. 


생소한 개념이라 어려운 책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읽어보니 홍콩, 싱가포르 등 작가가 주장하는 각각의 구역의 예를 역사적인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서 어렵진 않았다. 그 나라나 지역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던 사실들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작가가 말하는 구역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또 어떤 점이 문제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송도나 북한의 경제 구역도 예로 들고 있다. 우리가 자유 시장을 추구하고 그것이 겉으로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자유도 없고,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한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있는 ‘구역’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번역자의 글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추진했고 이를 위해 해외 자본에 맞춤 임금이 낮은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는 공간을 제공했다. 


옛날보다 우리나라도 형편이 나아지고 선진국이라고는 하나 노동시장에서 여러 문제는 계속 나오고 있고 저자가 주장한 시장급진주의자들이 전세계적으로 구역을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발전만 볼 게 아니라 그 이면을 계속 파헤치고 제대로 봐야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운다. 


자본, 시장, 신자유주의 관련해서 관심있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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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하승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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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피부는 파랗고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소설 <멜라닌>의 첫 문장이다. 


시작부터 모든 걸 다 말하고 시작하는 듯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독자에게 재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준다. 

공장 노동자의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은 파란 피부로 태어났다. 이책의 세계에서는 블루 멜라닌이란 병으로 불린다. 여러 추측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건 없다. 

아버지는 미국에 사는 사촌이  사는 지역으로 이민을 가자하고 어머니는 반대한다. 

그때 외할머니가 위독하단 소식에 어머니와 동생은 베트남에 들렀다 오기로 하고 아버지와 재일만 미국으로 떠난다. 엄마가 비자 만료 때까지 오지 않으면서 아버지와 재일만 둘이 같이 사는 미국 생활이 시작된다. 


재일이가 사는 시대는 우리와 같기 때문에 최근 굵직한 사건들도 소설에 등장한다. 박근혜 탄핵부터 대통령 선거 코로나19까지. 한국의 여러 일들도 나오고, 미국에서 그 시기 일어났던 사건들도 언급된다. 

재일은 초반엔 조용히 지내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파란 피부인 클로이 등 친구 몇 명과 가까워진다. 

인종 차별과 괴롭힘.. 사건들도 이어지고 그 사이에서 재일이는 성장한다. 


과거나 현재나 항상 소외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점을 작가가 불루 멜라닌이란 파란 피부를 가진 재일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재일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과 사건들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장애인, 이민자, 성소수자 등 소수자를 어떻게 대해왔는지 생각하고 돌아보는데 이 소설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만으로 세상이 바뀌진 않지만 우리가 계속 이들을 얘기하고 알려야, 지워지지 않고 우리와 같이 살아갈테니까. 


 호흡도 빠르고, 인물들이 다큐처럼 그려져서 흡입력있다. 청소년 부터 충분히 읽을 수 있고, 또 현대사와 접목해 생각해볼 질문도 던지는 소설이다. 이 세상에 재일이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또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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