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와 키키 - 어수룩한 멍멍이 토비와 냉소적인 야옹이 키키의 시골 일일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박라희(스텔라박) 그림, 이세진 옮김 / 빛소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비와 키키>는 콜레트가 자신의 이름으로 처음 발표한 책이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모델로 삼아 책을 썼다고 한다. 


콜레트는 2019년에 개봉한 키이나 나이틀리 주연의 동명의 전기 영화로 처음 알았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콜레트는 처음부터 자기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지 못했고, 남편의 이름으로 발표해서 그 영광은 처음엔 남편의 몫이었다. <토비와 키키>는 자신이 키운 강아지 고양이를 모델로 강아지 고양이의 대화로 주로 이뤄지는 소품들을 모았다. 


번역본에는 박라희 작가의 따뜻하고 귀여운 그림으로 토비와 키키, 그리고 두 주인을 표현했다. 옛스런 문장과 혼자 길게 얘기할 때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을 그림을 보면서 이해하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글만 읽어도 작가가 이 동물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껴진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오래 보지 않으면 모를 습관과 관찰해서 알 수 있는 행동들이 담겼다. 


초반엔 귀엽게만 보다가 이들이 또 인간들을 보면서 느끼는 말에 찔리기도 하고, 또 자신의 삶을 얘기하는 게 짠한 구석도 있다. 줄거리가 분명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가볍게 한 편씩 읽을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진 않지만 가끔 이들은 무슨 생각일까 궁금하기도 한데 작가는 동물들을 보며 이런 상상을 했구나 싶어 재밌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자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또 우화나, 동물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판자들 - 친절하고 가혹한 저스트YA 10
이선주 지음 / 책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할머니가 사는 지역으로 전학 온 정아. 

정아는 글쓰기 동아리 수업에서 재미로 하윰과 자신의 글을 바꿔서 발표한다. 

그 후에 글짓기 대회에 참여한 하윰은 정아가 쓴 글에 착안해 글을 쓰고 제출한 글은 상을 받고 정아도 그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이 일은 정아와 하윰과 학교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기유라의 귀에 들어가고, 정아가 이전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문제가 되며 일이 점점 커진다. 정아와 하윰은 오해를 과연 풀 수 있을까? 이들을 심판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맹탐정 고민 상담소로 이선주 작가를 알고 신간과 구간까지 꾸준히 읽고 있다. 이번 신간도 기다렸고 궁금했다. 제목만 보면 고전 소설 같지만 표지에서 무언가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그들은 휴대폰을 들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든다. 


<심판자들>은 청소년 소설로 악인을 정하지 않고 모든 캐릭터를 잘 살려 누구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작가의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하윰(이름은 하유미지만 아이들이 부르는 별명) 이 정아의 글이 부럽고 순간적으로 베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쫄보라 사람이라 살면서 그런 건 시도도 안하고 아예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지만… 하윰이 상을 받고 어떻게든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정아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용기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단순히 표절 문제만을 말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어떤 사람이나 사건이 구설수에 올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가 과연 맘대로 판단할 수 있나?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물어본다. 후반부로 갈수록 유라가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 세계에 갇히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유라를 그렇게 만든 건 기성세대다. 어른들이 시기 질투하고, 무엇이든 유명해지면 된다고 서로를 짓밟는 모습을 보고 배웠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부서진 세계를 보며, 난 어디를 보며 사는지, 아이들에게 대체 어떤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지 되물어보았다.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다. 어른과 아이들이 심판자가 아닌, 서로를 지켜보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알려주고 또 응원하는 공감자들 이 될 수 있길. 나부터 그러리라 뻔하지만 소중한 다짐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침표 꼭 찍어야 돼요? - 국어 잘하는 문장 부호 활용법 슬기사전 8
김민영 지음, 지은 그림, 이수연 감수 / 사계절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전 학년을 위한 실용학습 시리즈 슬기 사전 시리즈에서 신간이 나왔다. 

슬기 사전 시리즈 중에 4 권 정도 읽었고 책이 다 좋아서 이 신간도 기대했고, 또 오랜 인스타 친구인 민영님이 쓴 책이라 더욱 궁금했다. 


<마침표 꼭 찍어야 돼요?>는 문장 부호를 알아보고 언제 쓰는지, 그림과 예문을 활용해 설명한다.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는 보자마자 궁금해하더니 바로 쭉 읽었다. 가장 재밌었던 건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기호 이모티콘에 대한 챕터라고 했다. 요즘 온라인을 떼어놓고 생활할 수 없으니, 이런 내용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아직 카톡도 안해서 잘 모르지만 이모티콘으로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게 재밌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전교생이 다 참여하는 글짓기 대회가 많았고, 원고지에 숙제를 쓰는 경우도 많아서 원고지 사용법과 문장 부호 사용법을 익혔는데, 요즘 아이들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대회를 참여하지 않고 또 숙제도 많지 않아서 문장 부호를 배워도 활용하는 경우가 적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사용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이런 문장부호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니 궁금할 때마다 들춰본다면 충분히 문장부호법을 익힐 수 있을 거다. 


온라인에서 책을 구입하면 문장 부호 카드 세트를 받을 수 있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아이와 물어보고 답하며 익힐 수 있으니, 꼭 활용해보길 바란다. 다음엔 카드도 좋지만 잃어버릴 수 있으니 책의 별책 부록이나 같이 보관할 수 있는 노트나 책자 형식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여성문학 선집 세트 - 전7권 한국 여성문학 선집
여성문학사연구모임 엮음 / 민음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자책은 나올 계획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랙업 캐피털리즘 - 시장급진주의자가 꿈꾸는 민주주의 없는 세계 Philos 시리즈 30
퀸 슬로보디언 지음, 김승우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학자 퀼 슬로보디언의 신간 <크랙업 캐털리즘>을 읽었다. 이 책은 제목의 뜻 부터 파악하고 들어가야 한다. 

크랙업 캐피털리즘 이란 시장급진주의자들이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오직 시장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여러 ‘구역’의 건설을 시도한다. 그들은 국가를 부정하지 않고 세계에 ‘구역’이라는 ‘구멍’을 뚫어서 국가 질서에 균열을 가져온다. 그게 바로 크랙업 캐피털리즘 이다. 


생소한 개념이라 어려운 책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읽어보니 홍콩, 싱가포르 등 작가가 주장하는 각각의 구역의 예를 역사적인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서 어렵진 않았다. 그 나라나 지역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던 사실들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작가가 말하는 구역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또 어떤 점이 문제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송도나 북한의 경제 구역도 예로 들고 있다. 우리가 자유 시장을 추구하고 그것이 겉으로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자유도 없고,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한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있는 ‘구역’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번역자의 글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추진했고 이를 위해 해외 자본에 맞춤 임금이 낮은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는 공간을 제공했다. 


옛날보다 우리나라도 형편이 나아지고 선진국이라고는 하나 노동시장에서 여러 문제는 계속 나오고 있고 저자가 주장한 시장급진주의자들이 전세계적으로 구역을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발전만 볼 게 아니라 그 이면을 계속 파헤치고 제대로 봐야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운다. 


자본, 시장, 신자유주의 관련해서 관심있는 독자라면 재미있게 볼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