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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자들 - 친절하고 가혹한 ㅣ 저스트YA 10
이선주 지음 / 책폴 / 2024년 9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929/pimg_7375871784447372.jpeg)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할머니가 사는 지역으로 전학 온 정아.
정아는 글쓰기 동아리 수업에서 재미로 하윰과 자신의 글을 바꿔서 발표한다.
그 후에 글짓기 대회에 참여한 하윰은 정아가 쓴 글에 착안해 글을 쓰고 제출한 글은 상을 받고 정아도 그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이 일은 정아와 하윰과 학교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기유라의 귀에 들어가고, 정아가 이전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문제가 되며 일이 점점 커진다. 정아와 하윰은 오해를 과연 풀 수 있을까? 이들을 심판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맹탐정 고민 상담소로 이선주 작가를 알고 신간과 구간까지 꾸준히 읽고 있다. 이번 신간도 기다렸고 궁금했다. 제목만 보면 고전 소설 같지만 표지에서 무언가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그들은 휴대폰을 들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든다.
<심판자들>은 청소년 소설로 악인을 정하지 않고 모든 캐릭터를 잘 살려 누구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작가의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하윰(이름은 하유미지만 아이들이 부르는 별명) 이 정아의 글이 부럽고 순간적으로 베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쫄보라 사람이라 살면서 그런 건 시도도 안하고 아예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지만… 하윰이 상을 받고 어떻게든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정아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용기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단순히 표절 문제만을 말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어떤 사람이나 사건이 구설수에 올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가 과연 맘대로 판단할 수 있나?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물어본다. 후반부로 갈수록 유라가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 세계에 갇히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유라를 그렇게 만든 건 기성세대다. 어른들이 시기 질투하고, 무엇이든 유명해지면 된다고 서로를 짓밟는 모습을 보고 배웠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부서진 세계를 보며, 난 어디를 보며 사는지, 아이들에게 대체 어떤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지 되물어보았다.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다. 어른과 아이들이 심판자가 아닌, 서로를 지켜보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알려주고 또 응원하는 공감자들 이 될 수 있길. 나부터 그러리라 뻔하지만 소중한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