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방정식 살인방정식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한희선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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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야츠지 유키토의 <살인방정식>을 읽었습니다. 아야츠지의 작품은 워낙 오랜만이고 아스카이라는 쌍둥이 형제 탐정의 활약이 돋보여 매우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천문학자가 꿈이었지만 한 여인과의 결혼을 위해 형사가 되었고 지금도 시체 보기에는 익숙하지 못한 동생, 그리고 철학자(지만 사실은 졸업도 계속 미루고 있는 백수 대학생)인 형, 둘 다 이름은 교지만 한자가 다르지요. 아야츠지의 설정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조금 비현실적인 듯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어느 날 신흥 종교 교주가 기차에서 시체로 발견되자 그 남편이 교주 직을 물려받습니다. 그러나 그 남편 또한 토막난 시체로 발견됩니다. 동생이 형사인 만큼 먼저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되지만 사건 관계자 중 한 명이 형의 옛 연인이라 형까지 그 사건에 뛰어들게 되죠. 쌍둥이이란 점을 이용해 형이 동생의 행세를 하며 사건을 조사하러 다니기도 합니다.

 감상을 간단히 말하면, 재미있다입니다. 신본격 작품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도 마음에 들었으며 간만에 보는 대규모의 트릭도 볼만했고 쌍둥이 형제의 활약도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범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밝히는 대목이 앞서 나온 복선(스포일러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이 한국에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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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권일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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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저택섬>입니다.

내용 자체는 그리 새롭지 않습니다. 천재 건축가인 주온지 가즈오미가 섬에 세운 자신의 육각형 저택에서 죽은 뒤 반 년 후, 사건 관계자가 그 부인의 초대로 섬에 다시 오게 되지만 가즈오미의 아들들과 주변 인물 사이에서는 재산을 비롯한 여러 문제로 갈등이 생기고, 고립된 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수사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부함을 작가는 캐릭터로 극복하였습니다. 말괄량이이고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데다 술을 좋아하는 여탐정인 고바야카와 사키, 그리고 어벙한 형사인 소마 다카유키라는 두 중요 인물을 통하여 이야기를 진행해 나갑니다. 말괄량이 탐정 역시 추리소설에서는 그리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지만 사키는 매우 인상에 남는 탐정이군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결말에 있습니다. 범인이 잡힌 후 가즈오미의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 저택 자체가 당시 일본 사회에 대한 하나의 풍자이자 비판이 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감탄을 금할 수 없더군요,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줄이겠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 작품 전체를 '유머 미스터리'라 하였는데 솔직히 제가 보기에는 그리 인상에 남는 유머 미스터리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유머 미스터리나 코지 미스터리를 그리 많이 본 편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단지 범인 잡으러 간 소마 형사를 범인인 줄 알고 내려치는 사키 등은 그리 웃기지 않았습니다. 조금 억지 웃음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이 형사와 탐정이라는 콤비 캐릭터의 활약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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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흥신소 사건일지
박치형 지음 / 푸른여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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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지만 보기 드문 코믹 추리소설입니다. 한국의 사립탐정이라 할 수 있는 흥신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전직 형사로 ‘행운 흥신소’라는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에게 솔직히 별다른 ‘행운’은 없습니다. 작은 건물에 있는 낡은 사무실 하나에 하는 일은 불륜 추적이고 그나마 의뢰인도 거의 없어 사무실은 한가하기만 합니다. 직원은 본명도 거의 언급되지 않은 ‘얼음공주’라는 비서 한 명뿐으로, 그녀는 고용주에게 반말을 남발하며 돈 벌지 못하는 남편을 구박하는 아내와도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주인공은 그녀에게 불만이 많지만 밀린 임금 때문에 해고도 하지 못하고 있죠.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실종된 남편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옵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의뢰인의 미모에 반해 사건을 맡게 됩니다(얼음공주는 요금을 철저히 계산하여 받아냅니다).

실종된 남편의 직장을 둘러보다가 그가 부인에게도 숨긴 채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수사에 박차를 가하다가 그 뒤에 사실 큰 음모가 도사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다 본 후의 소감,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중간의 유머나 주인공의 독백도 좋았고, 주인공은 물론 얼음공주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들더군요. 수사해 나가는 과정도 아주 생생히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단지 사건을 해결하는 증거가 좀 빈약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 목격자와 범인을 대면시키든지 했다면 더욱 확실히 증거를 잡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이 작품이 시리즈물로 계속 나오면 좋겠습니다. 주인공과 얼음공주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궁금하기도 하니까요. 둘이 함께 활약하는 이야기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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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원맨쇼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2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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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롯의 제왕’이라 불리는, 영국 추리문학의 거장 중 한 명인 피터 러브시, 그리고 그가 만든 캐릭터 중 최고라 불리는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2탄입니다. 1탄인 <마지막 형사>는 오래 전에 번역된 적이 있지만 2탄은 이번이 처음이군요.

 

 상사와의 불화로 인하여 경찰에서 퇴직한 다이아몬드는 런던으로 이주한 후 백화점의 야간 경비원 일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한밤중에 그 백화점 한복판에서 일본인 여자 아이가 몰래 숨어드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는 다시 실업자가 됩니다. 계속 집에서 익숙지 않은 솜씨로 가사를 돕던 다이아몬드는 그 일본인 소녀의 정체가 궁금해져 결국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하여 나서게 됩니다.

 한편, 미국의 유명한 제약회사 사장 매니 플렉스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아들 데이비드를 현지에 파견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화재보다도 매니 자신이 얼마 전에 선고받은 불치병이었습니다. 매니는 결국 사장 자리는 데이비드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투신하고 맙니다.

 다이아몬드는 자폐증 걸린 소녀를 찾아가 소통을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면서 조금씩 성과를 거둬 가지만, 얼마 후 한 묘령의 여인이 나타나 소녀를 데려가게 되고 다이아몬드는 뭔가 일이 있음을 직감하고 그녀들의 뒤를 쫓지요. 다이아몬드는 그 소녀와 가족들의 뒤를 쫓아 뉴욕, 도쿄까지 가며 수사를 하다가 이 모든 사건이 플렉스너의 제약 회사에서 개발한 신약 및 회사의 주가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다이아몬드 시리즈 중 최대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작품인만큼 각종 위기를 겪어 가면서 런던, 뉴욕, 도쿄를 오가는 다이아몬드의 활약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제약 회사와 다이아몬드의 시점을 교차하다가 막판에 하나로 이어지는 구성도 좋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다이아몬드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아주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퇴직한 경찰, 그것도 중년 남자가 일자리 얻고자 고군분투하고, 집에서 서툰 솜씨로 가사를 돕는 등 자상한 남편으로서의 모습에서,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소녀를 돕기 위하여 미국, 일본에까지 달려가는 정의감 강한 모습 등 다이아몬드의 다양한 매력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단점은 왜 굳이 일본인 소녀라는 캐릭터를 내세웠는지, 소녀가 왜 그 백화점에 있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그리 납득할 만큼 되지 않더군요, 별다른 반전도 없는 편이었고요.

 피터 러브시라는 작가에게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3, 4권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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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유키 쇼지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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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제목으로 보아 서양 첩보물 같지만 엄연히 일본 첩보물이고 배경은 월남전 당시의 베트남(후기에 보면 이 작품의 집필 시기는 1962년입니다>입니다.

 

 주인공 사카모토는 자신의 전임자이자 친구를 찾기 위해 남베트남 사이공의 현지 지사에 부임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이공은 혼란에 빠져 있었죠, 베트콩들이 중요 인사 납치 및 살인을 공공연하게 벌이는데다가 남베트남 내에서도 반정부 세력이 워낙 커서 베트남 정부로서도 큰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사카모토는 친구를 찾아다니다가 한 남자에게 미행을 당하게 되고, 그 남자를 찾으려는 순간 그 남자는 총에 맞게 되고 “고메스의 이름은?”이라는 말만 남깁니다. 사카모토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일과 관련되었음을 알게 되고 자체 조사에 나서지만 사건은 계속되고, 사카모토는 결국 자신의 이웃집 사람들까지도 의심하게 됩니다.

 

 전문 첩보원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 베트남 내부에서의 간첩 활동에 끼어들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주인공에게 공감할 수 있으며 주변에 믿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주인공의 심리가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정말 가독력이 좋고 무엇보다도 월남전 당시의 베트남 상황을 무엇보다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책에서 베트남의 열기, 베트남의 낡은 아파트, 베트남 국민들의 불안감 등이 훤히 느껴집니다.

 단점이 있다면 월남전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읽기 힘들겠더군요, 그리고 주인공이 단지 친구를 찾아갔다가 불운하게도 별 일을 다 겪게 되었을 뿐, 별다른 액션이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 스파이 소설의 걸작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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