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 자연의 재발명 동문선 문예신서 199
다나 J. 해러웨이 지음, 민경숙 옮김 / 동문선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흐흐흐.

이 책을 산건 나의 허영 때문이었다.

역시 책을 좋아하면 가난해지게 된다. 게다가 이런 서적들은 너무 비싸. ㅜㅡ

인문학이 가난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 서양의 그 교수의 말은 서양에서만 통하나보다.

책 좋아하는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다 가난하더라.

눈치 빨라 대기업에서 큰 연봉받고 사는 애들이 책 한 권 어디 제대로 읽고 사는 눔 하나 본 적이 없다. 역시나. 흐흐. 그래도 난 책 살겨.

너무 어렵다. 부적절해진 타자들을 위한 차별정치학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여자와 유인원, 그리고 사이보그는 하나 하나의 새로운 생식체계로서 그 시대에 따라 논쟁속에 뛰어든 포식자의 딸들에 대한 역사와 논쟁, 헤게모니 등을 담고 있는 말로 풀이된다.

이 책을 산 이유는 사실 가장 미래의 생식체계 중 하나인 사이보그에 대한 매력적인 내용 때문이었다. 이불이라는 예술가가 항상 만드는 사이보그라는 작품들은 모두 딱딱하고 뾰족한 가슴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미 모성을 잃은 고철덩어리가 된 여성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점차 전사화되어 가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인원에서 여자, 그리고 사이보그로서의 변화를 꾀하게 된다. 사회는 점차 많은 것을 원하게 되며 이는 여성들에게 점점 더 부적절해진 타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또한 사이보그라는 언어자체가 삶과 죽음에 대한 투쟁이지만, 과학소설과 사회적 실재 사이의 경계는 시각적 환상일 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신화적 시기인 20세기말(이 책이 그때 쓰여졌으니)에 위치한 우리들은 모두 기계와 유기체의 이론화되고 제작된 잡종인 키메라라고 선언한다. 사이보그가 유토피아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보그는 유기적 가족을 모델로 하는 공동체를 꿈꾸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갈등도 없고 감정도 없다.

근데 진짜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아직도 이 세상의 여자들은 사이보그가 되긴 글러먹은 듯하다. 어쩜 다들 이렇게도 감정적이고 유인원스러운지. 조물주가 여자를 만들 땐 감정이라는 양념을 너무 많이 넣는 것 같다. 그래서 차별받는지도 모르겠다. 예술가들이 힘겹게 사는 것처럼. 

이런 책을 읽는 애들이 가난해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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