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정성문 지음 / 예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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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에단 코엔, 조엘 코엔 감독의 영화 제목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비슷한 제목의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라는 책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하여 온갖 상을 휩쓴 유명한 영화죠.

영화의 유명세 덕을 보는 것인지 제목 때문에 끌려서 읽은 책이었어요.

다 읽고 나니 제목과 찰떡궁합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주요 등장인물이 노인입니다.

책의 배경은 30년 후의 미래인데요. 이때 사람의 평균 수명이 100세 이상입니다.

작가가 가상으로 설정한 미래이지만, 실제로 확 다가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미래를 배경으로 설정한 책의 장르는 보통 SF인데요. 이 책의 장르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한섭은 과거에 국가의 장관이었는데 퇴임하고 나서는 이름이 희미해진 보통 노인으로 살아갑니다.

한섭은 장관 재임 시절에 노인을 위한 복지정책 수립에 애쓰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나서 새로운 대통령은 국가 재정이 어렵다는 것을 핑계로 노인 복지 분야를 축소하려고 합니다.

종길이라는 노인도 등장하는데요.

이 분은 증권사에 다니다가 구조조정 당하고, 부인에게도 이혼을 당한 후에 독거노인으로 삽니다.

노인이 일할 곳이 별로 없는 사회라서 종길은 생활고에 시달립니다.

그러다 편의점에서 소주, 담배, 컵라면 등의 값을 지불하지 못하여 경찰서로 잡혀갑니다.

이런 종길의 사건이 언론에 '장발장 노인'이라고 소개합니다.

종길은 100배가 넘는 벌금을 지불하지 못해서 감옥에 갇힙니다.

한섭은 종길의 사건을 안타깝게 여겨서 서명문을 발표하고 구명 운동에 나섭니다.

장발장 노인 사건은 현실에서도 뉴스로 본 것 같아서 낯설지 않았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각종 노인 범죄들도 현실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죠.

작가가 고령화 사회가 되며 등장하는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소설에 담은 것 같아요.

소설 전체의 분위기는 노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다가와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한섭은 젊은 시절에 민주화 운동을 했고, 종길은 열심히 일해서 사회를 부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 아닐까요?

각종 매체가 발달하고 지식을 얻을 창구도 다양해져서 노인의 연륜과 지혜가 가볍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소설을 읽으며 고령화 사회에 어떤 대비가 필요한가 생각해 봅니다.

저도 언젠가 노인이 될 것이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출산율 하락, 안락사, 국민연금, 이혼 등의 여러 사회 문제도 언급합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이지만 자연스럽게 담아내서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아요.

아직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아니지만, 노인을 위한 소설은 나와서 다행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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