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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하우스 - 한국 드라마 EP 이야기
김일중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한국 드라마 열풍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어요.
그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흐름을 이끌어 가는 선두에는 어떤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여 이 책을 읽었습니다.
'파워하우스'를 소개합니다.
이 책에는 한국 드라마 EP 10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명작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한 리더들입니다.
이제 드라마 제작비는 수백억원이 넘어갑니다.
2023년 화제작 디즈니 플러스의 〈무빙〉 제작비는 500억 원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2024년 기대작으로 꼽히는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비는 600억 원대라고 하네요.
이렇게 엄청난 돈을 적절한 곳에 사용하면서 드라마 판을 움직이는 리더를 EP라고 합니다.
EP는 Executive Producer인데요. 한국의 크레디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요.
드라마 제작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방송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이름이 올라가는 불합리한 경우들이 있어요.
이 책에서도 그런 점에 대하여 지적하는 부분이 나와서 속이 후련했습니다.
EP라는 직업도 상당히 매력적이고 중요하지만 한국에서는 작가, 배우, 감독이 주로 조명 받죠.
방송 분야의 일을 진로로 꿈꾸는 분들에게 이 책이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책이 될 것입니다.
지휘자는 여러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게 이끌어나가죠.
EP는 아이템 선정부터 감독·작가·배우 캐스팅, 투자 유치, 마케팅, 판매까지 한 편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는 사람이래요.
이 책에서 인터뷰한 10인의 EP는 윤신애, 이동훈, 박민엽, 변승민, 한석원, 김희열, 김동래, 신인수, 이재문, 이민석 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이들이 제작한 드라마 목록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재밌게 감상한 드라마의 제작 비화를 읽을 수 있어서 놀라웠어요.
저는 드라마를 매우 좋아하고, 드라마 작가의 꿈을 품고 있기에 공모전에도 종종 출품을 합니다.
그런데 쓰고 싶은 글에 집중했지, 제작자의 입장에서 뽑고 싶은 글을 고민하지 않았음을 깨달았어요.
대박을 보장하는 작품이 아니라 의외의 작품을 선호하네요.
이 책에 등장하는 EP들의 공통점은 기성이나 신인 상관없이 참신한 아이템과 성실성을 중요하게 꼽아요.
사람들에게 익숙하여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어있는 작품이 아니라, 컬러가 다른 독창성을 추구하는 거죠.
그래서 신인 작가나 배우도 함께 할 수 있고요.
이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에는 마이너한 소재, 파격적인 소재에 대하여 고민해야겠어요.
콘텐츠 창작자의 입장에서 참고하기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요.
또한 제가 우려하던 것에 대해서 희망도 얻었어요.
저는 요즘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에서 너무 자극성만 추구하는 것 같아서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능력 있는 EP들의 마음에는 좋은 콘텐츠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음을 확인해서 안심이 되네요.
한국 드라마가 언제까지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한국 드라마의 저력에 선한 영향력도 기대합니다.
이 책을 읽으니 지금까지 경험한 놀라움보다 더 큰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