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라사키 마을의 바닷가 절벽에는 작은 집이 있습니다.이 집은 비밀을 품고 있어요. 여기는 추억을 돈으로 바꿔주는 전당포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전당포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죠?전당포는 물건을 맡기면 돈을 빌려주는 곳인데, 나중에 돈을 갚지 못하면 물건이 전당포 주인의 것이 됩니다. 이 전당포에는 추억만 맡길 수 있어요. 신비로운 전당포를 소재로 쓴 소설 ’반짝반짝 추억 전당포’를 읽었습니다. 추억을 돈으로 바꿔준다면 어떤 추억을 버리시겠어요? 전당포의 주인인 마법사는 싫은 추억도 돈으로 바꿔줍니다. 이렇다고 하니 내놓고 싶은 추억이 마구 떠오르죠?아, 추억과 기억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억은 단순하지만, 추억은 감정이 담겨 있고 기분이 움직인 일이랍니다.이 추억 전당포에는 몇 가지 거래 규칙이 있어요. 하루에 하나만 추억을 맡길 수 있고, 돈을 가져오면 맡겼던 추억을 돌려줍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서 추억을 되찾는 일은 드물다고 해요. 어느 정도의 추억이 없어도 사는 일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굳이 돈을 들고 오지 않죠.찾으러 오지 않는 추억은 불가사리로 만들어 깊은 바다에 가라앉혀 둡니다.추억 전당포에서의 일은 아이들이 스무 살 성인이 되면 모두 잊혀요. 마법사가 정들었던 인간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그런 마법을 걸었나 봅니다. 저는 ‘추억 부자가 되자’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기 때문에 추억에 대한 소재를 담은 책을 읽는 시간이 좋았어요. 추억은 나만의 것이기에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 없는 최고의 보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추억을 많이 선사하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저의 마음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작가가 있어서 반가웠어요. 이 소설은 추억의 소중함과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학생들이라서 청소년에게 추천해도 좋아요. 이런 소설을 읽으면 모든 아이들에게 저마다의 상처와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좋아요. 등장인물이 다양한 사연이 담긴 추억을 파는데요. 이 과정을 보면 우리의 인생에서 싫었던 일조차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겨운 잔소리가 싫어서 엄마와의 추억을 돈으로 바꾸던 하루토가 나중에 그 추억들을 되찾으러 가던 장면에서는 코 끝이 찡했어요. 일본 소설 특유의 섬세한 분위기에서 일상에서의 소중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어요.이 소설을 성인이 읽으면 학창 시절 추억들이 떠올라서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 믿어요. 저도 잠시 과거로 돌아가서 여러 추억을 펼쳤습니다.지금 이 순간도 추억이 만들어지고 있죠.제가 이 책을 읽은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겠지만, 이렇게 글로 감정을 기록해두니 추억이 되었어요. 점심시간에 갑자기 콩국수가 먹고 싶어서 혼자 용감하게 먹고 왔는데요. 그냥 먹고 끝내지 않고 사진을 찍어 두었으니 사진 덕분에 오늘의 혼밥도 맛있는 추억이 되었죠. 이 독서를 통하여 추억을 사랑하는 저의 마음을 더욱더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