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니?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노혜진 지음, 노혜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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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나서 여자의 일생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엄마가 되는 일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습니다. 잃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습니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았던 경력,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얻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든 시간이 참 많았지만, 과거로 돌아가서 엄마가 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한다면 다시 엄마가 될 것 같아요.

엄마가 되는 일은 최고로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엄마가 힘을 내야 모두가 편안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은 엄마의 인생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자매가 자신들의 엄마와 할머니를 생각하며 함께 만든 책이라서 더욱더 진정성이 느껴지네요.

'넌 누구니?'입니다.

무채색의 색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동시에 쓸쓸하고 서글픈 감정을 건드리기도 하네요.

이 책이 담고 있는 풍경은 6.25 전쟁, 일제 식민지 시대인 과거입니다. 그 시대의 어머니들의 인생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겠죠.

21세기의 엄마로 살아가는 저는 그래도 예전 엄마들보다 덜 고생스럽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지 않으며, 국가 보육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책 한 권이라도 읽는 나만의 시간도 누리고 있죠.

무엇보다도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위로해 줍니다. 온라인에서도 서로 연결되어 격려할 수 있죠.

그런데 예전의 엄마들은 고생을 해도 당연하게 여겨졌고, 엄마는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위인입니다. 빛나는 골을 넣은 선수를 어시스트 하는 선수들이 있는 것처럼 엄마들의 인생도 숨은 영웅인 것입니다.

이 책은 당연하게 잊히는 엄마의 인생을 위한 선물 같은 책이네요.

결혼을 하면 누구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불리게 되는 여자의 인생을 위로하고 기억해 주려는 따스한 책입니다.

그림책이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은 편견이죠. 이런 책은 엄마나 할머니께 선물로 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엄마의 인생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어 본다면 서로에게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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