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잠시 현실에서 멀어져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면 마치 여러 인생을 사는 것 같은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SF 단편 소설집을 소개합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접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책입니다. SF오디오스토리어워즈 수상작품을 모은 책인데요. 요즘 신인 작가들의 상상력이 궁금해서 읽었습니다.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이죠. 매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이런 시대에서 SF 소설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 다양한 SF 문학 공모전도 생기고 있습니다. SF 오디오 스토리 어워즈는 독특하게도 오디오북으로 만들기 좋은 소설을 주목합니다. 화려한 영상이 넘치는 시대에 오디오북이라니! 그러나 놀랍게도 오디오북이 꽤 인기가 많더라고요. 저도 틈틈이 오디오북을 듣고, 아이들도 잠자기 전에 오디오북을 들어요.이 책에 담긴 단편들은 6명의 작가들이 집필했습니다. (본디소, 김채은, 배수연, 이서도, 이중세, 홍인표 작가를 주목합시다.)오디오북으로 만들기 좋은 소설이니까 소설의 전개가 빠르고 문장이 쉽고 간결합니다. 책의 제목은 대상 수상작품의 이름인데요. 본디소 작가의 '온 세상의 세이지'라는 작품입니다. 대상 작품의 소재는 별로 독특하지 않습니다. 죽은 연인을 가상세계에서 다시 만난다는 설정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루었으니까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감성을 툭 건드리는 섬세함에서 매력이 느껴집니다. 이미 이별을 한 연인인데 가상세계를 통하여 제대로 이별을 한다는 점이 꽤 끌리는 설정이었습니다.온 세상의 세이지를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기술이 사랑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사람의 실체, 사랑의 실체는 무엇일까? 와 같은 물음표도 떠올랐고요. 이렇게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SF가 필요한 이유 같아요.다른 작품들에서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것들도 있어요. '사랑의 블랙홀. mov'에서는 임신중절 유도제를 약으로 먹는 이야기가 나오고요. 스투키 화분을 소재로 쓴 '데드, 스투키', 성경 이야기가 반영된 이야기인 '오래된 미래' 그리고 뇌스캔 소재를 다룬 '저장'이라는 소설이 인상적이었어요.특히 저장은 당장 단막극이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만큼 구성이 탄탄했어요. 전개의 속도나 예상하기 어려웠던 반전도 좋았습니다. 다음 수상작들도 기다려지네요. 흥미로운 독서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