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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으로 사는 삶 - 나의 작은 혁명 이야기, 2022년 한겨레 '올해의 책'
박정미 지음 / 들녘 / 2022년 10월
평점 :
마음이 끌리는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는 여행.
영화에나 나올 여행을 진짜 현실에서 하는 사람의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어요. 많은 사람이 읽고 소감을 나누면 좋겠어요.
심지어 저자는 최소한의 소비,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하며 '0원 살기 여행'에 도전한 분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여행은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슬그머니 밀려났어요.
그녀는 유기농 농장에서 일하고 먹고 자는 우핑, 친환경 공동체 팅커스 버블, 버려진 집에 사는 스콰팅,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구하는 스킵 다이빙, 거리에서 차를 얻어타는 히치하이킹 등으로 살았습니다.
자신이 돈의 노예처럼 산다는 생각이 들면, 이 책을 읽으며 고단한 인생의 쉼표를 찍어 보세요.
스포일러는 아닐 것 같아서 바로 말씀을 드립니다.
0원으로 살기 가능할까? 가능합니다!
그녀가 경험한 0원으로 사는 삶은 크게 2가지로 다가왔어요.
자연에서 자급자족하여 내가 노동한 것으로 먹고사는 방법과 도시에서 누군가의 과소비로 인해 남은 것을 구조하여 먹고사는 방법.
2가지 모두 어려워 보이죠? 도전과 용기가 대단합니다. 저는 그런 일에 도전할 생각도 못 하겠어요.
대신에 다른 도전을 결심했어요. 소비를 줄이겠다는 도전이죠. 너무 많은 소비에 짓눌려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어요.
책을 읽으며 조금 덜먹고 덜 가져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아니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나친 소비가 누군가의 노동을 착취하고 지구 환경문제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소비를 줄이는 일은 나와 지구촌 모두에게 좋다고 해요.
과소비가 나쁘다는 것은 이미 잘 아는 사실이었지만, 여기에 담긴 내용을 읽으니 한결 실감 나게 와닿았어요.
어딘가에서는 식량이 넘쳐서 버리지만,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으며 어려운 환경에서 노동을 착취 당하는 아동들도 있습니다.
멀리 볼 일도 아니죠.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사람들이 굶어죽어갈 때, 남한 주민들은 모르거나 모른척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떠올라서 가슴이 아팠고, 미안해졌습니다.
조금만 욕심을 줄이고 나눌 줄 알면 세상은 더 나아질 것입니다.
저자의 0원 살기 여정은 지구와 세계 평화, 진정한 사랑으로 번져가며 인생에 깨달음을 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어요.
어쩌면 저자의 여정에 대하여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지? 왜 무모해서 위험해질까? 가족과 친구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0원 프로젝트가 아주 의미 있는 도전으로 다가왔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어요. 어떤 이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 때문에 악마처럼 변하거나 고통스러워하기도 하죠.
삶이 힘든 순간에 '0원 살기 프로젝트'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면 '없어도 살 수 있다. 다 잃어도 살아가보자.'하고 용기가 생길 것 같아요.
또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착각하지 않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 온다는 사실도 기억해야겠어요.
저자는 0원 살기를 하면서 사랑에 대해서도 배웠다고 합니다.
여행을 마치고 나서 '어떻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지?'라는 질문이 '어떻게 해야 사랑이 될 수 있지?'라는 질문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 질문에 이런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낯설고 불편하고 두려워도 사람을 믿고 사랑했던 당신.
고맙습니다. 그런 당신은 저에게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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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려하는 일은, 무턱대고 0원 살기 여행을 실행하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책에는 소설이나 영화처럼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은데요. 생사가 오고 가는 무서운 일이라고 느껴지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면 저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을 해보거나 요즘 유행하는 무지출챌린지 부터 도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