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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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착한 마음도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은 편의점이 있네요. 이 편의점은 소설에 있습니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소개합니다.

(결말 포함 스포일러 리뷰)

이 소설은 시작과 끝이 살짝 다른 느낌이 들어요.

시작은 감동이고 끝은 반전입니다. 반전 소설은 반전이 담겨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순간 스포일러 누출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ㅎㅎ

저는 사전 정보 없이 읽어서 결말 부분의 반전에 더욱더 깜짝 놀랐습니다.

이 책은 ‘착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성경에 나옵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던 나그네가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었는데 제사장과 레위인은 못 본 체 지나갔지만, 유대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마리아인은 그를 구했다는 내용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양심을 따르는 선한 길을 선택합니다.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남자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뜨지만, 의외로 일을 꽤 잘하고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아요.

저는 이 책을 특히 크리스천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대놓고 과한 종교적 색채는 없으면서 은은하게 기독교적인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주인 염영숙 여사는 크리스천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대표적인 인물이죠.

그녀는 자신의 지갑을 돌려준 노숙자 독고 씨를 믿고 손을 내밀고 편의점 직원들에게도 너그럽게 대합니다.

비록 골치 아픈 자녀의 문제로 마음이 힘들기도 하지만, 본인이 힘들다는 이유로 선한 마음을 잃지는 않습니다.

저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주위는 환하게 밝힐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염영숙 사장과 독고의 선행을 시작으로 편의점과 얽힌 인물들에게 점점 따스함이 번져가는 풍경이 흐뭇했습니다.

누군가를 헐뜯거나 자극적인 것이 흥미를 끄는 세상에서 이런 소설이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결말에 약간의 싸늘한 반전이 있지만, 따스한 온도는 끝까지 유지하는 소설이라 좋았습니다.

김호연 작가의 다음 소설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글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있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런 작가들이 인기를 얻고 앞으로도 선한 소설을 많이 집필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불편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조금 느리고 불편하게 살아도 중요한 가치들을 잃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어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인상적이고 강한 맛을 좋아하는 독자님들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스토리가 진부하고 에피소드가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비록 소설에 나오는 편의점이지만, 저는 이런 편의점이 여러 곳에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약간의 선의만 가지고 있어도 불편하지만 착한 편의점은 많이 생겨날 것 같아요.

불편한 편의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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