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예술이 시작되었다
EBS <예술가의 VOICE> 제작팀.고희정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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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쓰면 사라지고 없을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영감(영적인 기쁨)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기에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좋습니다.

오늘은 글도 읽고 사람도 만나서 영감을 가득 얻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어느 날 예술이 시작되었다'입니다.

이 책은 한국 문화 예술교육 진흥원과 EBS가 공동 기획하여 만든 책입니다.

EBS<예술가의 VOICE>제작팀과 저자 고희정이 여러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 인터뷰를 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김정원, 시인 나태주, 조각가 최우람, 디자이너 이영연, 건축가 이충기, 안무가 허윤경, 만화가 이종범, 배우 박상원 씨의 인터뷰가 나옵니다.

유명인이라서 이름만 들어도 아는 사람도 있고, 저는 아직 잘 모르는 낯선 이름도 있습니다.

각각의 분야는 다르지만 예술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인터뷰 형식으로 담겨 있으니 직접 만난 것 같은 생생함이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대단히 특별할 줄 알았던 예술인의 삶이 나의 보통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막연하게 품고 있던 동경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 동경심에는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과 부러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예술이란 어떤 의미일지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예술. 그것은 처음에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였고, 이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대표 예술가 8인의 처음에 주목합니다.

여러 꿈 중에서 그 길을 선택하게 된 순간을 인터뷰라는 사진기로 찍어 현상한 것입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잠시 길을 잃어 주저앉아 있는 누군가에게는 등대처럼 반가운 존재가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은 유명하고 능력을 인정받지만, 어설프고 서투르던 처음.

누구냐에게 있는 처음이 이들에게도 있었음이 독자에게 위안을 줄 것입니다.

저에게 가장 큰 용기를 준 목소리는 시인 나태주 씨였습니다.

40년이 넘게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시다가 시인의 꿈을 이룬 그의 모습에서 역시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태주 시인이 '시는 유명한 것이 아니라 유용한 것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저도 진정성을 담는 글,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닌 유용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 봅니다.

버려진 쓰레기로 새로움을 만드는 디자이너 이영연 씨의 이야기나, 기계 생명체를 창조해 인간을 은유하는 조각가 최우람 씨, 건축을 통해 도시를 살리는 건축가 이충기 씨의 이야기도 놀라웠습니다.

나와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을 만나면 갇혀있던 생각이 확장되는 경험을 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력과 가능성은 참 위대하죠.

하지만 시간과 환경의 제약이 있으니 매일 새로운 인생을 만날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이런 책으로 간접경험을 할 수 있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당장 예술가의 길을 걸을 용기는 나지 않지만, 혹시 또 모를 일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영감을 받아서, 어느 날 갑자기 예술을 시작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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