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 평짜리 공간
이창민 지음 / 환경일보 / 2022년 3월
평점 :
요즘 제목으로 선택하는 책이 많네요. 이 책도 제목에 끌려서 펼쳤습니다.
'열 평 짜리 공간'
이 책은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친환경 재생종이로 만들었습니다. 초록 초록한 색감이나 까슬한 종이 재질이 마음을 따스하게 합니다.
저는 가장 예쁜 나이인 20대에 10평도 되지 않는 여러 공간에서 살았습니다. 기숙사, 고시원, 옥탑방, 반지하.. 종류별로 다양하게 살았습니다. ㅎㅎ
좁은 공간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 책의 제목이 더욱더 궁금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책에서 '작은 공간에서 행복을 찾는 법'을 기대하고 펼쳤습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꼭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 소확행이라는 말도 좋아하니까요. 좁은 공간에서도 소확행을 찾는 청년의 이야기를 기대했죠.
제가 기대한 내용과는 좀 달랐습니다.
이 책은 공간에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에 100페이지 정도를 쓰고, 그 이후에는 사회 제도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책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간에 대한 불평등이 사회 불평등을 키운다고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에게 위로를 주거나,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던지거나 둘 중의 하나는 명확하면 좋았을 책입니다. 부드럽게 반죽하다가 흐지부지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이러한 인상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출간 시도는 격하게 환영합니다.
시대의 큰 화두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청년의 시각에서 촘촘하게 기록한 시도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책을 읽는 동안 과거의 저를 떠올렸습니다. 열 평 미만의 공간에서 살며 노력했던 시간들, 힘들었던 기억이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더군요. 이 독서 덕분에 그 때의 나를 안아주었어요.
저자 이창민 씨는 자신을 국내 1호 SNS 작가라고 소개합니다. 그동안의 발자취를 보면 많은 인물을 만나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문제의식을 느끼면 사람들을 조직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소신 발언을 하기도 합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우바미(우리가 바꾸는 미래)를 운영하며 부지런히 다음 행보를 이어갑니다.
이런 청년의 모습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습니다. 같은 나이에 소중한 시간을 유흥에 허비하거나 자괴감에 빠져 지내는 사람이 많은데 말입니다.
이창민 씨는 마치 이 시대의 돈키호테처럼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저도 살아 보았기에 할 수 있는 말인데, 열 평짜리 공간에도 분명 행복은 있습니다. 또한 공간이 내 삶의 질을 정하지도 않습니다.
작은 공간에 몸을 뉘이던 그 시절은 가장 아름답고 빛났습니다. 꿈과 열정이 있었거든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의 저는 20대에 가졌던 작은 공간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터넷 안에 무한한 나의 공간이 있음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약간의 새로운 도전 의지도 남아 있음이 다행이고요.
책을 읽으며 공간에 대한 생각을 했고, 다양한 감사 제목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공간. 공간의 빈부격차. 모두가 누릴 수 없는 공간에 대하여 묵상했습니다.
사회 시스템, 제도 개혁에 제가 당장 기여할 수 있는 일은 이러한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일로부터 시작되겠죠?
저자 이창민 씨의 다음 걸음이 힘차게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