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일본문학 베스트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강소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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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책 인간실격을 읽었습니다.

청춘의 고독과 불안, 절망을 그린 소설이죠.

다자이 오사무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꼽기도 했습니다.

소설을 말하기 전에 작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작가의 인생이 소설과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1929년 스무 살에 첫 자살 시도를 하여 1948년 다섯 번째 자살 시도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날은 6월 19일. 그의 마흔 번째 생일이었죠.

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이 인간실격입니다.

최근에 한국에서 같은 이름의 드라마가 방영되어 이 소설이 재조명 받고 있어요. (내용은 드라마와 다릅니다. 그냥 제목만 같아요.)

인간실격.

상당히 강렬한 이 제목을 자꾸 곱씹어 봅니다.

우리는 흔히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 ‘인간답지 않다, 인간이 아니다.’라는 말을 합니다.

아주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 주로 이런 말을 사용하죠.

그런데 인간실격의 주인공은 범죄를 저지른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인간실격의 주인공은 고독하고 불안한, 쉽게 상처받고 절망하는 청년 요조입니다.

그는 여린 본성을 숨기려고 유머를 장착하고 가짜 미소를 지으며 살아갑니다.

행복마저 두려운 겁쟁이 요조는 방황을 거듭하다가 스스로를 인간실격이라고 부를 지경에 다다릅니다.

요조는 연인과 동반 자살을 하다가 자신만 살아남는데, 실제로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동반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저는 한때 이런 비극적인 운명을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 유명해지는 것과 인생의 행복은 반비례한다고 생각 했습니다.

불안한 정서를 지녔던 시절에 다자이 오사무 작가를 만났으면 그의 작품에 깊이 매료 당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이런 작가나 작품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인간의 위선을 바라보는 고독한 청춘의 일기.

어떤 독자에게는 누군가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여 위로와 공감을 주는 작품.

이 정도의 거리에서 인간실격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소설 속 요조나 다자이 오사무 작가 같은 우울한 정서에 빠져 있다면 정신을 차리라고 멱살을 잡고 흔들 수도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아서 더 좋은 작품을 쓰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파본 사람이라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할 능력이 더 컸을 것입니다.

인간실격은 제가 좋아하는 많은 영화나 작품들에 영향을 끼친 작품 같아요.

일본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한국 영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인간실격과 참 닮아 있네요.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분에게 인간실격을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어요.

인간실격은 비록 희망이라고는 한 줌 느껴지지 않는 잿빛 정서의 소설이지만,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는 이 사회 어딘가에 있을 요조와 다자이 오사무에게 따뜻한 인간애와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꿈에서라도 다자이 오사무 작가를 만나 이 말을 전하고 싶네요.

당신은 참 소중한 존재라고. 어둡고 깊은 강에서 생을 끝내기에는 당신의 남은 인생이 너무 아름다울 것이라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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