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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 - 바이올리니스트의 인생 플레이리스트
김수연 지음 / 가디언 / 2021년 7월
평점 :
점점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좋아져요.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있을 때, 저는 클래식을 듣고 싶어요.
어떤 말이나 글보다 때로는 음악 한 곡이 큰 위로가 되기도 하죠.
음악이 기억을 추억으로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느 바이올리니스트의 클래식 에세이 ‘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을 소개합니다.
이 책의 저자 김수연씨는 음악이 자신의 삶에 동반자였다고 말합니다.
음악으로 인해서 때로는 기운과 용기를, 때로는 기쁨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에게도 이런 마음이 드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책을 좋아하지만, 책은 제가 하는 일과도 엮여 있으니 온전한 휴식을 주지는 못합니다.
저도 음악을 참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음악은 참 매력적입니다.
인종, 언어, 문화, 성별, 나이 등 모든 것을 뛰어넘는 힘을 가졌으니까요.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기도 하고요.
이 책의 저자도 이런 음악의 매력을 잘 알고 있어서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걷는 것 같아요.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이 영혼의 휴식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렇습니다.
글의 내용과 어울리는 예쁜 사진과 함께 클래식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어요.
글을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김수연씨의 마음이 참 예쁘다는 것이 느껴져서 저절로 미소 짓게 됩니다.
책에는 글 옆에 QR코드도 있어서 수고롭게 찾아 듣지 않고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요.
저는 책을 펼치면 그 자리에서 금방 읽어버리는 습관이 있는데요.
이런 책은 시집을 읽는 것처럼 곁에 두고 천천히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봄, 아침, 시작, 꽃, 산책, 겨울, 사랑, 자장가, 친구, 달빛, 와인, 별 등…….
다양한 테마에 어울리는 클래식을 추천받을 수 있으니 참 행복한 기회입니다.
제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여성 음악가 파니 멘델스존의 이야기였습니다.
파니 멘델스존은 펠릭스 멘델스존의 누나입니다.
그녀도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지만, 그 시대의 분위기는 여성 음악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꿈을 펼쳐냅니다.
40살이 되었을 때에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세상에 선보입니다.
그러나 2년 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그녀의 일기장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해요.
[또 다른 나날을 기대한다. 나는 온전히 나만의 행복에 빠져 있다.]
이 정도 내용만 읽어도 파니 멘델스존의 인생이 제 가슴을 뒤흔들었죠.
파니 멘델스존의 ‘6개의 멜로디’도 들었어요.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 드보르자크가 자녀를 셋이나 하늘로 보내는 슬픔을 겪었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알았습니다.
그냥 들으면 스쳐 지나가는 음악이지만, 그 곡의 배경과 숨은 사연을 알고 나니 특별한 감동이 느껴지더군요.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어떤 것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처를 승화시킨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고통과 상처가 무엇인지 알기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힘겨움을 느끼는 상황들을 누군가를 향한 위로로 승화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오늘 제가 맞이할 순간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떠올려보며 이 책의 서평을 마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