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에 어울리는 상큼한 소설을 읽었어요. 원래 저는 이런 청춘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결혼하고 나서 연애 감정이 사라지자 이런 책이 좋아졌어요. ㅋㅋ이 책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좋아했던 첫사랑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두근두근 사춘기 시절의 예쁜 감정들이 되살아나서 좋았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흐뭇한 미소가 지어져서 행복했어요. 책 제목에 등장하는 레몬그라스는 레몬 향기가 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소설의 내용 중에서 남주인 청이가 여주인 왕샤오샤에게 레몬그라스가 많이 심어진 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레몬그라스의 꽃말은 ‘말할 수 없었던 사랑’이라고 해요. 책 전체의 줄거리도 서로의 진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자꾸 어긋납니다. 이 소설은 대만의 창작 플랫폼 POPO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저는 대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해요. 대만 로맨스 영화들은 한국의 90년대 멜로 영화들과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의 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90년대 추억이 떠올라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대만이 한국 정서와도 비슷하고 배우들도 한국인과 많이 닮아서 친근해요. 이 소설도 읽으면서 장면이 그려졌고 영화로 만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남주 여주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이 고구마 백 만개 먹은 것처럼 느껴지는 분은 패쓰 하세요. 저는 남주 여주 사이에 훼방 놓은 어떤 여자 때문에 무척 짜증이 났었어요. ㅋㅋ그래도 이런 스토리가 로맨스 소설에는 필수 양념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로맨스를 싫어하는 분은 이 소설이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학창 시절에 첫사랑의 설렘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읽을 것 같아요. 이 소설을 읽으며 완성되지 못한 사랑에 대해서 떠올려보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바보처럼 생각이 많았고, 그래서 의도하지 않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었죠. 이 소설의 작가는 현실의 사랑은 깨어졌지만, 소설에서는 아름다운 결론을 맺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용기 없음을 인정하는 것도 용기라고……. 현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도 괜찮대요.더운 여름날에 선선하게 부는 바람처럼 청량한 소설 ‘여름날의 레몬그라스’ 여름이 되면 가끔 이 소설이 떠오를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