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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증인 - 40년간 법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연약함과 참됨에 관한 이야기
윤재윤 지음 / 나무생각 / 2021년 7월
평점 :
법이 치유력을 가진다고 믿는 법관이 있습니다.
이 말만 들어도 마음이 참 따뜻해지네요.
30년 넘게 법관 생활을 하시다가 퇴임하신 윤재윤 님의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사람이 드나드는 법원이라서 어떤 일을 겪고 글을 쓰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증인.
이 책은 10년 전에 나온 책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의 개정판입니다.
법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인생을 성찰하게 하는 깊이 있는 에세이가 담겨 있습니다.
두고두고 아껴 읽고 싶을 정도로 내용이 좋았습니다.
법, 인간, 그리고 종교까지 담겨 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책입니다.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 희망과 절망 등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오는 울림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윤재윤 님 같은 사람이 법원에 계셨음이 감사했습니다.
인간이 인간의 죄를 묻고 형량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법원.
법원에 계신 분들이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지기를 소망합니다.
저자는 고등학생 때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영화를 보고 감동하여 법률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며 깨닫고 다짐했던 저자의 어린 시절을 상상하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어린 시절에 품었던 꿈을 이루고 나이가 들어서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셨음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신에 대하여 언급하는 부분들이었습니다.
법관은 죄를 심판하는 일을 하니 자칫 교만해질 수도 있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예수님께서 비참하고 약한 처지의 인간을 도우셨던 이유를 떠올리며 죄인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갱생 가능성이나 착함을 보고 사람을 돕지 않으셨습니다.
주님 앞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고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이니까요.
또한 저자는 이 책에서 타인에 대한 연민이 곧 자신이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타인의 행복을 위하여 노력할 때, 우리도 행복해지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생각이 참 마음에 들었고, 닮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에 남은 구절을 공유합니다.
20p. 가끔씩 자기 자신에게 웃어 주어라.
28p. 특히 유,무죄를 판가름하는 형사 사건을 판결할 때에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곤 한다.
43p. 사람이 잘못을 통하여 변화된다면 그런 잘못은 복된 기회가 되는 것이다.
61p. 자신이 할 부분에서는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고, 하늘에 맡길 부분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65p.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결코 희소한 것이 아니다.
79p. 행복은 우연히 얻는 행운이 아니라, 훈련과 습관으로 얻을 수 있는 삶의 태도다.
129p. 다른 사람의 고통에 얼마나 민감한가에 따라 사람의 정신적 성장 정도를 알 수 있다.
142p. 올바른 사랑에는 욕심을 버리고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수다.
165p. 눈물을 흘리는 정의가 참된 의다.
178p. 갈등이 생겼을 때 그 속에 다른 얼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찾으려 노력한다면 더 성숙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200p. 우리가 진정 두려워할 것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240p. 존경받는 영웅을 가진 사회는 희망이 있는 건강한 사회다.
275p. 성공 대신에 성장하기로 결심해야 자신의 삶을 길게 올바르게 볼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