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인문학 편지 - 배우고 사랑하고 살아 낼 딸에게 건네는 위대한 고전들
맷 뷔리에시 지음, 김미선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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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부모에게 쓰는 편지는 많아도, 부모가 자식에게 쓰는 편지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가 쓰는 편지글 형식의 책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아버지가 딸에게 전하는 편지글 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미국의 인문고전 교육학자인 맷 뷔리에시라는 아버지가 딸 바이올렛에게 쓴 것입니다.

딸을 위해 신중하게 고른 26가지 위대한 고전의 내용이 들어 있어요.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요?

돈? 재산은 쓰면 없어지는 것이니 가장 좋은 것은 아닙니다.

건강? 건강한 신체로 태어나도 관리를 잘못하면 금방 몸이 망가지죠.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이라고 생각해서 이것을 물려 주고 싶지만, 크리스천이 아닌 분들을 생각해서 ‘지혜’라는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솔로몬도 하나님께 구한 것이 ‘지혜’였죠.

아버지는 딸에게 지혜를 주고 싶어서 편지를 띄웠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혜는 어떻게 주고받을 수 있을까요?

현명한 사람들의 가르침에서, 혹은 다양한 인생사에서 깨닫는 교훈 속에서 얻을 수 있겠죠.

인문 고전 교육학자인 아버지는 지식이라는 넓고 깊은 바다에서 딸을 위한 귀한 소금을 건져냈습니다.

수고롭고 소중하게 응축한 결과물이 이 책에 들어 있었습니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의 <크리톤>,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 (중략)... 존 로크의 <통치론> , 장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토마스 제퍼슨, 벤저민 프랭클린의 <독립선언문>, <미국헌법>,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등...

우리가 알고 싶었던 고전들을 아버지의 다정한 목소리로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 남편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읽고 딸에게 선물해 달라고..)

‘아빠처럼 되지 마라. 모른다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전부 다 아는 척하지도 않길 바란다. 네가 뭔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두려워하지 말거라. -29p- ’

다양한 지식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버지는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끊임없이 의심하라고 가르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이 사회의 민주주의와 평등, 자본주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어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과연 인류는 발전을 향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가?

이 책의 아버지가 행복에 대해서 말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행복은 너의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오롯이 너의 책임이야. 행복은 선택이고, 그 다음 실천하는 거야. -85p-’

인생의 모든 가치가 점점 ‘화폐 가치’로만 계산되는 세상.

병원의 환자도, 학교의 학생도 ‘고객’이 되어버린 사회.

요즘 저의 마음에는 비관론이 휘몰아치고 인류에 대한 회의가 들고 있었는데요.

책을 읽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어른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이 책은 오래오래 천천히 곱씹으며 읽을 예정입니다.

기계가 문명을 위협할수록 인문학 공부가 중요해진다고 하죠.

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인문학.

이런 책이 가볍게 다가가는 것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빠는 바이올렛 네가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읽으면 좋겠다. 조언이 필요하다면 최고의 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이 책이 그 역할을 충분히 대신할 거야. -8p- ’

지겨운 잔소리 대신에 이런 편지를 쓰는 부모. 아주 스웩이 넘치네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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