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보듯 나를 돌본다 -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앨리스 빈센트 지음, 성세희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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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의 삶이 지치지만, 모두가 시골로 내려갈 수는 없습니다.

마당있는 집을 꿈꾸지만 작은 화분 하나 키우기도 어렵지요.

저도 최근에 작은 화분들을 돌보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싱싱했던 식물이 자꾸 죽어가요!

생명을 키우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데 아이들은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식물을 잘 키우고 싶어서 가드닝에 관한 책을 관심있게 살피는데요.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근사한 책을 찾았네요.

‘식물을 보듯 나를 돌본다’입니다.


저자는 런던에서 저널리스트 일을 하며 화려하게 살다가 애인과의 이별을 계기로 삶을 돌아봅니다.

혹시 <500일의 섬머>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이 책의 느낌이 그 영화와 비슷해요. 여자판 이별 이야기 같아요. 그런 느낌에 조연으로 화초들이 등장한다고 해두죠.

이별 후 공허하게 지낼 때, 우연히 사 온 화분에서 꽃이 핀 것을 보고 저자의 마음에도 작은 변화가 생깁니다.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소박한 생이,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 결핍을 채워주죠.

이별이 닥친 6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저자는 식물을 키우는 순수한 기쁨에 푹 빠집니다. 이 과정에서 이별을 받아들이고 성숙해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특히 이별을 겪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분명 작은 위로가 될 것입니다.

‘나는 매일 우리 주변을 조용히 감싸는 생명의 법칙을 알고 싶었다. 서툴고 더디지만 내가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을 때, 그 식물은 내 인생에 생긴 일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실연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내가 실연으로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와이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까지. -43p-’

원문이 좋은 건지 번역이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이 책의 문장들이 물을 흠뻑 머금은 식물처럼 아름다워요.

‘나는 그에게 사랑도 받고 싶었고,
거리도 두고 싶었다.
버림받았다고 느꼈을 때,
낯선 사람이 나를 원하도록
세련된 모습으로
내가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급하게 몰려온 새바람에
눈이 멀어있었다. -246p-’


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읽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으니 두 배로 좋았어요.

책을 읽다가 어린 시절 추억도 떠올랐어요.

아카시아 잎을 뜯으면서 ‘그 아이가 날 좋아할까 좋아하지 않을까’ 점을 쳐보던 기억 같은 거요.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받았던 꽃다발들과 나를 설레게 했던 꽃향기도 생각났어요.

생각해보면 식물은 저에게 많은 것을 주었네요. 그리고 배울 점도 많아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흙과 물과 햇빛만 있으면 자신의 개성을 활짝 드러내잖아요.

게다가 잎과 줄기가 시들어도 뿌리가 남아 있으면 다음 계절에 다시 살아나는 끈기를 보여줍니다.

사람의 마음도 식물을 닮은 것 같아요. 관심을 가지고 잘 가꾸어 주면 메마른 마음에도 싹이 돋을 것입니다.

저는 제 마음을 식물처럼 돌보고 가꾸고 싶네요. 내 마음의 정원이 싱싱해야 다른 이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식물을 가꾸는 일은 순간적인 만족과는 거리가 먼 일이지만, 이 일이 주는 기쁨은 긴 여운을 선사합니다.

마음을 돌보는 일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보아요.

끝으로...

참 예쁜 제목이라서 여러분께도 이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꽃처럼 참 고운 당신. 그 존재가 참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식물을 돌보듯이 당신을 돌보기를......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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