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정여랑 지음 / 위키드위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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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나면 계속 살 것인지 이혼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사회!

정여랑 작가의 소설 ‘5년 후’입니다.

모든 커플은 혼인신고를 할 때 결혼 갱신제와 결혼 종신제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결혼 갱신제를 선택하면 5년 후에 결혼 연장 의사를 묻고, 대답하지 않을 경우 혼인이 취소됩니다.

책 한 권에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단편 소설처럼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있습니다.

‘결혼’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사회는 여자들이 참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출산과 육아에 관한 복지가 잘 되어있습니다. 소설이라서 가능한 것들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출산과 육아에 관한 정책도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게 나옵니다.

소설 5년 후를 읽으며 ‘82년생 김지영’책이 떠올랐습니다. 그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추천해 드립니다.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라서 스토리에 몰입하기는 어려웠지만, 책을 읽는 동안 엄마로 살면서 힘들었던 시간이 위로 받는 것처럼 따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가고 취직했더니,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 사랑스러운 아이들 열심히 키웠더니 노키즈존이라 거절당하고 맘충 소리 듣고,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패미니스트냐? 자기 연민 안 좋다. 피해 의식 있냐?’ 비난받는 세상.

누가 좀 알아주기만 해도 위로받고 힘이 나는 것인데...... 같은 여자끼리도 ‘네 신세가 나보다 낫다.’ ‘다들 그러고 산다’ 등.. 위로를 가장한 이런저런 말로 상처 주는 세상이잖아요.

주로 옛날 어머니들이 그러시죠. 그래서 저는 제 어머니에게도 힘든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니 제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나에게도 결혼갱신제 선택의 기회가 있다면?

만약 아이들이 편견 없이 자라날 세상이라면, 저는 망설임 없이 결혼 갱신제를 택할 것 같네요.

지금 이 사회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회처럼 성숙하다면 참 좋겠다는 씁쓸한 기분을 느끼며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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