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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소비 권력의 취향과 열광을 읽다
최명화.김보라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평점 :
국내 22개 이상 점포의 문을 닫게 한, 최악의 광고가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광고였는데요. 할머니와 젊은 여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었습니다.
“할머니가 내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어요?”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이 안나.”
원래의 내용을 한국판 광고에서는 이렇게 번역했어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은 기억이 안나.”
당시 이 광고에서 말하는 80년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하하는 내용이라며 국내에서 큰 비난 여론이 일어났죠.
이후 유니클로 본사는 사과문이 아닌 입장문을 냈습니다.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어조로 말했죠.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고 유니클로 불매 운동이 확산됩니다. 그 결과 많은 점포가 한국에서 문을 닫았죠.
반면에 독특한 광고, 마케팅으로 의외의 대박을 터트린 기업도 있습니다.
“이게 왜 안 팔려?”
“저게 왜 팔려?”
이런 물음이 든 적이 있다면, 소비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2030 M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MZ세대를 분석하고 공략할 비법이 담긴 책을 소개합니다.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입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부르는 신조어입니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며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이죠.
그러나 이들은 소셜미디어 발달 때문에 끊임없이 타인의 삶과 나의 모습을 비교하며 살기도 하죠.
이 책에서는 MZ세대 마케팅을 위한 섬세한 분석이 들어 있습니다.
연결을 원하지만, 구속은 싫어합니다. 동호회 활동도 다른 목적을 두지 않고 친목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관계의 피로감을 거부하죠. 먼 미래보다 당장의 행복에 집중해요. 여유 시간은 자기 계발에 투자합니다.
고학력을 추구하기보다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이들도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 비율이 2030세대가 무척 높아졌다고 합니다.
상위 6대 증권사의 올해 신규 계좌 개설 비중도 2030세대가 50프로가 넘습니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똑똑한 소비자라는 말도 듣습니다. 제품과 브랜드의 진정성을 알아보죠.
선한 영향력을 좋아하고, 내 몸에 좋은 유기농을 추구하고, 지구 환경까지 생각합니다.
마음에 든다면 7080세대의 옷도 입고, 예전 노래나 제품도 역주행 시켜 인기를 얻게 할 수 있습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것), 워라벨(일과 휴식의 균형),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등도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나에게 당신의 제품을 팔고 싶어?
그럼 당신이 먼저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뭘 가르치려 하지 마,
나를 유혹해봐. -197-’
MZ세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기업들은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온라인 활동에 투자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비중을 줄이거나 독특한 체험형 부스로 바꾸죠. 온라인 활동도 예전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포인트 유튜브 채널은 ASMR과 화장품 부수기 콘텐츠로 62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어요.(2020년 11월 기준), 이 구독자들은 아모레의 팬덤이 되어 구매자로도 이어지죠.
오뚜기 회장의 딸이 운영하는 햄연지 채널에서 회장은 권위를 내려놓고 친숙한 이미지로 MZ세대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업의 이미지에도 좋게 이어지죠.
곰표 밀가루는 상식을 깨는 다양한 회사와 콜라보를 진행하여 소비자의 호기심과 즐거움을 충족시켜줍니다.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인 ‘구독경제’를 이용한 마케팅도 많습니다.
롯데 제과의 월간과자, 오리온의 간식이 필요해, 3개월마다 벽에 걸 그림을 교체해주는 오픈갤러리, 꽃을 정기 배송하는 데일로즈......
우유나 신문만 정기구독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죠.
내 보험 내역을 관리해주고, 밎춤형 미니 보험도 판매하는 보맵도 부담없고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 어울리는 기획입니다.
MZ세대는 특히 광고가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기획자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면 성공할 것 같네요.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고객은 왕이 아니라 ‘인재’라고.
고객을 판매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좋은 제품을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사업 파트너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 예로 이상적인 것이 ‘소녀나라’인데요. 10대 의류를 파는 쇼핑몰이지만 옷만 파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도 잘 운영하고 있어요. 소녀들은 여기서 고민도 상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죠.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고, 진정성이 담긴 시도를 하면 그것이 구매로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하나의 브랜드를 알리고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수백억이 들기도 합니다.
마케팅 비용에 많은 돈을 쏟아부어도 그것이 모두 구매로 이어지지 않죠.
우리가 큰 기업을 운영하는 CEO가 아니라도, MZ세대에 대해 이해하고 그들과 협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똑같은 것을 팔아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마케팅은 무엇이 다른지 담고 있습니다.
이 서평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당장 적용할 아이디어들이 마구 떠오를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