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어 필 무렵 - 드라마 속 언어생활
명로진 지음 / 참새책방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저의 성장기에는 늘 드라마가 곁에 있었습니다. 드라마로 사람을 만나고, 드라마로 세상을 배우고, 사랑도 꿈꾸었죠.
드라마는 친구보다 좋았고 그 어떤 선물보다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고단한 하루하루를 사시면서 드라마를 보는 시간에는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꾸었습니다.

드라마 이야기라면 밤새도록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어요. 언젠가는 제가 쓴 이야기도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무척 반갑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난 것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좋았어요.

이 책은 드라마를 사랑하는 배우가 쓴 드라마 속 언어생활 에세이입니다. 제목은 ‘동백어 필 무렵’


책 제목은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드라마를 떠오르게 합니다. 표지도 동백이가 서점에 있는 장면이 떠오르죠.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동백이는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삶을 개척하죠. 남탓하는 말이나 뒷담화, 신세한탄으로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작가는 이 드라마를 보고 동백이가 하는 말을 ‘동백어’라 하고 제목에 붙였나 봅니다.

이 책에는 ‘동백꽃 필 무렵’을 포함하여 25개의 드라마에 대한 에세이가 담겨 있어요.

꺄아아~^^ 반가워라! 모두 제가 본 드라마입니다.

이 중에서 제가 특히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 5개만 골라드리겠습니다.

동백꽃 필 무렵 / 스카이 캐슬 / 디어 마이 프렌즈 / 스토브리그 / 눈이 부시게

이 책에 들어있는 25개의 드라마 모두 명작이지만, 이 5개의 드라마는 재미만 추구하지 않고 소재나 내용이 좀 더 특별한 것 같아요. 이 5개의 드라마도 들어 있음이 참 고맙네요.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재밌게 본 드라마를 추억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책이 참 예뻐요. 표지나 삽화가 동백이처럼 아주 러블리합니다.

아쉬운 점은.. 책은 예쁘지만 글의 분위기와는 좀 어울리지 않았어요. 디자인은 젊은 감성인데 글은 중년 남성이 쓴 것이거든요.

어떤 부분에는 염C, 존X 같은 욕설도 있고, 불륜이나 다양한 성적 취향에 대한 발언도 있고, 나이 많은 남자가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은교나 피카소 이야기가 등장하고..개인적으로는 읽다가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어요.

표지만 보고는 젊은 여성 작가의 소녀 감성이 담긴 책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연륜이 짙게 느껴지는 중년 남성 작가의 솔직 담백한 글이 담겨 있었네요. (저처럼 어긋난 추측을 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명로진 작가는 배우로도 활동하는 분인데요. 연기도 정하고 글까지 잘 쓰시다니 놀랍네요. 드라마에 직접 출연하는 분이 드라마에 대한 글을 쓰니 더욱 진솔한 글이 나오네요.

이 책을 읽으면 이미 지나간 드라마도 추억으로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만나실 겁니다. 그리고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생활을 가졌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주인공인가요?

당연히 우리도 주인공이죠. 하지만 우리의 배역은 언어생활이 엉망인 악역은 아닌가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속 인물들! 그들의 성공과 행복을 부러워만 했지, 그들의 노력을 닮을 생각은 하지 못했거든요.

저도 ‘동백어’를 닮도록 노력하겠어요. 그래서 동백이처럼 좋은 사람과 행복하게 지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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