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
안바다 지음 / 푸른숲 / 2020년 9월
평점 :
코로나 이후로 집콕이 떠올랐어요. 집에서 노는 다양한 방법이 인기죠. 저도 아이들과 집콕놀이를 하며 즐겁게 지냅니다.
집콕이 꼭 답답하고 지겨운 것이 아니더라고요. 예전에 알지 못했던 집콕의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아이들과 종일 붙어 있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이건 생각을 바꾸면 달라 보이죠.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네요.
집콕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하는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이라는 책인데요. 표지도 넘넘 이쁘고 에세이도 아름다워요.
이 책은 똑같은 집안 풍경이라도 다르게 보는 법을 알려 줍니다.
거실, 서재, 화장실, 발코니 같은 공간과 의자, 침대, 거울 등 집안의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이 책에서 부부가 싸우고 집을 나갈지 말지 현관에서 머무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웃픈 공감을 했네요. 현관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다니 작가의 시선이 놀라워요.
그리고 예술가들의 의자 이야기도 감동의 무게가 묵직했습니다. 생명이 없는 사물에게서도 느껴지는 것이 있다니 신기해요. 이 세상에 그냥 존재하는 것은 없나봅니다.
저도 가장 많이 앉아 있는 자리가 있는데요. 제가 편안함을 느끼는 이 자리의 소중함을 깨달았네요.
이 책을 읽으니 가슴에 감사가 채워져요.
인생이 행복할 때는 감사함이 많을 때라고 생각해요. 저는 코로나19 이후에 당연히 여겼던 것들에 대해서 감사함을 많이 느꼈어요.
몸도 힘들고 경제 상황도 힘들어졌지만, 감사함이 많아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행복해요.
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도 이런 것 같아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 당연하게 여긴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것!
천천히 집안을 둘러 봅니다. 구석구석 많은 추억이 담겨 있군요. 아픈 추억도 있고.. 기쁜 추억도 있고.. 이제는 정리해야 할 추억도(?)있군요.
집을 여행하는 일은 곧,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과도 닿아있네요.
책 사이즈도 아담하고, 표지도 초록초록해서 넘넘 이쁘네요. 이런 에세이 책은 햇살 좋은 날이나, 휴양지에서 아껴가며 읽고 싶어져요.
안바다 작가는 ‘사랑에 대한 어떤 생각’으로도 많은 공감을 얻은 작가인데요. 저는 그 글은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을 보니 얼마나 섬세하고 감수성 풍부한 글인지 짐작할 수 있겠어요.
마음대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지금 같은 시기에.. 이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위로 받으실 겁니다.
‘공간이 협소하다고
우리의 상상력마저
협소해지는 건 아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지기를 원하고, 더 넓은 집에서 살고 싶은 우리들.. 하지만 괜찮아요. 지금 이대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요.
가슴에 잔잔한 풀잎 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은 책!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에 여러분이 도착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